Doctor : 신의 손

EP 6. 벅차오르는 순간

석진의 집도가 한창인 낙상환자 수술실. 핀셋들이 작은 뼛 조각들을 하나씩 꺼낼 때 마다 그의 눈동자가 바삐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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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하... 참 복잡하게도 부서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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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남준인 아직 멀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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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금방 올 거래요. 슬슬 다 왔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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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낙상 사고에 이만한 부상은 꽤 심각한데, 꽤 높은곳에서 떨어졌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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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공사장 낙상이면 아무래도. 어때, 좀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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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어렵긴. 조금 복잡할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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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하긴 형은 뭐... 그나저나 김남준 얘는 왜 이렇게 안 오는,

드르륵-

윤기가 남준을 찾자마자 수술복을 갈아입은 남준이 수술실로 걸어들어 왔다. 석진은 타이밍 좋게 잘 왔다는 듯 가운을 입는 남준에게 씨익-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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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죄송합니다. 오는 길에 일이 있어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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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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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별건 아니고,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람을 한 명 만나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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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뭐 됐어. 와서 얼른 뇌파 좀 봐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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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네.

남준은 익숙히 윤기와 석진의 사이에 서서 뇌파 기계를 들여다 보았다. 금세 대열이 갖춰지고 침묵과 함께 수술도, 시간도 흘렀다.

뼛조각이 드러나는 횟수가 점점 줄고, 쟁반도 서서히 채워질 무렵. 석진이 뻐근한 목을 우두둑- 소리 내며 꺾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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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하나, 둘, 셋.. 오케이, 다 맞췄다. 혈관만 잘 붙고 신경에 문제 없으면 몇 개월 재활하고 문제 없이 쓸 수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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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난 다음 수술 잡혀서 바로 나가볼게. 수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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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수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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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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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후우.....

"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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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

수술모를 버리고 머리카락을 탈탈 털며 응급실로 발걸음을 옮귀는 석진의 귀에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 옆 수술방에 귀를 귀울여 보니 언제나 다정하면서 차분한 호석의 음성이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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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거즈 많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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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수술 하나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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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커피는 내가 태워 놔야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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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아직 복막염으로 진행된 단계는 아닌것 같아.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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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그래도 대장을 일부 절제해야 하겠어. 보비 주세요.

간호사

네.

치이이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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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쓰읍... 오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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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반대쪽 절제하고 이은 뒤 봉합 하겠습니다. 피 많이 나올테니 거즈랑 석션 주세요.

호석의 말에 따라 빠르게 움직이는 간호사들. 그의 손에 쥐여진 기구들이 움직임에 따라 수술중인 소리만이 수술실을 가득 메웠다.

치이이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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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휴... 이제 닫겠습니다.

끼이이익-

간호사

수고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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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네, 쌤도요.

수술이 만족스러운 듯 손을 털며 나오는 호석. 상쾌한 바깥 공기를 들이키며 간호사들과 인사를 나누는 그는 꽤 후련해 보였다. 위험 난이도가 있는 수술을 잘 끝냈을 때의 기분은 그에게 최고의 선물이자 기쁨이었으니.

"서...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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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

그런 호석의 앞에 나타난 눈물로 얼굴이 범벅 된 여자. 목이 잠겨 소리도 잘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호석의 옷 소매를 붙잡고 간곡히 물어보는 것이 호석은 단번에 보호자인 걸 알 수 있었다.

"우... 우리 아이... 살아있는거죠? 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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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아이 보호자 분?

간호사

아 네, 어머님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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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아...

"제발... 제발요... 우리 아이 괜찮은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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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어머님.

호석은 어머니의 손을 두 손으로 꼭 붙잡더니 눈을 맞추었다. 그리곤 차분하게, 그러나 기쁨으로 가득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이, 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