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인 나를 좋아하지 마
12 : 마지막


윤여주
으···.


박지민
여주야! 괜찮아?

윤여주
나 왜 누워있어? 태태한테 가야 해.


박지민
윤여주. 너 쓰러졌다가 몇 시간 만에 깨어났어. 그냥 누워있어.

윤여주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박지민
가도 소용없어.

윤여주
···뭐?


박지민
태태라는 애··· 하··· 죽었어.

윤여주
아니야. 아니야, 안 죽었어···. 가야 해, 태태한테.


박지민
윤여주! 정신 차려! 너 쓰러졌다가 일어났다고. 일단 진정 좀 하자.

윤여주
아니야···.



박지민
하··· 여주야···.

지민이는 나를 안아줬다. 나는 너무 슬펐다. 예전부터 같이 이겨내 왔던 동생인데 이렇게 가버리다니 정말 믿기지 않는다. 아니, 믿을 수 없다.


울다 지쳐 다시 잠이 들어버렸다. 그리고 또 시간이 지나고 눈이 떠졌다. 일어나보니 지민이가 내 옆에 누워 잠이 들어 있었다.

윤여주
하··· 나 때문에 고생이 많지, 지민아···.

시한부라는 게 이겨낼 수 없는 것 같다. 이겨냈다고 하지만 그건 절대 완치될 수 없는 거라고 느꼈다. 괜히 지민이는 나를 좋아해서 고생만 하고···. 시한부인 나를 왜 좋아해서···.

더 이상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기에 그를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민이는 나를 떠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내가 지민에게서 떠나는 방법밖에 없었다.

윤여주
힘들었을 텐데 그동안 나 좋아해 줘서, 사랑해 줘서 고맙고 미안해, 지민아. 나 그래도 행복했다? 내가 행복이란 것을 잠깐이라도 느끼게 해줘서 고마워···.

그래도 갑자기 없어져 버리면 많이 찾을까 봐 고맙다는 편지라도 남기고 가는 것이 맞는 것 같아 옆에 마침 종이와 펜이 있어 편지를 서둘러 써 내려갔다.

지민아 안녕? 나 여주. 음···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 그래도 진짜 행복했고 너 많이 좋아했다? 내가 이렇게 누굴 사랑해 본 적도 없고 이렇게까지 사랑을 받는 것도 처음이기도 했고.

시한부인 것을 알면서도, 너와 평생을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날 좋아해 주는 게 나는 너무 고마웠고 감동이었어. 지금 네가 이 편지를 보고 있다는 건 음···.

많은 고민을 했는데 더 이상 너 이렇게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어. 나한테 그만 시간 낭비 안 했으면 좋겠구. 나 때문에 진짜 고생 많았다. 박지민 나보다 훨씬 좋은 여자 만나서 쭉 행복했으면 좋겠다!

또 너무 울지는 말고. 원래 이렇게 갑자기 떠나려고 했던 건 아닌데 뭐 이렇게 돼버렸네···. 미안해, 지민아. 내가 떠나면 네가 많이 슬퍼할 거 같은데 어차피 떠날 거 조금 일찍 떠나는 거라 생각하고 네가 날 빨리 잊고 새로운 사랑을 찾았으면 해.

나 너 많이 좋아했고 사랑했어. 내가 많이 사랑했던 건 알지? 위에서 진짜 많이 보고 싶을 거야, 박지민···. 잘 지내고 눈물 너무 흘리지 말고 아프지 말고.

내가 많이 사랑해, 박지민···🖤

난 지민이 옆에 편지를 두고 병실을 나왔다. 사실 내가 이 세상을 떠난다는 것은 두렵고 무서운 일이다. 그렇지만, 나도 이렇게 누구에게 미안하며 사는 게 너무 힘들기 때문에 이것 만큼 마음 편한 일은 없을 것이다.

난 아무에게도 말없이 묵묵히 병원 꼭대기에 이르렀다.

윤여주
하··· 날씨 좋네. 다들 고마웠어요. 정국 쌤부터 도움 주신 모든 전부. 그리고 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 지민이까지···.

나는 허공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하고는 눈을 감았다. 눈을 감자 지민이와 여태 함께했던 모든 순간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윤여주
박지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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