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인 나를 좋아하지 마
5 : 집에서 [1]


나는 지민이를 겨우 설득해서 우선 주변 천장이 막혀있는 곳으로 가 비를 피했다.

너 다 젖었잖아.

괜찮아, 너만 안 젖었으면 됐어.

지민이는 자기는 괜찮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때 지민이가 바들바들 떨었다. 쌀쌀한 지금 겉옷은 나에게 벗어주고 반팔만 입고 비를 맞았는데 안 추울 리가.

추워?

아니?

춥잖아.

진짜 안 추워. 난 지금 더운데? 여주가 이렇게 내 옆에 바짝 붙어있어서.

아, 진짜. 저··· 지민아.

응?

여기서 내 집 별로 안 먼데 갈래?

너 집?

너 너무 추워보여서. 근데 안 춥다고 하니까···.

아니, 나 너무 추워. 추워 죽을 거 같아.

으이그 진짜.

가자.

비가 그칠 기미가 안 보여 난 처음 잡아 떨렸지만 지민이 손을 잡고 뛰었다. 우린 무작정 뛰었다. 그렇게 뛰고 뛰어서 집에 도착했다.

근데 이거···.

아, 미안···.

난 잡고 있던 손을 얼른 뗐다.

아니야, 떼지 마.

지민이가 손깍지를 끼며 다시 내 손을 잡았다.

아! 잠시만 기다려 봐.

여주는 나랑 반대로 집이 좀 더럽네.

그래서 치우려고 하잖아···. 그걸 또 말하냐. 치울 거였는데.

천천히 치워.

박지민 이거. 씻고 옷 갈아입어. 젖어서 추울 텐데.

고마워, 여주.

난 지민이에게 씩으라고 옷을 건네주고는 집을 얼른 치웠다.

몇십분 뒤, 지민이가 다 씻었는지 나왔다.

여주야.

지민이는 씻고 나오자마자 나를 안았다.

뭐야?

그냥 씻는 동안 너무 보고 싶었어.

참··· 못 말려.

난 그때 쓰러지지 않았다면 지민이를 만나지도 못 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나를 좋아해 주는 지민이에게 너무 고맙다. 나보다 더 좋은 여자는 많은데 아픈 내가 왜 좋은지···.

너무 고마울 따름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미안했다. 언제 세상을 떠날지 모르는 나를 많이 좋아해 주는 지민이에게.

재미있게 보셨다면 손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