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물방울

05_좋진 않은 감정을 무시하기로 했다

[예린 시점]

ㅡ도덕시간

선생님

얘들아 너흰 친구가 싫어질 때 없었어?

모두

당연히 있죠!

선생님

이번엔 친구가 싫어지는 순간들을 여기에 적어서 빙고를 할꺼야

선생님

양쪽 끝에 있는 것만 찢을 수 있고, 다 찢은 사람이 이기는거야

친구가...싫어지는 순간..?

선생님

친구가 싫어질 때, 내가 친구라면 싫었을 법한 행동 등 다 되니까 8개 적어

사각사각...

싫어지는..순간이라.....

음..

난 내가 겪었던 것중 가장 짜증나고 싫었던 일들을 적어내려 가기 시작했다.

1.내 뒷담화를 할 때

2.나와 친구 사이를 이간질할 때

3.자기가 잘못을 해놓고 인정하지 않을 때

4.제대로 사과하지도 않고 용서도 안 받았는데 멋대로 화해했다고 생각할 때

5.자기 의견만 옳다고 우길 때

6.은근슬쩍 나 또는 다른 아이들을 무시하고 따돌릴 때

7.나와 다른 아이들을 비교하며 까내릴 때

8.내 말은 듣지도 않고 자기 할 말만 할 때

딩동댕동~(믿기지 않으시겠지만 수업 종소리입니다)

선생님

아, 종 쳐버렸네

선생님

빙고는 다음시간에 하자

모두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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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옌니! 넌 이거 뭐 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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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린

나? 난 이케 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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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린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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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난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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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린

자기 기분대로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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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린

나한테 상처주는 말과 행동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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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린

나한테..뭔가를 많이 숨길 때...?

이거...내 얘긴가?

설마, 나 내면 숨기는 거 눈치 챘던거야?

에이....아니겠지

아리 말고는 아무도 모를 정도로 밝은 척 잘한 것 같은데..

아닐....꺼야..

근데, 이게 진짜 내 얘기가 맞다면....

소정인 내가 싫어졌던 거구나...

....그럴 수도 있지..

어떻게 사람이 항상 좋아.. 가끔 싫어질 때도 있는게 당연한거지...

그래..그런거야...

내 얘기가 맞더라도 받아들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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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나

어, 그러고보니 점심시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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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린

그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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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비

배고팠는데..ㅋㅋㅋㅋ 타이밍 딱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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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린

ㅋㅋㅋ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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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옌니 오늘은 같이 갈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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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린

응..? 아, 나 어디 가봐야 돼..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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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에잉...알았어..ㅠ 내일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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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린

웅 빠빠~~

사실 어디 가야한다는 거 거짓말이다.

오늘 도덕시간 이후로 계속 마음이 심란해져 같이 가면 안될 것 같았다.

내가 심란해하는 걸 티낼 것 같아서..

사람이 싫어질 때도 있는거라고, 머리는 말하지만

내 마음이, 그걸 받아들이질 못한다.

정예린 image

정예린

미안해...속 좁고 모자란 사람이여서..

학원도 끝났고, 이제 나만의 세계를 열 시간이다.

그런데...

정예린 image

정예린

하...신경쓰여

도덕시간, 소정이의 빙고판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나, 힘들다고...털어놓을까, 그냥..?

'나한테 뭔가 숨기는 게 많을 때'가 날 말한 거라면,

털어놓는게 우리 관계를 유지하는 데에 있어 나은 방법일 것이다.

근데....

숨기는 게 너무 일상화 되어버려서...

털어놓지 못할 것 같다.

말도 안 나올 것 같고.. 애초에 마음이 털어놓는 걸 막아 버렸다.

그럼 쉽게 내 이야기를 꺼내지 않아, 누군가 나에 대해 깊게 알긴 어려울 것이지만..,

이게 좋은건지, 나쁜건지... 잘 모르겠다

그냥...계속 신경쓰여서 조금 복잡한 상태일뿐..

정예린 image

정예린

(중얼)하...어떡해야되지...

근데, 생각해보니까..

굳이 내가 내 마음을 다 비출 필요나 의무는 딱히 없어 보이는데...

누군가 내가 싫어진다고 했을 때,

내가 내키지 않는 행동까지 해대면서 그 관계를 지킬 필요도...

없어보이는데.

....이런 마음 가지면 안되는 것도 알고

이럴수록 감정만 더 상하고

이럴수록 더 멀어질 수 있다는 것도 안다.

그래서, 이 관계를 깨지 않기위해

나는 또 내 감정을 무시하기로 했다.

틀어질대로 틀어진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지금 이 관계를 굳이 흐트러지게 하고 싶지도 않고

가능성은 적지만 날 말한 게 아닐수도 있으니까..

[05_좋진 않은 감정을 무시하기로 했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