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비 김태형, 황후님과 눈 맞았어요.

2. 만일, 그녀가 황후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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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안녕하세요오...

망할 놈의 전정국...

태형이 생각했다.

즉위식이 모두 끝난 후,

정국은 태형을 불러 예쁘게 입히고는, 여주와 인사시켰다.

물론, 태형은 조금 상처를 입고말았다.

여주의 냉랭한 눈빛과 표정,

노골적으로 내뱉는 깊은 한숨때문이었다.

이여주

예, 안녕하십니까.

여주는 안절부절, 꼼지락거리는 태형을 가만히 훝더니 말했다.

이여주

기본적인 궁중예절 정도는 익히신 분인 줄 알았거늘,

이여주

그저 서민과 다름이 없는 분이셨군요.

이여주

...속히 적응하시길 빕니다.

여주는 말을 마치고는 돌아섰다.

사실, 여주의 말에는 한가지가 숨어있었다.

그리고 태형은,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지독한 궁중암투 속에서 살아남고 싶으시다면,

궁의 생태계와 복잡한 예절에 적응해야 할 것입니다.'

태형은 하인에게 방을 안내받고 그 말을 곱씹어 보았다.

방은, 엄청나게 넓었다.

집에서 쓰던 물건들이 그대로,

그러나 고급으로 바뀌어있었다.

아마 정국이 신경쓴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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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으아아...

태형이 침대에 누워생각했다.

움직이자.

정국이가 날 사랑하고,

날 위해 뭐든지 해줄 거라면,

그 전제 아래에서는,

내가 못할 일이 없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정도는,

내게 돌릴 수 있다.

만일, 그녀가 황후일지라도.

그 시각,

여주는 정국과 마주 앉아 티타임을 가지고 있었다.

둘 사이에는 말 한 마디 오가지 않았고,

여주는 정국이 여기에 앉아있는 것이 업무의 일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여주

...다 마셨습니다.

이여주

시간은 아직 25분 정도 남았으니,

이여주

황비에게 가셔도 좋습니다.

여주는 선심쓰듯 말했다.

주변의 하인들이나 신하들은,

그녀가 황후의 재목을 갖춘, 멋진 이라고 생각했을 것이었다.

황제의 사랑을 존중하고,

지나치게 관심이나 애정을 갈구하지도 않으며,

황제의 마음이 향한 후비도 품을 줄 아는 이라고.

멋진 황제의 반려라고,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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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럼, 먼저 일어나 겠습니다.

그냥 정국이 싫어서 인 걸.

여주는 침대 옆 탁자에 놓인 와인잔을 들고 휘휘 돌렸다.

그리고 와인을 부어주는 시종에게 말했다.

이여주

황비 말입니다, 어디서 뭐하던 사람인지 궁금하군요.

아무리봐도 폐하와 같은 성향은 아니던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