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혹: 하얀 날개를 가진 악마

16화_현혹: 하얀 날개를 가진 악마

_데릭의 집무실

조금 거친 소리를 내며 문이 열리고, 뒤이어 데릭이 들어왔다.

미리 와있었던건지 소파에서 일어나 그를 맞는 리암에 데릭이 차를 내오라 지시하였고,

다시금 마주앉은 자리는 무언가 알 수 없는 기운이 그들을 둘러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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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 리처드

리암, 그래서 그 루시아라는 자는 만나보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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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 해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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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 해윗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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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 리처드

ㅎ, 도대체 어떤 작자길래 황궁에 몰래 숨어들어올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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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 리처드

....유브라덴의 사람들은 다들 그리 공사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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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 해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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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 해윗

포로로 잡혀온 황녀를 위해 죽을수도 있다는 듯 행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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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 해윗

..말과 행동에 거침이 없었고....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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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 리처드

.....

줄곳 찻잔이 올려진 테이블만을 바라보며 조금 느릿한 어조로 답하는 그에 잔을 입가에 가져가던 데릭의 손이 멈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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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 리처드

...그냥 내가 가서 대면하는게 낫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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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 리처드

그대, 사람의 감정을 추호도 모른다는 것도 이혼 사유 중에 하나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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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 해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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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 해윗

...벌써 몇 년이 지난 일입니다.

별 영양가 없는 대화를 끝으로 집무실엔 다시금 침묵이 감돌았다.

사실 둘 다 전혀 다른 이들만을 생각하고 있었음으로 예상된 결과이긴 하건만,

몇 년 전, 집안의 중매로 결혼한 후작가의 장녀에게 열 몇가지의 이혼사유를 받고 이혼당한 이와,

서른이 넘어갈때까지 타의, 혹은 자의로 연애와는 벽을 둔 황태자의 고민은 같으면서도 어딘가 부족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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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아 해리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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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아 해리슨

....흑, ...

황녀님이, 쓰러지셨다.

조금만 더 빠르게 뛰었어도 막을 수 있는 사고였는데,

그 사납던 늑대의 밑에 차라리 내가 깔렸으면 나았을까.

제 친우이자 멸망해버린 제국의 마지막 황족, 그리고 제 구원이였던 그녀를 자신이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그녀를 옥죄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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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아 해리슨

.....셀린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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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아 해리슨

...셀린느, ......

황족과 비교하기에 너무나도 하찮던 자신을 먼저 친우라 칭해주고,

억울하게 궁지에 내몰렸을때는 앞서서 제 편을, 언젠가 무너지고만 싶었을때는 스스럼없이 품을 내어주었던 제 친우이자 기둥.

그런 그녀를 이렇게 허무하게 보낼 수 없었다. 더군다나 자신이 그녀를 더욱 난처하게 만들수는 더더욱 없었고.

눈물에 짓무른 눈가가 벌겋게 달아오르고, 말라 버석해진 입술이 찢어져 핏물이 툭 떨어질때쯤

그녀의 감옥으로 데릭이 찾아왔다.

저벅_

_저벅

저벅_

감옥을 오르는 그의 발걸음이 거칠었다.

도대체 어떤 자길래 그녀가 그리도 무너지는가.

그녀가 세르피온 제국으로 건너와 포로로 지낸지도 벌써 두 달이 가깝게 지나갔고, 그간, 물론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이제는 처지가 조금 나아졌으니 과거에 연연하기보단 앞으로 나아갈 때가 아니던가?

이를터이면 나를 대할 때에 그 살의라도 거두던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답답함과 성질이 그의 속 안에서 단단히 엉켜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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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 리처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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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 리처드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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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 리처드

중얼)) ....겨우 이런 자 하나 때문에...

그리고 그런 감정을 애써 삼킨 체 마주한 루시아의 모습은 헛웃음이 날 정도로 초라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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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아 해리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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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아 해리슨

.....((힘없이 고개를 들어 데릭을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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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 해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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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아 해리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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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 해윗

....세르피온 제국의 황태자이시다. 예를 갖추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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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아 해리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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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 리처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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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 리처드

황녀가 깨어났다. 사흘만이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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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아 해리슨

...황녀님께서..! ..몸은, 몸은 괜찮으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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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 리처드

정신을 차리자마자 내게 달려와 빌더군, 부디 그 자를 살려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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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아 해리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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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 리처드

ㅎ, 덕분에 아주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어. 내가 그녀가 아는 이 중에 가장 높은 자이긴 하나 이 일은 황실의 권위가 걸린 일이라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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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 리처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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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 리처드

....그대가 정말, 그리도 대단한 작자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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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 리처드

지금까지 내게 굽히지 않던 황녀가 그 모든걸 버리고 내게 달려와 빌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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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아 해리슨

.........

지금 상황이 고깝기라도 한 듯 입가에 삐뚜름한 미소를 머금고 그녀를 추궁하는 데릭의 말투가 날카로웠다.

도대체 어떤 가시가 그의 속내를 찌르고 있는지 곁에 있던 리암은 알지 못했지만 그저 그런 사정이 있겠거니 넘긴 그의 눈빛이 얼핏 루시아를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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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 해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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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아 해리슨

.....

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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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 해윗

....!

그리고, 불현듯 떨어진 그녀의 눈물에 흠칫 몸을 떤 것도 잠시.

제 할 말을 마친듯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감옥을 나가는 데릭을 뒤이어 따르며 연유없는 기시감에 사로잡힌 리암이였다.

_아카인의 저택, 대문

며칠 전의 사건으로 자택 감금이라는 처분을 받은 아카인에, 차마 집 안으로 발을 들이지 못한 다비가 대문에 붙어 그에게 따지고 있었다.

대문 안으로 손은 넣었지만 잡히지 않는 멱살에 답답해 가슴을 치다가도 막무가내로 휘두르는 그의 주먹에 맞은 팔뚝이 아픈지 찡그리는 아카인에 격양된 목소리의 다비가 말했다.

다비 아이브란트 image

다비 아이브란트

드디어 미친거야? 이제 아예 정신을 빼놓고 다니기로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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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 아이브란트

무슨 낯짝으로 그런 짓을 벌여? 진짜 뇌가 늑대새끼로 퇴화되기라도 했어?

다비 아이브란트 image

다비 아이브란트

황궁에서 수인 모습으로 변하면 어떤 처벌을 받는지 뻔히 알면서, 어?? 그것도, ...아니, 황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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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인 휘틀리

.....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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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 아이브란트

왜, 또 왜, 진짜 공작이니까 이정도 처분으로 끝난거지 너는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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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인 휘틀리

진짜 그 황녀라는 작자랑 뭐 연이 있긴 한가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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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 아이브란트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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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인 휘틀리

그게 아니라면 이렇게 네가 역정을 낼 이유가 뭐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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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인 휘틀리

솔직히 그 자는 그냥 하찮은 포로 신세고, 사실 어떤 취급을 받아도 할 말이 없는데, 저번 사건이야 그냥 넘기면 되는 일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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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 아이브란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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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 아이브란트

...원래도 떨어진 니 평판이 걱정되서 그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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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인 휘틀리

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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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인 휘틀리

천하의 다비 아이브란트가?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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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인 휘틀리

다비, 네가 그 황녀와 어떤 속사정이 있는지 나야 모르지만 알려지면 너한테 퍽 곤란할것같아서 내가 입을 다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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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인 휘틀리

나나 너나 이렇게 고대하던 황녀님의 얼굴을 봤으니 어떻게 보면 이득 아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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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인 휘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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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인 휘틀리

...그러니까 나한테만 얘기 좀 해봐, 그녀는 어떤 보석을 좋아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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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 아이브란트

.......

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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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인 휘틀리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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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 아이브란트

......썩 꺼져버려. 팔자 좋은 공작나리 헛소리 받아 줄 시간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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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인 휘틀리

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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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인 휘틀리

.......

_황실 도서관

저벅_

_저벅

저벅_

그날의 소란 이후 조금 잔잔해진 황궁 안.

늑대로 수인화한 공작이 난데없이 포로로 잡혀온 황녀에게 뛰어들었다는 소란은 그때에 그 곳에 없었던 이들까지도 알음알음 전파되었다.

오죽하면 그런 사사로운 일에 별 관심이 없는 이안까지 여러번 들어 이제는 퍽 익숙해진 이야기가 되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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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루시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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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루시우스

.....(사실 그 황녀나 공작이 누군지 상관은 없지. 마력이 있는 작자도 아니고)

고요한 황궁 도서관 이곳저곳을 느긋하게 돌아보며 흥미로운 마법서나 뒤척거리고 있던 이안의 발걸음이 문득 멈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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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루시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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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크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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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 베네딕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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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 베네딕트

......((멈칫

마력과 신력은 서로 상충되는 관계.

두 힘이 마주친다 하더라도 별다른 후유증은 없지만 본래 본질이 다르니 언제나 껄끄러운 감정이 어느정도는 남아있는 사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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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 베네딕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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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 베네딕트

....((싱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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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 베네딕트

마탑의 마탑주님을 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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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루시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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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루시우스

.....신전의 사제님이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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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 베네딕트

.........

이 넓은 궁이라지만 언젠가 만날줄은 알고 있었는데,

만나게 되더라도 별 일 없이 넘기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의미를 모르겠는 핀의 은근한 미소를 마주한 이안의 몸에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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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살찐귤)

이번화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