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40화


후우..

좋아..

준비는 다 했고..

슬슬 나가볼까..?

밤 9시 40분이다.

10시에 정한이네 집에서 만나기로 했으니 지금 나가면 괜찮겠지.

밤이라 어두워서 좀 무섭네..

탁-, 탁-,

누군가가 뒤에서 내 걸음속도에 맞춰 나를 따라오고 있었다.

.. 기분탓이겠지.

그렇지만 내가 걸음걸이를 빨리 할 수록 뒤따라오는 소리도 점점 빨라졌다.

등골이 서늘해졌다.

나는 달리기 시작했고,

내 뒤의 발소리도 달렸다.

.....!!!

눈물이 핑 돌았다.

누나...!!

어..?

이 목소리는..

누나!!!!

정한이다..

.. 뭐야...!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렸다.

괜찮아요..?!

그대로 길에 주저앉아버렸다.

깜짝 놀랐잖아..

미안해요..

이런 식으로 놀래키려던 건 아니었는데..

진짜 미안해요..

됐어.. 괜찮아

나는 바지를 툭툭 털며 일어났다.

그리고는 미소를 한 번 지어주었다.

근데 왜 여기까지 왔어?

밤이니까 위험하잖아요..

같이 가주려고..

정한이가 머쓱하게 웃었다.

뭐야 진짜..

집에 맛있는 거 있어요.

얼른 먹으러 가요!

정한이가 씩 웃고는 내 팔목을 잡고 앞장서서 걸어갔다.

응..!

심장이 두근거렸다.

실례하겠습니다아..

나는 조심스럽게 정한이네 집으로 들어갔다.

거실이 고급지게 꾸며져있었다.

우와-..

깔끔하죠?

정한이가 어깨를 으쓱댔다.

누나 온다고 좀 치웠어요..

집 너무 예쁘게 잘 꾸며놨다.

여기 앉아요!

앗, 응

나는 정한이네의 소파에 조심스럽게 앉았다.

편하게 있어도 돼요..!

아 알겠어..!

뭐 먹고 싶은 거라도 있어요?

음.. 딱히..

별로 배고프지가 않아서..!

아, 알겠어요!

그럼 이따 출출할 때 말해줘요

정한이는 미소를 지으며 내 옆에 풀썩 앉았다.

정한이 집에 들어와있으니 괜히 긴장이 되었다.

그럼 우리 12시 될 때까지 영화나 볼까요?

완전 좋지!

우리는 1시간 40분짜리 영화를 틀었다.

로맨스 영화였다.

두 남녀주인공이 스킨쉽을 할 때마다 떨려왔다.

1년 전 우리가 키스했던 순간을 생각하니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

..

...

와.. 재밌었다.

.. 그러게

사실 내 온 신경은 정한이에게로 집중되어 있어 영화가 제대로 보지 못했다.

1월 1일까지 얼마 남지 않았네요

그러게

벌써...

저도 이제 곧 성인이에요.

정한이가 내 눈을 마주쳤다.

..!

그리고는 씩 웃었다.

.. 다 컸네, 이제.

뭐야 진짜, 겨우 두 살 차이면서..

그건 그렇지

내가 장난스럽게 웃었다.

둘이 수다를 떨다보니 어느새 12시에 가까워져 있었다.

1월 1일까지 딱, 2분 남았다.

카운트다운 방송 틀까요?

좋아.

티비 안의 새해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눈이 반짝거렸다.

모두가 12시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

한다, 카운트다운.

5-

4-

3-

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