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사랑 _
#7 [행복과 사랑의 형태](오타 수정)



다음날_


스르륵_스륵_

도여주
···으으...

_자신의 턱까지 끌어올려진 이불을 있는 힘껏 걷어내고, 얼굴만 빼꼼 내밀어보는 여주.

_원래라면 눈이 부시게 맞이해야할 아침이지만, 오늘따라 부쩍 흐린 날씨였기에 여전히 눈만 끔뻑인다.

휙-]



박지민
······.

도여주
···놀래라...

도여주
언제부터 지켜보고 있었어···.


박지민
오래 전부터.


박지민
너무 예쁘게 자길래_


박지민
눈을 뗄 수가 없겠더라.

도여주
···거-짓말.


박지민
에에-? 진짜인데.

도여주
···우우움~ 그래애


박지민
여보, 일로 와봐

_말은 그렇게 했지만, 행동은 이미 여주의 허리를 감싸안고있는 지민이었다.


박지민
이것도 좀 잠그고.

_여러 개 풀려있는 여주의 잠옷 단추를 잠가주는 그다.

도여주
···네가 어제 풀었잖아...


박지민
화들짝-]


박지민
무슨 그런··· 말을.

_여주를 놀리는 건지, 놀란 척 하며 수줍은 미소를 띠는 지민.

도여주
······나 피곤해.

_한편, 여전히 감기는 눈으로 웅얼거리는 여주.


박지민
잘 거야?


박지민
깨어난 남편을 두고-?

도여주
···우웅...


박지민
아.

도여주
피식-]···.


박지민
그럼 난 뭐하는데-

도여주
나 자는 거 지켜봐_

도여주
예뻐서 눈을 뗄 수가 없다며_


박지민
···그렇긴 하지만


박지민
여보 깨어나있을 때가 더 좋단 말이야.


박지민
어제처럼.

도여주
번뜩-]

_한 단어에 놀라 눈을 크게 뜬 여주가 미간을 찌푸리자,


박지민
헤실헤실-]

_여주 마음 모르고 웃음만 띠는 지민이다.

도여주
······어어-


박지민
응? 왜?

도여주
너 눈곱 있다_ㅎ

_삐질 기미가 보이던 표정도 잠시, 지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눈 부근을 가볍게 털어주는 여주.


박지민
아아이···. 조금 쑥스러운데.

도여주
뭐 어때, 부부 사이에.


박지민
여보한테 멋진 모습만 보여주려 했는데에_

도여주
이미 내 눈엔 충분히 멋지네요-ㅎ


박지민
헤에- 정말?

도여주
어깨 으쓱-]

_지민을 향해 나른한 미소를 지어보인 여주가 천천히 상체를 일으킨다.

_덩달아 일어나는 지민이지.

도여주
거실 가자, 거실-


박지민
좋아_ㅎ

_아무렇지 않은 듯, 여주와 손을 잡은 그가 만족한다는 듯 웃어보인다.



도여주
오늘 날씨가 별로다, 그치?


박지민
그러게-


박지민
날씨만 좋으면 데이트 갈 계획이었는데.

도여주
아쉽다_


박지민
힐끗-]


박지민
뭐 어때, 집에서 데이트하면 되지.

도여주
어떻게 할 건데?ㅎ


박지민
여보 하고 싶은 거 내가 다 해줄게.

도여주
히이- 정말?

도여주
그럼 나만 너무 혜택 누리는 기분인데-ㅎ


박지민
공평하게 하는 거지,



박지민
밤 동안에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했잖아.

도여주
······큼.

도여주
뭐, 그래.

도여주
그게 맞는 거지.

(?)


도여주
나 그러면 부탁 있는데-ㅎ


박지민
무슨 부탁_ 말만 해

도여주
커피 한 잔만 타 줘-

_자연스레 소파에 착석하는 여주지.


박지민
커피- 알았어


박지민
따뜻한 걸로?

도여주
당연하지_


박지민
오케이_ 조금만 기다려, 금방 타올게.


_그렇게 지민이 부엌으로 간 뒤, 여주 혼자 남은 거실.

_가만 앉아, 아직 적응 안 된 새 집을 둘러보다

도여주
···[피식-]

_전 집과는 다르게, 거실 벽에 큼지막하게 걸려져있는 결혼 사진을 보곤 기분 좋은 웃음을 띤다.

_아마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질테니.


내가 생각해도 그런 것 같아.

그때는 정말 행복했었어, 많이.

그래서 난 늘 그때로 돌아가길 바랐어.

그 시간에 느낀 감정들이 너무 기억에 남았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알아.

행복과 사랑이 꼭 다 같은 형태는 아니라는 걸.


지금의 우리,

지금의 행복의 모양이_

나름대로 전보다 더 뜻깊은 듯 해.

더이상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지금의 너와 내가 행복하다는 게 정말 큰 행운인 것 같아.



박지민
주문하신 커피 나왔습니다 손님-

도여주
아···ㅎ

도여주
감사합니다아-

_머그잔을 양손에 쥔 여주가 조심스레 한 모금 마셔본다.


박지민
어때, 온도는 적당해?

도여주
···완전.ㅎ

도여주
커피 좀 잘 탔네? 향 너무 좋다


박지민
은근 뿌듯-]

도여주
네 것도 마셔볼래

_탁자에 잔을 내려놓은 여주가, 지민의 머그잔을 잡는다.

도여주
으응~ 괜찮네?ㅎ

도여주
다른 향 난다_


박지민
완전 나 정도면 바리스타지, 맞지?

도여주
···인정해준다, 내가ㅎ

_다시 자신의 잔을 든 여주가 홀짝홀짝, 커피를 마시다 말고 지민이를 툭툭 친다.


박지민
응?

도여주
저 사진 보면 어떤 생각 들어?

_아까 유심히 보던 결혼사진을 가리키는 여주.


박지민
네가 너무 예쁘다는 생각.

_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말하고선,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는 지민.

도여주
그런 거 말고오-


박지민
그러면-?

도여주
저 때의 우리 둘 보면 어떤 생각 드는 것 같아?


박지민
···흐으음,


박지민
그냥 예뻤네···. 이정도?

_지민의 말에, 여주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본다.


박지민
예쁘잖아, 우리가.


박지민
서로를 향했던 마음도,


박지민
우리에게 주어졌던 저 순간도,


박지민
그 순간이 담긴 저 사진조차도.


박지민
다 예쁜 것 같아.

도여주
···그래?ㅎ

_지민의 말을 가만 듣고 있던 여주는 미소를 띤다.

도여주
말 너무 예쁘게 하네, 여보.


박지민
힐끗-]


박지민
피식-]


박지민
아 진짜.


박지민
가끔 여보가 나한테 여보라 할 때마다 자꾸 설레네.


박지민
화끈-] 왜 적응이 안 되지.

도여주
피식-]

도여주
평생 적응 하지마,

도여주
여보 부끄럼 타는 거 내가 봐야겠어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