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firefighter]

63.

의사

골절 되었던 팔을 너무 많이 쓰셔서 무리가 간거예요. 당분간은 조심해야 하긴 하셔야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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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직업상 쉽지가 않아서요.

의사

흠... 소방관이 아무래도 쉽진 않겠죠. 그래도 몇 주 동안 회복이 잘 되긴 해서 이 상태인 거지, 아니었으면 또 몇 주 동안 깁스 하고 다니셨어야 할 거예요.

의사

반깁스 감아드릴테니 팔 쓰는 일이나 운동은 최대한 피하시고 1주일 후에 다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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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네...

사고 후 골절 되었던 팔의 통증으로 윤기는 3일 병가를 받았다.

사실 3일도 회복하기엔 터무니없이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워낙 일손이 부족하다 보니 최대한 빠른 기간내로 돌아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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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휴가를 받긴 받았는데... 갈데가 없네...

석진이형은 쉬는데 방해되니까 서로는 절대 오지 말라고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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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

외롭다고 느껴진 적은 잘 없었는데...

쉬는 날에도 연락할 사람 한 명조차 없다니.

지잉- 지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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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전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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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

핸드폰 화면에 비친 "엄마"라는 두글자가 오늘따라 더 가슴을 먹먹히 적셨다.

평소엔 무뚝뚝하게만 대했고 내가 먼저 연락한 적도 거의 없어서 어느새 할 말만 주고받는 사이가 되어버렸는데,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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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 ...여보세요?

엄마

- 윤기야! 뭐하고 있었어?

엄마

- 요새 왜 이렇게 연락이 잘 안돼 우리 아들~ 걱정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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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 일이 좀 많았어서...

엄마

- 그래? 뭐 힘든 일 있는건 아니지?

엄마

- 힘들면 언제든 집에 와. 아빠도 너 보고싶어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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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 아빠... 요즘에 몸은 괜찮고?

엄마

- 그럼~ 엄마랑 아빠랑 둘 다 건강하니까 윤기 몸이나 잘 챙겨.

엄마

- 조만간 반찬도 줄 겸 집 들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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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 어? 우리집?

엄마

- 응. 네가 미역국이랑 어묵볶음 좋아했었는데 못 해준지 오래됐잖아.

엄마

- 뭐 먹고 싶은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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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 그냥 몸만 와도 되는데 힘들게...

엄마

- 으유... 엄마가 자식 보러가는데 뭐가 힘들어.

엄마

- 아무튼, 조만간 올라갈게. 네 아빠 밥 달라고 보챈다. 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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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 응...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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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마지막으로 집에 간지가 언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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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벌써 반 년도 넘었네...'

..휴가도 받은김에 오랜만에 집이나 가볼까?

"야, 너 날 뭐라고 생각하는거야?"

전화를 끊은 윤기가 생각에 잠겨 있을때, 멀지 않은 거리에서 한 여성의 전화 소리가 들려왔다.

"매일 너 기다려주기만 하는 데이트 기계? 나는 감정도 없어? 너 나 좋아하긴 해?"

"뭐?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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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싸우나?'

"...하..."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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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빈

윤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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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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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무슨 일 있어요?

그녀의 눈에 반쯤 맺힌 눈물이 눈에 들어왔다.

애써 웃고 있지만 여전히 울먹거려 떨리는 입꼬리도, 이미 한 번 뺨을 타고 흐른 눈물 자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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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빈

...그래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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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

차마 아니라곤 말 못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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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빈

..사실 방금 바람 맞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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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빈

3년 동안 사귀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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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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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빈

...윤기씨, 오늘 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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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빈

나랑 한 번만 술 먹어주면 안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