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firefighter]
64.



민윤기
...가자고 하던 데가,


민윤기
여기였어요?

당장 할 것도 없겠다, 제안을 승낙한 윤기를 끌고 유빈이 들어온 곳은 시내의 한복판의 작은 칵테일바였다.

아담하지만 고급스런 레드와 핑크로 꾸며진 꽤나 분위기 있는 곳. 유빈은 능숙하게 푹신한 소파 자리를 잡아 주문을 했다.


강유빈
여기, 무알콜 모히토 두 잔이랑 아보카도 연어 카나페 하나 주세요.

"네, 감사합니다."


강유빈
...후우...


민윤기
...많이 와 봤나 봐요.


강유빈
대학생 때부터 자주 오던 가게예요. 무알콜 메뉴는 모히토 밖에 없어서 시켰는데, 괜찮아요?


민윤기
네. 모히토 좋아해요.


강유빈
진짜요? 다행이다. 여기 모히토 맛있어요.

내심 걱정했는지 윤기의 말에 유빈의 얼굴이 환해졌다.


민윤기
그나저나 술 먹고 싶다면서 무알콜 괜찮아요?


강유빈
네. 혹시 소주집 데려갈 줄 알았어요?ㅋㅋㅋ


강유빈
대낮부터 많이 마시면 안되니까. 윤기씨도 너무 붙잡고 있으면 민폐잖어요.


강유빈
사실 술집 같이 와달라고 한 것부터 정상적인 부탁은 아니죠?


민윤기
당황스러운 제안이긴 했어요.


강유빈
솔직해서 좋네요.


강유빈
...걔는 솔직하지 않아서 문제였는데.


민윤기
...네?

갑자기 우울해진 유빈의 말투에 윤기는 당황하며 반응했다. 항상 잘 웃던 사람의 못 보던 면을 보는건 꽤 당혹스럽기도, 안쓰럽기도 한 일이었다.


강유빈
아... 아니에요. 이야기하면 더 우울해질 것 같아요.


강유빈
음식 나왔는데 먹어요.

어느새 탁자 위에 차려진 모히토와 안주들. 유빈은 애써 웃음지어 보이며 윤기에게 음식을 권했지만, 정작 윤기의 눈엔 다른게 가득 차 있었다.


민윤기
유빈씨.


강유빈
네?


민윤기
우울해져도 돼요.


민윤기
오히려 잘 모르는 사이에게 털어놓는게 맘 편할수도 있어요.


강유빈
..그게... 무슨 말씀...


민윤기
...상담사면서, 남의 고민 들어주고 치료해주는 사람이


민윤기
정작 자기한텐 솔직하지 못한 거라면 안되잖아요.


강유빈
...


민윤기
나한텐 털어놓지 못해도 혼자서 머리 싸매고 있진 말라고요. 병나요.

나처럼.




분량이 좀 짧죠...? ㅎㅎ

이따가 Q&A 올라가고, 다음주에 분량 넉넉히 챙겨서 데리고 올게요!! 천자 넘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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