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의 꽃
전환점.


한영서
저...저기..

다니엘이 영서를 데려간 카페는, 루시에리 비너스보다 훨씬 고급스런 곳이었다.


강다니엘
여기, 쁘띠쇼콜라 케이크? 하나랑 홍차 두 잔 주세요.

놀라서 벙쪄있는 영서를 향해 다니엘은 여유있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강다니엘
맞지?

직원
쁘띠쇼콜라 케이크 하나랑... 홍차 두 잔 맞으시죠?


강다니엘
계산은, 이 카드로 해주세요.

직원
네, vip혜택으로 5% 할인됩니다.

영서는 영수증에 적혀있는 금액을 보게 되었다.

[142,500원]

루시에리 비너스의 케이크도 결코 싼 가격이 아니었지만, 이 곳의 케이크는 언뜻 봐도 거의 5배 이상 인 것 같았다.


강다니엘
뭐하노, 앉자.

한영서
야, 너 미쳤어?! 어쩌자고 이런 델 온 거야? 수입도 없는 애가..!!


강다니엘
아, 됐다 마. 어차피 내 카드도 아이다.

한영서
아니 니 카드가 아니면 더더욱 막 쓰면 안되지 임마!!!


직원
여기, 쁘띠쇼콜라 케이크 하나랑 홍차 두 잔 나왔습니다.


강다니엘
그래서, 안 묵겠다는 기가?

한영서
그..그건...

다니엘의 한 마디에, 영서는 바로 꼬리를 내렸다.

한영서
우와.. 그나저나 진짜 맛있겠다..

이 카페의 쁘띠쇼콜라 케이크는 비싼 만큼 그 값을 하는 것 같았다.

케이크 위에는 각종 과일들이 화려하게 올라가 있고, 금가루까지 뿌려져 있었다. 거기에, 흘러내리는 초코시럽은 그를 더욱 먹음직스럽게 보이게 만들었다.

케이크가 나오자마자 눈이 반짝거리는 영서를 다니엘은 웃으며 부드럽게 쳐다봤다.


강다니엘
그러게, 맛있어 보이네.

케이크를 차마 먹지 못하고 있는 영서에게, 다니엘은 한 마디 건넸다.


강다니엘
뭐하나, 빨리 안 묵고.

한영서
잘 먹겠습니다!

한영서
와, 진짜 맛있다. 적당히 쌉싸름하면서도 너무 물리게 달지도 않고. 비싼 건 확실히 값을 하나 봐.


강다니엘
마이 무라, 마이 무.

기다렸다는 듯 케이크를 먹는 영서를 다니엘은 흐뭇하게 바라봤고,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강다니엘
아이고, 우리 꼬맹이. 그렇게 먹고 싶었으면서, 자존심 세우고 있었나.

영서는 쓰다듬는 다니엘의 손을 신경질적으로 뿌리쳤다.

한영서
아니, 꼬맹이 아니라고!

한영서
그나저나, 진짜로 카드는 어디서 난 건데?


강다니엘
와, 갚아주기라도 하게?

한영서
니거면 안 갚았을 텐데, 남의 카드라니깐 걱정되서.


강다니엘
그거 실은..아, 마침 오네.


황민현
다니엘, 여긴 웬일이야?

댄디한 옷차림에, 큰 키와 작은 얼굴. 쌍꺼풀 없고 깊은 눈에 높은 콧대, 스윗하고 부드러운 말투까지. 옛날부터 지금까지 쭉 내려오는 전형적인 미남형.

멀리서부터 귀공자의 자태를 뿜어내던 이 남자는 정말로, 마치 백마 탄 왕자님 같았다.


강다니엘
야가 케이크 묵고 싶다고 하도 난리를 쳐서, 여기 데리고 왔지.


황민현
오, 정말? 그럼 정말로 잘 오셨네요. 여기 케이크는, 정말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거든요.

살짝 웃어보이니, 더욱 빛이 나는 듯 했다.

눈이 너무나 부셔, 차마 쳐다볼 수 없을 정도로.


강다니엘
니 왜 아무말 안하고 있는데, 인사해라. 여긴 내 돈줄이자 우리 사촌, 민현이 형.


황민현
야, 아무리 그래도 형한테 돈줄이 뭐냐, 돈줄이.


강다니엘
아 왜ㅋㅋ

한영서
안녕..하세요..


강다니엘
민현이 형, 야는..


황민현
그러니까, 이 쪽은..다니엘 여자친구?


강다니엘
아이다.

한영서
아닌데요!!

아뿔싸, 왕자님 앞에서 너무 큰 소리를 질러버리고 말았다. 영서는 이성을 되찾고 나서, 얼굴이 새빨개져버렸다.


강다니엘
니는 와 소리를 지르는데ㅋㅋ

한영서
죄송...합니다...


황민현
아, 아니에요. 오히려 제가 죄송하죠.

한영서
에, 아니에요! 다니엘 사촌 형이 죄송할 게 뭐가 있어요.


황민현
듣기 껄끄러운 소리를 해버린 건, 제 쪽이었으니까요.

외모만 스윗한 게 아니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윗하고 다정한 사람이라는 게 온몸으로 느껴졌다.


황민현
여자친구 분이 아니라면, 절친이라던..한..영식 씨? 말씀 많이 들었어요.

한영서
....네?

영식? 영식이라니. 다니엘이 평소 영서를 부르던 별명을, 여기서 듣게 될 줄이야.

시작부터 망쳐도, 제대로 망쳐버렸다. 첫단추부터 제대로 잘못 꿰었다.


강다니엘
아, 아이다ㅋㅋ. 한영식이 아니라 한영서.

민현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걸 본 영서는, 재빠르게 답변했다.

한영서
아, 얘가 평소에 절 영식이라고 부르는데, 집에서도 그랬나 보네요.


강다니엘
열, 래퍼인줄;


황민현
아, 죄송해요. 전 또 제가 잘못 기억한 건 줄 알았네요.

한영서
아니에요, 다니엘 사촌 형 분이 아니라 다니엘 이 자식이 미안해야죠.

그렇게 대답하고선, 영서는 다니엘의 팔을 살짝 꼬집었다.


강다니엘
아!

다니엘은 영서를 원망어린 눈빛으로 쳐다보며, 팔을 쓰담았다.


황민현
그나저나, 계속 다니엘 사촌 형이라고 부르는 거 불편하지 않으세요?

한영서
네? 그럼 어떻게...


강다니엘
그럼, 사장님이라고 불러라ㅋㅋ. 민현이 형, 여기 위 층 회사 사장님이거든.

한영서
사장님이요?!

사장님?! 사장님이라니.

다니엘의 돈줄이라는 말을 듣고 돈을 잘 버시나보다, 하긴 했는데. 설마 사장님일줄이야.

순간, 자기와는 다른 세계의 사람처럼 느껴졌다.


황민현
아, 큰 회사는 아니고, 그냥 작게 운영하고 있는 디자인 회사에요. 그리고, 너처럼 회사 직원도 아닌데, 사장님이라고 부르는 건 불편하실 거 아니야.

한영서
직원이요?! 이 자식이?!

당최 일하는 걸 본 적이 없는데, 직원이라니?!

영서와 매일같이 연습실이나 다녔으면 다녔지, 다니엘이 회사를 가는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


강다니엘
사실 별다른 일을 하는 건 아니고, 그냥 이름만 올려져 있는 거다.


황민현
쉽게 설명하자면, 월급도둑?

한영서
아.

민현의 한 마디는 영서를 단박에 이해시켰다.


강다니엘
아, 무슨 말을 그렇게 하나. 잘난척 좀 해볼랬더니.


황민현
어이구, 우리 의건이 속상해쪄요? 심술이 났구나, 우리 의건이가 ㅎㅎ


강다니엘
아, 좀! 하지 말라고.

의건이. 강의건.

영서는 자기 외에 다니엘을 의건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본 적이 없어서인지, 왠지 미묘한 기분이 들었다.

한영서
저기.. 그럼 뭐라고 부르면 편하실 것 같아요?


황민현
다니엘이랑 동갑이면 그냥 오빠라고 부르실래요? 불편하면, 얘처럼 형이라고 해도 되고.

한영서
아, 네! 오...빠. 말 편하게 하셔도 되요.

평소 자기보다 나이 많은 남자들은 거의 형이라고 불렀던 탓에, 오빠라는 호칭이 조금 어색하고 오글거리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황민현
그래? 그럼 그냥 영서라고 부를게.

한영서
네, 오빠ㅎㅎ


강다니엘
야, 내는 살면서 영식이가 오빠라고 부르는 거 본 적이 없다, 본 적이.


황민현
아, 그럼 내가 영서 첫 오빠인건가?

한영서
하하....

영서는 쑥스러운 듯 가볍게 웃어보였다.


황민현
그럼, 시간 보내요. 난 아직 남은 업무가 있어서 가볼게.

한영서
아, 안녕히 가세요.


강다니엘
어, 어여 가라.

그렇게, 나의 왕자님과의 첫 만남은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