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하는 것들을 위하여
3화


다음 날, 나는 너를 만난다고 너무 긴장된 나머지 1시간이나 일찍 갔다.

운이 좋게도 너는 수영부 훈련이 끝나자마자 온건지

머리에 물기가 가시지 않은 채 동아리 교실 소파에 몸을 뉘어있었다


청 월
어 뭐야, 설하 하이!


민 설하
어.. 안녕..! 일찍 왔네..?


청 월
어, 훈련 끝나고 바로 왔거든

너는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내 쪽으로 다가왔다

네가 내 앞에 서자, 푸르고 청량한 샴푸냄새가 훅 끼쳐왔다.


청 월
너 공부 잘해?


민 설하
응, 인정하긴 그렇긴 한데.. 좀 잘해


청 월
오, 그럼 나 공부 가르쳐주라


청 월
나 공부 완전 못해..


민 설하
근데.. 수영부는 공부 안해도 되는거 아냐..?


청 월
아, 난 수영 쪽으로 안갈거라서.


민 설하
아, 그렇구나..


청 월
그래서? 가르쳐 줄거지? 응?

너는 애교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네 그 큰 키를 낮춰 내 얼굴과 거의 맞닿일 정도로 가깝게 다가왔다.


청 월
설하야~ 도와줄거지?


민 설하
으응.. 그럴게..

너는 내게 원하는 대답을 들어내고는 다시 허리를 폈다.


청 월
우와, 설하 최고다ㅋㅋ


청 월
우리 이제 같은 동아리 부원인데, 번호 정도는 알아야하지 않겠어?

너는 내게 핸드폰을 달라는 듯 손을 뻗었다.

나는 내 핸드폰에 전화앱을 켜서 너에게 건넸고, 네가 번호를 찍어주자 나는 네 이름을 저장했다

_7반 청 월


청 월
에이,, 뭐야, 청 월? 정 없게~~


청 월
월이라고 저장해 주라, 응?

나도 모르게 네 애교섞인 말투가 기분을 간질여 웃어보였다


민 설하
그래, 그럴게

그리곤 우리 둘은 동아리실 소파에 앉았다.

소파는 크기가 보통의 소파보다 작아 앉으면 쭈그리듯 되어 다리 길이가 남았지만 그런 자세가 아늑함을 주는 소파였다.

너와 이야기를 나눌수록, 너와 눈이 마주칠수록

나는 점점 더 너라는 여름에 빠져갔다.

30분쯤 지났을까, 그제야 다른 부원들도 하나 둘 들어 왔다.

첫 날은 순조롭게 흘러갔고 너의 옆자리를 차지했다는 생각에 내내 간질거리는 마음 붙잡고 집중하려 노력했다


청 월
설하야, 나 이거 모르겠어,

내게 질문을 하며 네가 붙어오자, 아까 느꼈던 푸르고 청량한 향이 또 훅 끼쳐왔다.

둘의 손등이 다일까 말까한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서 너는 또 나에게 웃어주었다


민 설하
이거는.. 이렇게..

(현재) 민 설하
아.. 또 꿈..

또 눈가가 촉촉하다. 뭐 그리 대단했다고 매일같이 7년전 꿈을 꾸는지

네가 나오는 꿈만 꾸고 일어나면 눈가가 젖어있다

더 이상은 슬프지 않은데

또 빌어먹을 그때의 여름

몸이 기억해서다

내가 슬픈게 아니라, 이건 다 몸이 기억해서

네 꿈만 꾸면 하루를 망치잖아 재수없게

그만 나와. 이제 안보고 싶으니까.

…..

…..

아니다, 가끔은 나와주라

잊는 건 싫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