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파편 | BL | 판타지
1_앉아있던 곳에서 일어나라

설중매
2021.07.31조회수 9

돌아왔다.

또다시 여기로, 이자리로.

아무도 없는 2학년 4반 교실의 두번째줄 가운데 자리.


김남준
또, 또... 또 돌아왔어.


김남준
아, 어째서지?

시간은 몇백번 되돌려졌다.

나는 억겁의 삶을 몇백번 살았고,

세상의 종말을 몇백번 보았다.

끔찍했다.

눈을 뜨면 늘 18살이었고, 이곳에 엎드려 있었다.

이제는 어딘가 홀려버린 것 같았다.


김남준
교실을 박차고 나가라..


김남준
끔찍하군.

또다시 사막을 향한 여행이다.

또다시 종말을 향한 여행이다.

반드시 막아야한다, 그런 생각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그냥 삶을 끝내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

하루 빨리 영원한 침묵과 안식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러나, 그러려면 종말을 막아야한다.

그것이 내가 죄를 사받고 안식의 소원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가자, 교실을 박차고 나가자.

이 죄를 끝내자.

쿵,

쿵

쿵,

쿵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나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모든 것이 까맣게 변했던 지난 삶은 그 어느 재앙보다 끔찍했다.

마을의 사람들을 볼 수 없었다.

그들의 눈이 검게 변하던 것을 기억했다.

나는 땅을 보고 걸었다.

사막으로, 사막으로.

재앙을, 종말을 막으러.

끝없는 여행을 떠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