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로부터 살의를 담아

3장.사라진 남자(1)

지수 씨의 집은 역에서 가까웠고 건물도 거의 새것이었다.

그 아파트 5층에 그의 집이 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복도 쪽으로 문이 몇 개 늘어서 있었는데, 어느 것이 그의 집인지는 금방 알 수 있었다.

경찰처럼 보이는 남자들이 살벌한 모습으로 드나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다가가자 나보다 어려보이는 경찰관이 재빨리 다가와 딱딱하 어투로 무슨 일 때문에 왔냐고 물었다.

조금 전 전화를 받은 사람이 가능하면 여기로 와달라고 해서 왔다,

라며 그 경찰에 지지 않을 만큼 딱 부러지게 이야기하자 그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방 안으로 들어겄다.

그 건방진 경찰관 대신 나와 나이가 비슷해보이는 이목구비가 또렷한 미남이 나왔다.

그는 수사 1과의 부승관이라고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조금 전 전화를 받았던 사람 같았다.

부승관 형사는 계단 쪽으로 나를 데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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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오!추리소설을?"

형사는 의외라는 표정으로 내 얼굴을 봤다.

약간의 호기심이 섞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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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그럼 나중에 비웃음을 당하지 않도록 제대로 수사를 해야겠군요."

내가 뚱한 얼굴로 입을 다물고 있자 그도 진지한 표정으로 돌아와 질문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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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오늘 2시에 만나기로 하셨다는 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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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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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실례지만 두 분은 어떤 관계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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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제 애인을 통해 아는 사이였습니다."

거짓말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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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그렇군요."

운을 뗀 형사는 조심스럽게 "괜찮으시면 그분의 이름을 여쭙고 싶은데요." 하며 나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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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강슬기라는 사람입니다. 프리래서 작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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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하지만 최근에 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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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그 사람도 살해됐습니다."

메모를 하던 형사의 속이 순간 멈췄다.

그리고 하품이라도 하는 것처럼 입이 크게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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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그 사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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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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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그랬군요."

그 형사는 심각한 얼굴로 아랫입술을 깨물고 두세 번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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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그럼 오늘 만나기로 약속하신 것도 그것과 관련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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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아뇨.그것하곤 상관없는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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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슬기 씨가 사용했던 자료를 제가 받았으니 필요한게 있으면 이야기하라는 말을 하려고 했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미리 준비했던 대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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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아, 그렇군요. 자료라."

형사는 미간을 찌푸린 채 수첩에 뭔가를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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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그 밖에 지수 씨와 개인적인 교류가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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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아뇨. 슬기 씨의 장례식에서 만났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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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오늘 약속은 어느 분이 잡으신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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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제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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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언제였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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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어제입니다. 아는 편집자를 통해 약속했습니다."

형사에게 준휘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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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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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그럼 이 문준휘라는 분에게도 여쭤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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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저기요, 그런데 지수 씨는 언제 살해된 건가요?"

그는 조금 고개를 기울인 뒤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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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감식반 말로는 시간이 많이 경과되진 않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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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사망한지 한두 시간 정도 지났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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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어떻게 살해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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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머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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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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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후두부를 청동 장식품으로 내리쳤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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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현장을 보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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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봐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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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특별히 허락하는 겁니다."

안에서는 아직도 감식반 형사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그 틈을 헤집고 가는 부승관 형사 뒤를 쫓아갔다.

현관에 들어서자 넓은 거실이 있고, 방 하나가 있었다.

거실에는 유리 테이블이 있고, 그 위에는 겁이 하나 놓여 있었다.

방 한쪽에 부엌이 있었는데 싱크대에는 아직 씻지 않은 그릇들이 쌓여 있었다.

생활의 자취가 그대로 남아 있어,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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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사체를 발견한 분은 지수 씨의 친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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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가끔 놀러 왔다고 하는데, 현관이 열려 있어서 들어왔다가 침대 위에 쓰러져 있는 지수 씨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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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그 분은 지금 충격을 받아서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딱하게 됐군.

나는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표지 안바꿨네요.. ㅠ 죄송합니다ㅠ)

신작입니다! 많이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