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에서 만난 고삐리
고삐리와의 첫 만남


설여주
하?

오늘따라 왜 이렇게 물이 구려.

물론 남자 만나러 클럽 온게 아니라 술을 마시기 위해 온거지만 그래도 눈호강은 해야되지 않냐...

남자
어어~ 거기 예쁜이~

언제적 멘트야. 나를 예쁜이라고 부르는 쭈꾸미 닮은 오징어가 내 손목을 잡는다. 기분 더럽게.

설여주
아 뭐요.

남자
오 좀 튕기는데? 근데 너무 튕기는 것도 재미없어.

설여주
술 마시러 온거니깐 그냥 곱게 가세요.

남자
그럼 나랑 마실래?

설여주
뭔 개소리야...

남자의 손을 뿌리치고 바로 뚜벅뚜벅 걸어가니 나를 맞이해주시는 바 주인.


바 주인
오, 오늘도 또 오셨네요?

설여주
그렇네요.

설여주
그냥 바카디 한 잔이나 주세요.


바 주인
네, 네 그러지요~

도수가 센 편인 칵테일 바카디를 한 잔 주문하고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니 등장하는 아까 그 남자.

남자
바카디? 술 좀 마시나봐.

설여주
어쩌라고요.

남자
어쩌라고요? 그래도 내가 더 나이 많아 보이는데 말투 띠겁다?

설여주
그래서 끝마다 요 붙이잖아요.

띠거운 내 말투에 남자는 화났다는 듯이 나에게 뭐라고 소리를 꽥 꽥 질렀고 나는 간단히 무시하였다. 저런거 한 두번도 아니고.


바 주인
바카디 나왔습니다~

나는 잔을 집어 입 안에 바로 털어 넣었다.


전정국
오... 바카디 도수 세던데 그냥 원샷하네?

설여주
...?

입 안에 바카디를 다 털어넣고 입 주변을 닦으니 말을 걸어보는 반반하게 생긴 남자.


전정국
하이?

설여주
너 나 아세요?


전정국
아니?

뭔 상황이지. 음... 그러니깐 아까 그 쭈꾸미 닮은 오징어가 나한테 질척댔던, 그런거랑 비슷한 상황인가?

설여주
바카디 마셔봤어요?


전정국
나 말고 친구가. 기어서 들어가던데.

남들에 비해 주량도 좋고 아무리 도수가 센 술이라고 해도 취하지 않는 나였기에 어깨를 으쓱이고 술을 더 주문하려 했다.


전정국
몇살?

설여주
나요?


전정국
응 너요.

설여주
22살.

뭐지. 나 왜 말한거지. 뭔가 저 남자와 대화를 하면 홀리는 기분이다. 묘한 분위기에 말해버린건가...


전정국
진짜...요?

갑자기 왠 요래. 설마 얘...

설여주
너 나보다 어리냐?


전정국
네.

와... 자연스레 반말하길래 나보다 연상이구나, 싶었는데 연하였다고?

설여주
몇살이냐.


전정국
이건 비밀인데...

나에게 다가오며 내 귀에 속삭이는 목소리.ㄴ



전정국
고3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기가 고3이라고 주장하는 남자애를 쳐다보았다. 물론 당연히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애초에 성인만 출입 가능하고 좀 빡세게 검사하는 곳인데.

설여주
50대는 봐도 10대는 또 처음이네.


전정국
왜? 그래서 싫어?

설여주
미안하지만 이 누나는 쇠고랑 차고 싶지 않단다.

설여주
피나콜라다 한 잔이요-

나는 싱긋 웃으며 남자애를 쳐다보았고 남자애는 조금 당황스럽단 눈빛으로 날 쳐다본다.


전정국
이상하다, 여기까지 안 넘어온 사람은 없었는데.

여자 좀 꼬시고 다녔는지 중얼 거리는 소리... 다 들린단다.


바 주인
아무리 주량이 좋다 그래도 그렇게 많이 마시면 개 되요~

나는 바 주인 아저씨(?)께 새로운 칵테일을 받았고 도수가 세지 않은 칵테일이였기에 달달한 맛이 내 입안을 감싸돈다.


전정국
혹시 누나 남자친구 있어요?

설여주
쿠엌... 켁 켁

피나콜라다를 천천히 마시다가 뜬금 없이 질문하는 남고딩 말에 칵테일이 사레에 걸려버려서 기침을 연신 해대는 나였다.

설여주
말했잖아. 쇠고랑 차긴 싫다고.


전정국
아니 그건 맞긴 맞는데 남자친구 있어서 안 넘어온건가 싶어서-

설여주
없다 새꺄. 니가 매력이 부족한거야.

칵테일을 다 마시고 돈을 지불한 후 짐을 챙기고 클럽에서 나왔다.

설여주
푸흐 하아... 춥다.

술 마셨으니깐 대리 운전을 부르려고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그래, 들려고 했다.

설여주
?

쉣, 놓고 왔나보다.

잠금화면도 없이 설정해둔 폰이였기에 나는 휴대폰을 찾으러 다시 클럽에 들어왔다.

설여주
폰!!


전정국
어, 왔네.

바에 다시 와보니 내 휴대폰을 들고 있는 고딩. 뭔가 수상해서 째려보니 아무것도 안했다며 손 사레를 치는 고딩이었다.

설여주
그래, 남이 안가져간거 만으로도 감사해야지... 가서 까까나 사먹어라.

나는 지갑을 열어 남고딩 손에 십만원짜리 수표를 쥐어주었고 바에 나갔다.

그리고 혼자 앉아있는 정국.


전정국
저 누나 뭐야...?

여주에게 조금 호기심이 간 정국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