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여주인데 악역입니다
00. 소설 속에 빙의된 건 좋아. 근데 악역이라고?


나는 항상 수업시간을 제외하곤 도서관으로 갔다

내 취미이자 인생의 전부인 ‘주연이와 13명의 남자들’을 읽기 위해서

이게 뭐냐고?

내가 좋아하는 소설이다

흔히 말하는 삼류 소설

흔한 클리셰에 흔한 결말

아, 친구는 없냐고?

그건 너무 뼈때리는 질문인데

학기초에 이런 소설을 읽는 걸 들킨 뒤로 왕따? 비슷한 걸 당했다

아니 왕따 비슷한 건 뭐야 그냥 왕따였다

사실 내가 내 입으로 말하긴 좀 그렇지만 내 성격이 흔히 말하는 노빠꾸였던 탓에

괴롭히던 아이들 중 한 명의 얼굴을 책으로 갈긴 뒤로는 난 그냥 은따같은 존재가 되었다

괴롭힘은 당하지 않지만 친구가 없는

오히려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소설을 볼 시간이 늘었으니

그리고 오늘은 대망의 마지막 권을 읽을 차례다

아니 이거 좀 씁쓸하네

아무리 여주(악역)이 나쁘다지만

나와 이름이 같아 나름대로 정이 갔는데

이렇게 나락으로 떨어지는 결말일 줄이야…

나른한 햇살이 창을 넘어 내 자리로 들어오며

나는 소설책을 쿠션삼아 잠들게 되었다

하… 도대체 몇 시간을 잔 거…

여기가 어디지

난 분명 도서관에서 잠들었는데

눈을 떠보니 침대 위였다

이게 바로 인간의 귀소본능?

이러네 여긴 심지어 우리 집도 아니었다

삼류 소설을 즐기는 자라면 생각나는 한 가지

소설을 읽고 잠들었더니 그 소설에 빙의되었어요?

그럴리가 없지 그건 소설이고 난 현실세계 사람인데…


김여주
이게 뭐야!!!

앞머리 없이 길게 늘어진 머리에 고양이상에 큰 눈 그리고 오똑한 코 앵두같은 입술

이건 내 얼굴이 아니잖아

진짜 빙의라도 되었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내가 읽고 있던 ‘주연이와 13명의 남자들’의 주연이로 빙의한 건가?

아 좀 설레네

13명의 남자들과 썸을 탈 생각을 하…

아니 이건 또 뭔데

침대 옆 작은 서랍에 올려진 쪽지를 보니

‘ 안녕 나는 또 다른 여주이자 니가 읽는 소설의 악녀 김여주야. 니가 같은 김여주로써 이곳 김여주의 삶을 바꿔줬으면 좋겠다. 쉽지는 않겠지만. ‘

아니 왜 하필 악녀인 건데


껄렁
안녕하쎄요 여러뿌운 껄렁입니다~!


껄렁
결국 고민하다 새 작을 질러버린 저를 용서하여 주세요…


껄렁
너무 필을 심하게 받은 나머지 이렇게 되었답니다


껄렁
그럼 이만!!


껄렁
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