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한여주. 나도 남자거든?
망개심심글 | 외전 | 집안일 끝의 달콤한 보상



_햇살이 적당히 내리쬐는 나른한 주말 오후.



한여주(29)
우으......


_여태 깊은 낮잠을 자다, 깨어난 여주가 한동안을 가만히 앉아있다가 일어서지.



한여주(29)
여진이...로운이... 오려면 좀 남았고.


한여주(29)
지민이도 오려면... 시간이 꽤 남았네


_텅 빈 집 안에 있는 사람이라곤 여주 하나.



한여주(29)
으으...오랜만에 집 청소나 해볼까_

_무거운 몸을 억지로 일으킨 여주가, 거실 탁자에 놓인 빈 접시와 잔들을 모조리 싱크대로 가져간다.


_TV 전원까지 끄고, 거실 창문을 환하게 열지.


한여주(29)
으응_ 바람 많이 부네 오늘.



_낑차낑차, 창고에서 진공청소기를 가져온 여주가 이곳저곳을 휩쓸고 다니며 먼지를 청소하고.


으르르르르르르.

으르렁으르렁.



한여주(29)
전화다,

_시끄러운 청소기 소음임에도 불구하고, 벨소리를 들은 여주가 청소를 하다말고 전화를 받지.



한여주(29)
방긋-] 지민이네,



한여주(29)
-여보세요?


박지민(29)
-여보, 뭐해


한여주(29)
-나 집 청소하고 있었어_

_전화를 핑계로, 잠깐이나마 쉬려고 소파에 앉는 여주.



한여주(29)
-자기는?


박지민(29)
-훈련_ㅎ


한여주(29)
-언제 끝나? 데리러 갈까?


박지민(29)
-아냐, 그럴 필요 없어


박지민(29)
-한...1시간 뒤에 마칠 것 같긴 한데.


한여주(29)
-그래? 생각보다 일찍 끝나네?


한여주(29)
-점심은.. 챙겨 먹었어?


박지민(29)
-시간이 없어서 그냥 대충 때웠어_


한여주(29)
-왜... 그래도 밥은 제대로 챙겨먹지


박지민(29)
-너무 많이 먹어도 몸 무거워서 운동 못 해_ㅎ


한여주(29)
-우리 신랑 집에 오면 밥부터 차려줘야겠네..


박지민(29)
-진짜?ㅎ


박지민(29)
-그런 말 해주니까 훈련이고 뭐고 다 때려치고 집 가고 싶은걸?


한여주(29)
-그건 안돼


박지민(29)
-그럼...알지.


한여주(29)
-열심히 하고 와_


한여주(29)
-아, 혹시 집 올 때 여진이랑 로운이 데리고 올래?


박지민(29)
-알았어ㅎ 어린이집으로 가면 되지?


한여주(29)
-응, 부탁 좀 할게..


박지민(29)
-알았어_ 조금만 기다려요-


한여주(29)
-이따가 올 때 조심해서 와


박지민(29)
-알았어ㅎ 보고싶어 여보.!


한여주(29)
-나도_ㅎ



····




_빨래 바구니를 채로 들고와, 빨랫감을 세탁기에 넣는 여주.


한여주(29)
으으...많다 많아


띡-]

띠릭- 띵]


_세탁기를 제대로 작동시킨 여주가 바구니를 내려놓고, 벽에 기댄 채로 선다.


한여주(29)
그동안 뭐를 해야하나...

_여주의 머릿속에는 온갖 집안일들이 스쳐지나가지만,


한여주(29)
.....다 하긴 좀 무리인데.

_쉽게 엄두를 내진 못하고.



한여주(29)
.....설거지나 하고 있을까.


_그나마 쉬운 쪽으로 선택한 여주가, 발걸음을 옮긴다.



탁, 탁-]


_턱 끝까지 아슬하게 오는 길이의 짧은 머리를 묶을 순 없기에, 양쪽 귀 뒤로 머릿결을 넘기고서 고무장갑을 끼지.


쏴아아아-, 탁]


스윽_ 스윽]

_한동안을 그렇게 아무 말 없이 설거지에만 집중하다,




띡 띡 띡 띡 -]


철컥, 띠로리-]



박로운(5)
엄마아ㅏㅏ아아아ㅏㅏ아앙아ㅏㅏㅏㅏ!!!!!!


박여진(3)
우ㅜ우으!!!!!에에ㅔㅔ에ㅔㅔㅔㅔㅔㅔ


_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와 동시에, 우다다다다 달리는 소리가 들려오며 곧 여주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여진이와 로운.


한여주(29)
뭐야, 아가들 왔네?


_여진이와 로운이는 선 채로 설거지 중인 여주의 다리를 한쪽씩 붙잡지.


한여주(29)
뭐해요, 아가들-


한여주(29)
아빠는?



박지민(29)
나 여기 있지요 ㅎ


_여주가 지민이의 행방을 묻자마자, 여주의 앞에 꽃받침을 하며 나타나는 지민.



한여주(29)
뭐야, 1시간 뒤라며-


박지민(29)
그랬는데..ㅎ 오늘 훈련 일찍 마쳐서 일찍 데리고 왔지


한여주(29)
아 ㅎ, 수고했어- 애들 데리고 손 씻고와줘_


박지민(29)
일로와_ 박로운 박여진_

_여주의 다리에 눌러붙어있는 둘을 가볍게 양 팔로 들며, 화장실로 향하지.



박로운(5)
우아ㅏㅏ아ㅏ 높당




····



박지민(29)
자기야, 내가 할게_ 쉬고 있어


한여주(29)
됐거든 ㅎ 다 했어


한여주(29)
너야말로 애들이나 놀아주면서 기다려-


박지민(29)
우응- 싫어


한여주(29)
뭐?ㅎ


박지민(29)
난 너랑 있을래

_설거지를 하고 있는 여주의 뒤에서 안아주는 지민이지.



한여주(29)
이봐요, 박지민씨-


박지민(29)
우응 왜_


한여주(29)
이거 놓아주시죠?


박지민(29)
싫다면요-


한여주(29)
오늘부터 각방이죠


탁-]

_여주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여주의 허리를 감싸고 있던 팔을 푸는 지민.


박지민(29)
..뭐야 치사하게.


한여주(29)
하나도 안 치사한걸?


박지민(29)
....남편이 열심히 일하다가 왔는데


박지민(29)
이런 스킨십 정도는 해줄 수 있잖아ㅏ아...


한여주(29)
피식-]

_마침 설거지가 끝난 여주가, 손을 씻고 나서야 지민이를 향해 돌아보지.



한여주(29)
고생했어 지민이-


박지민(29)
...말이 다야?


한여주(29)
...쳇 ㅎ



한여주(29)
뭘 해주길 바라는데?


박지민(29)
알잖아


한여주(29)
싱긋-]


쪽-]


_지민의 입술에 수줍게 입맞춤을 건네는 여주지.


박지민(29)
아, 예뻐 여보야.


한여주(29)
뭐래, 낯간지럽게_


박지민(29)
한 번 더 해줘도 돼, 내가?


쪽-]


_여주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입을 맞추는 지민이지.

_결론은 어찌 됐든 입을 맞출 계획이었다는 거야.





++ 요로코롬 또 갑작스럽게 오는게 망개심심글의 묘미인거 알죠?! 다음을 기다려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