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선생님"

#24 미안해

유여준(S)

........

뚝뚝 흐르는 피

머리에 흐르던 피는 굳었지만 팔의 상처는 달리면서 계속 벌어졌는지 끊임없이 흐른다

시계의 시침은 12시를 가리켰고

초침은 하염없이 달리기만을 계속했다

유여준(S)

.....흐윽..

스르륵 주저앉은 여준

얼굴이 눈물과 피로 물들었다

계속 울었다

자신만 도망친게 원망스러워서

김태형만 그곳에 남은게 원망스러워서

그때였다

띠, 띠, 띠

윤기가 준 통신장비가 울렸다

여준은 꺽꺽거리며 눈길을 돌렸다

정말 처음으로

자신이 살았던 과거가 추하다고, 더럽다고 느껴졌다

그치지 않는 신호음

여준은 힘겹게 일어나 귀를 틀어막고 태형의 방으로 향했다

침대 아래에 주저앉아 이불을 꽉, 껴안았다

태형의 은은한 냄새가 났다

그 은은함을 놓치기 싫었다

하지만 여준이 이불을 더 꽉 껴안을수록

향기는 사라져갔다

여준의 피가 천조각에 붉게 물들고

그 비릿한 냄새가 방을 가득 채웠다

차가운 밤이

홀연히 지나갔다

ㅡ4일 뒤 아침ㅡ

김태형은 집에 돌아오지 않았고

여준은 하루하루를 악몽에 시달렸다

김태형이 불길에 타죽는 꿈

가끔 환청도 들렸다

김태형(V) image

김태형(V)

"senor, 몸 조심해"

마지막 목소리가 맴돌았다

결국 두 귀를 막고 눈을 감았다

그렇게 그 자리에서 그대로, 4일이 지났다

그때였다

김태형(V) image

김태형(V)

여준아

유여준(S)

........

등 뒤에서 문이 달칵, 열리고

김태형(V) image

김태형(V)

....나, 왔어

태형이 나타났다

그리고 동시에 여준은 생각했다

'내가 김태형을 많이 좋아하는구나'

'빨리 이곳을 떠나야겠구나'

'그래야 김태형이 안전하겠구나'

김태형(V) image

김태형(V)

늦어서, 미안해

여준은 태형의 마지막 목소리로 눈을 감았다

스스로 자처한 아픈 잠이 들고

김태형(V) image

김태형(V)

....내가, 정말 미안해

힘겹게 떨리는 목소리가 여준의 몸을 감쌌다

ㅡ예고ㅡ

김태형(V) image

김태형(V)

나..어떻게 빠져나왔는지, 안물어봐?

유여준(S)

살았잖아, 그럼 됐지

ㅡ댓 17개 이상시 연재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