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2. | 갑자기 들이닥친 불행은_


드르륵)

여학생
성운아!


하성운
왜

여학생
나 숙제 좀 도와주라..


하성운
어?

여학생
너 수학 잘하잖아 조금만 도와줘..ㅠㅠ


하성운
넌 내가 호구로 보여?

여학생
어..?


하성운
문제 가져오는 족족 대신 풀어주는 호구로 보이냐고

여학생
성운아 갑자기 왜 그래..


하성운
내가 먼저 질문 했잖아 대답해

여학생
아니..그게..

선생님
성운아 이거 좀 옆반에 가져다ㅈ...


하성운
쌤

선생님
응..?


하성운
그걸 왜 제가 해야해요? 선생님이 손이 없어요 발이 없어요 왜 못하냐고요

선생님
그런게 아니라 내가 아침 업무도 많고 좀 바쁘니깐..


하성운
아~ 본인이 해야할 일은 제자에게 맡겨 놓고 교무실에서 커피 홀짝 거리고 계시는게 업무구나

선생님
하성운 너 어디서 선생님한테..


하성운
왜 다들 저를 호구로 봐요


하성운
해달라는거 다 해주니깐 부려먹을 만한 그런 쉬운사람으로 보이나보네


하성운
앞으로 모두가 원하는 착하고 호구같은 하성운은 없을거예요


하성운
참는 것도 정도가 있지..

쾅)

오늘도 본인을 보자마자 당연한듯 본인 대신 할 일을 시키는 사람들을 보자마자 쌓여있던 말들을 다 퍼붙고 나왔으나, 성운은 이런 적이 처음이라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현리원
여기서 뭐해?


하성운
어?


현리원
반에 안 들어가?


하성운
방금...나 해냈어..


현리원
뭘 해내


하성운
나..나 쌓인 것들 다 말하고 왔어


현리원
진짜?


하성운
착한 척 안 하고..내 성격 그대로


현리원
내가 그랬잖아 넌 할 수 있다고


현리원
진짜 진짜 잘했어



(학교가 끝난 후)


현리원
비오네..


하성운
요즘들어 비가 자주 온다


현리원
그러게


하성운
우산 있어?


현리원
아니..


하성운
그러면...지금 집에 가기는 무리고 여기 옆에 떡볶이라도 먹으러 갈까?


현리원
좋아 ㅋㅋ


현리원
네가 사는거야?


하성운
내가 먹자고 했으니깐 내가 사야지


현리원
잘 먹을게


하성운
그래 어서 먹어


현리원
쓰읍..하..아 매워


하성운
너 매운거 잘 못 먹어?


현리원
나 맵찔이야 ㅋ


하성운
ㅎ 여기 물


현리원
아 고마워


하성운
근데 어째 비는 그칠 생각을 안 하냐..

르르르르


현리원
어? 전화왔네


하성운
아는 사람이야?


현리원
엄마


하성운
아 얼른 받아 봐


현리원
●엄마?

구급대원
●저기 따님 되시죠? 여기 지금 빗길 충돌사고가 났어요


현리원
●네..?!

구급대원
●어머님이 차를 모시다가 뒤에서 다른 차가 박아서 좀 많이 다치셨어요 지금 의식불명 상태셔서 좀 많이 심각해요

구급대원
●지금 병원으로 이송중에 있으니깐 얼른 와주세요


현리원
●알겠습니다 금방 갈게요


현리원
....


하성운
왜 뭔데 무슨 일이야


현리원
성운아....


하성운
왜..왜 그러는데


현리원
나 어떡해..?


현리원
엄마가...사고가 났대..


하성운
뭐..?


현리원
병원으로 얼른 오래...심각하다고


하성운
야 일단 병원가자 얼른


하성운
택시 부를게

의사
사고 신고 받고 구급대원들이 출동해서 도착했을때 이미 의식 불명 상태이셨습니다

의사
일단은 며칠 더 지켜볼거지만...아마 가망성은 없을 것 같네요


현리원
...


하성운
괜찮아 리원아 괜찮을거야

야속하게도 사고의 가장 큰 주범인 비는 어느새 그쳤고, 하늘에는 예쁜 무지개가 띄워져 있었다.

갑자기 들이닥친 불행은 늘 당사자를 괴롭게 했다.


현리원
바쁘면...가도 돼


하성운
아니야 내가 바쁠게 뭐 있어


하성운
그리고 지금으로서는 이게 제일 중요하지


현리원
네 일도 아닌데..


하성운
내 일은 아니지만 네 일이잖아


현리원
너 여기 있지 마..


현리원
네가 계속 내 옆에 있으면...난 너를 의지 할려고 할거고


현리원
그렇게 되면 너만 귀찮고 힘들어져


하성운
의지하고 기대고 마음것 슬퍼해도 돼


현리원
...성운아 있잖아 슬픔은 다른 것들과는 달라


현리원
다른 것들은 나누면 반으로 줄어 들지만


현리원
슬픔은 나누면 두배가 돼


현리원
아무 죄도 없는 네가 슬퍼하는거 나는 못 볼 것 같아서 그래


하성운
그런 말 하지마


하성운
네가 뭐라고 해도 나는 안 갈거야


현리원
너..그 말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하성운
응


현리원
그러면 나 한번만 안아줘


하성운
얼마든지

참았던 눈물샘이 터졌는지 성운의 교복셔츠는 젖어들어갔다.

아무말 없이 흐느끼는 그녀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건, 그저 가만히 품을 내어주는거 뿐이었다.

조심스레 손을 올려 그녀의 등을 토닥여주면서 성운은

'나는 너의 불행까지 사랑해' 라는 뒷말을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