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8. | 너를 너무 사랑해서


한바탕 통곡 후, 울다 지쳐 잠든 리원을 성운은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하성운
넌 내 옆에 있으면 안 되나봐


하성운
내 옆에 있으면 불행해지나봐


하성운
그래서 너한테 내 옆을 떠나라고 하고 싶은데


하성운
넌 그러라고 한다고 그럴 애가 아니겠지

한손으로 리원의 뒤통수를 한번 쓰다듬어 주고는 이내 침대 옆 협탁 위에 놓여진 메모지와 펜을 집어들었다.

잠시 망설이더니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고 글을 써내려갔다.

의사
하성운군?


하성운
네?

의사
일어났네요 이제 가보아도 좋아요


하성운
네 감사합니다


전 웅
현리원 자네?


하성운
응


하성운
웅아


전 웅
어?


하성운
나 퇴원해도 된대


전 웅
그래? 그러면 쟤 깨워


하성운
아니


하성운
자게 나둬


하성운
아 먼저 가볼테니깐


하성운
리원이 일어나면 이것 좀 전해줘라


전 웅
...

웅이는 받아든 메모지를 잠시 바라보더니 성운을 지그시 쳐다보았다.


전 웅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냐


하성운
응 이렇게 해야지 내 마음이 편할 것 같아


전 웅
어차피 다음 주 목요일에 재판이라 만나야하잖아


하성운
알아보니깐...굳이 내가 가야하는게 아니더라


하성운
그리고 내가 간다고 해서...가해자의 가족석에 앉아있을 뿐이지 리원이한테 도움이 안 될거야


하성운
이 아무 잘못도 없는 아이가 내 옆에서 힘든것보단 이게 맞는 선택같아

...

...

...


현리원
으음....


전 웅
일어났냐?


현리원
뭐야...?


현리원
성운이는?


전 웅
퇴원했어


현리원
뭐?


현리원
왜 나 안 깨웠어


전 웅
걔가 깨우지 말래서


전 웅
그리고 이거 주고 가더라


전 웅
읽어봐

To.내가 너무 사랑하는 한 사람

리원아 너는 내 옆에 있으면 안 되는거 같아. 내 옆에 있으면 항상 불행하고 힘든거 같고, 네가 내 옆을 완전히 떠나야지 네가 비로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거야.

근데 내가 이렇게 말한다고 넌 떠날 아이가 아니라는걸 난 잘 알아.

그래서...내가 네 옆을 떠나기로 했어.

나를 찾으려고 애쓰지도 말고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랑이었다고 생각하고 잊어.

사랑도, 사람도 갑작스럽게 찾아오고 또 갑작스럽게 떠나가잖아. 그냥 그런거라고 생각해.

만약에 우리가 진짜 운명이라면, 먼 미래에 다시, 그땐 정말 웃으면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사랑했어 리원아.


현리원
...


현리원
시발새끼...흐으..


현리원
왜...누가 가랬냐고...누가 떠나랬어.. 왜 자기 멋대로 판단하고 떠나는데...


현리원
이기적인 새끼...내가 너한테 가버리라고 하지도 않았잖아...언제 내가 네 옆에서 불행하댔어..


현리원
그때 너한테 기대라고, 의지하라고 했잖아...그거 다 거짓말이었냐?


현리원
아직까지 네 얼굴 보기 힘들다고 했지 누가 영영 보지 말자고 했어...


전 웅
...가자


전 웅
병실 빼야해


현리원
비틀)


전 웅
야야 나 잡아


전 웅
걸을 수는 있겠어?


현리원
몰라아...


전 웅
기다려


전 웅
●여보세요? 야


김지수
●왜


전 웅
●병원에 좀 와줘라


김지수
●지금?


전 웅
●ㅇㅇ 네 친구 다 죽어가는데 같이 부축해줘


김지수
●뭐? 무슨일인데


전 웅
●자세한건 내가 나중에 설명해줄게 일단 오기나 해


김지수
●알았어 주소찍어

한편..


하성운
잘한 선택일거야


하성운
...너무 사랑하면 결국 이렇게 되는구나


하성운
아 아닌가 그냥 우리라서 이런건가


하성운
뭐가 어찌 됐든 씁쓸한건 매한가지네

너를 너무 사랑해서, 너를 떠나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