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9. | 잘 지냈어라는 약간의 거짓말


(2년 후),

시간은 속절없이 흘렀다.

2년 전, 성운이가 나를 떠난 이후로, 학교에선 여러 소문이 돌았지만, 그 누구도 정확히 성운이의 행방을 알진 못 했다.

재판은 헬조선이라고 불릴만큼 가해자들에게 넓은 아량을 배풀어주는 대한민국 치고는 꽤 만족스럽게 끝났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진짜 맞는지 그 당시 힘들어했던 일들은 이젠 거의 다 잊어갔다.

아 딱 하나, 성운이만 빼고.

가끔, 아니 매일 생각이 나고 지금은 뭘 하고 있을까 궁금해지지만, 뭐..걔도 걔 나름대로 잘 살고 있지 않을까.

르르르르


현리원
●여보세요?


김지수
●야 나 요즘 할거 없는데 주말에 영화나 보러 갈래?


현리원
●안 돼


김지수
●왜?


현리원
●나 여행갈거야


김지수
●헐? 어디로?


현리원
●멀리는 아니고 부산에 잠깐 머리식히러


현리원
●요즘 대학오고 너무 바빴어


김지수
●그래..그런 시간도 필요하긴 하지


김지수
●잘 다녀와


현리원
●응 나 갔다 와서 만나자 ㅋㅋ





현리원
아~좋다

시원한 바닷바람에 기분이 좋아졌다.

해변가에 나란히 앉아서 모래찜질을 하는 커플도, 모래성을 쌓고 있는 아이들도 다 너무 예뻐보였다.

여유로움이란건 이런걸까 싶으면서도, 살짝 드는 쓸쓸함에 멍하니 바다만 바라보았다.


현리원
보고싶네...갑자기

사실 갑자기라는 말은 거짓말이었지만 그래도.


현리원
그렇게 나 나두고 가서는 잘 사나 모르겠네

한참 그리움에 젖어있을 때 쯤,

???
저기요!


현리원
저기...요?


현리원
저..저...저기요..!


하성운
네?

???
안 들리나..

???
저기요!!


현리원
네?

누군가의 부름에 리원이 뒤를 돌아보자

???
이거 떨어트리셨...


현리원
어...?


하성운
어?

그가 서 있었다.

비록 고작 2년이지만 성숙해진 그의 모습은 리원의 눈에 눈물을 고이게 만들었다.


하성운
오랜만이네


현리원
...응 그러게


하성운
잘 지냈냐고는 묻지 않을게


하성운
네가 잘 지냈으면 좋겠어서 내가 떠난건데


하성운
만약 네가 잘 지내지 못 했다고 대답하면


하성운
내가 너무 미안하잖아


현리원
난...잘 지냈어

나를 두고 떠났던 네가 너무 미웠었지만,

나를 위한답시고 그랬던거기에,

너를 미안하게 만들고 싶진 않았다.


하성운
다행이다


현리원
잘 지냈는데...


현리원
잘 지낸건 맞는데...


현리원
너무 보고싶었어

나를 바라보는 너의 눈빛이 매우 슬퍼보였다.


하성운
앞으로도 잘 지내야 해


하성운
내가 미안하지 않도록


현리원
너는


현리원
너는 나 안 보고 싶었어?


하성운
왜 안 보고 싶었겠어


하성운
근데..내가 떠나고 난 뒤로


하성운
너 일 다 잘 풀렸잖아


하성운
내가 다시 너를 힘들게 하고 싶진 않아


현리원
네가..


현리원
네가 그랬잖아


현리원
그 편지에서..우리가 나중에 다시 만나게 된다면 진짜 운명일거라고


현리원
그리고 그때는 웃으면서 만나자고 그랬잖아


현리원
근데...왜 안 웃어주는데


현리원
왜 다시 떠나려고 하는데


현리원
나 앞으로 그때처럼 힘들고 불행해도 좋으니깐


현리원
그냥 내 옆에 있어


현리원
부탁 아니고 질문은 더더욱 아니고


현리원
명령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