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연
1. 사랑

꽃채온
2018.11.11조회수 12


민윤기
눈을 떴을 때 보이는 건


민윤기
지긋지긋한 현실 뿐이어서


민윤기
나는 내가 이대로 눈뜨지 않기를 바랐다.


민윤기
하지만 꿈은 꿈일 뿐이라는 듯


민윤기
현실은 언제나 날 찾아와서


민윤기
나를 지옥 끝으로 몰아넣었다.


민윤기
"살려...주세요..."

아무 의미없을 외침이었지만

이것마저 외치지 않으면 저가 돌아버릴 지경이었기에,

윤기는 목이 쉴 때까지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말했다.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도 지켜지지 않은 그 창고방은

더럽고 추잡했으며,

동시에 윤기의 가장 찬란한 시절을 빼앗아간 곳이었다.

윤기는 그곳에서 고통에 신음했다.

그러나 아무도 들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아버지
"입양아 새끼, 어딜 개겨?"


민윤기
"흐윽...윽...죄송...죄송해요...읍..."

윤기는 입양아였다.

이것은 세상에 윤기의 입지가 없다는 것을 뜻했다.

윤기의 양부모는 탐욕에 가득찬 허영심 많은 사람들이었다.

그저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따라하기 바쁜

인생을 낭비하는 자들.

윤기를 입양한 것도 그런 맥락이었다.

주변의 누군가가 아이를 입양했고

그 아이가 더없이 예쁘고 투명한 것에 질투가 난 부부가

고아원에서 선택해온 것이 윤기였다.

그러나 윤기는 부부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정확하게는 부부의 기대와 다른 쪽에 재능이 있었다.

그것을 알지 못한 부부는

윤기를 쓸모없는 식충이 취급했다.

끊임없는 폭언과 폭행, 방치에 아이였던 윤기의 몸에는

상처가 낫는 날이 없었다.

산산조각난 윤기는 치료는 고사하고

다정한 말 한 번 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점점 곪아갔고 썩어갔다.

윤기는 찢겨진 인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