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 주제에 어찌 당신을 사랑하겠습니까 <단편>
# 고작 하인 따위를 사랑할리가 없잖아



그래서 제가 빼시면 안된다고..ㅎㅎ



김여주
..!

그 남자다.

아침에 보았던 싱그러운 미소가 아름다웠던 그 남자 하인이다.


김여주
...

나는 얼빠진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는 나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최수빈
저, 그 마개 좀 주실래요?

그는 내가 뽑은 마개를 가르키며 물었다.



김여주
아,


김여주
아, 그..여기..!


최수빈
감사합니다..ㅎㅎ


김여주
..

뭐가 감사하단건지 그는 나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나는 그런 그가 이해가되지 않았지만, 그 미소에 한번 빠지고 나니 그럴겨를도 없었다.


탁._

그는 마개를 집어 넣어 오크통을 막았다.



김여주
..고마워


최수빈
..?


최수빈
아, 아니에요


최수빈
근데, 이 저택 아가씨 맞으시죠?


김여주
..응


최수빈
드레스가 다 젖으셨는데..


최수빈
괜찮으세요?


김여주
..아

그러고보니 와인이 흘러내릴때 내 드레스도 같이 흠뻑 젖어버렸다는걸 깨달었다.



김여주
...너는 더 심한데

온몸으로 와인이 흘러내리는 오크통을 막아 머리부터 발끝까지 와인으로 젖은 그를 바라보곤 말했다.



최수빈
..아


최수빈
저는 괜찮습니다


최수빈
가서 갈아입으면 ㄷ..



유재희
아이고, 아가씨..!!!

재희는 나를 향해 급하게 뛰어 왔다.



유재희
이게 다 뭡니까..!?


김여주
..아, 와인 좀 마시려고..


유재희
하이고, 무슨 와인을 옷으로 드셨습니까?


김여주
...

크흠..



유재희
빨리 오십쇼, 옷 갈아입으셔야죠


김여주
..아, 응


김여주
..

나는 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수빈에게 말을 걸었다.



김여주
..너도 따라와.

..아차, 너무 딱딱하게 말했나;;



최수빈
?


최수빈
아, 네 아가씨

수빈은 내가 부르자 경직된 모습으로 따라나섰다.



김여주
..

..이게 아닌데..;;








김여주
재희야, 저 남자하인이 쓸 목욕물 좀 받아줘


유재희
..네??


최수빈
!


최수빈
아, 아닙니다..!


최수빈
저..저는 그냥 옷만 갈아입으면 ㄷ.


김여주
..내 말을 듣지 않을건가?

여주에겐 별 의미 없는 말이였지만 수빈에겐 섬뜩하게 들렸다.



최수빈
..아, 아뇨


유재희
..아니, 아가씨


유재희
그래도 저 하인놈의 물을 받으라뇨..;;


유재희
백작님께서 아시면 어쩌시려고..


김여주
..그럼, 내 욕조에 물 받아.


김여주
넌, 거기서 씻거라


최수빈
..??

수빈은 아까보다 더 당황했는지 토끼눈이 되서는 여주를 바라보았다.



유재희
아가씨..!??

재희도 그런 여주가 이상했는지 갸웃둥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김여주
난, 말했어.


유재희
..네, 아가씨








김여주
..옷은 이걸로 갈아입으렴

나는 평민들이 입는 옷을 가져다 주었다.



최수빈
..아, 네


김여주
...

나는 수빈에게 옷을 건네고 멀뚱히 서 있었다.



최수빈
..


최수빈
..저기, 저 씻어도 될까요

수빈은 조심스레 물었다.



김여주
응, 씻으라고 물까지 받아줬잖아


최수빈
..네, 그쵸..


최수빈
근데 계속 거기 서 계시면..


최수빈
제가 옷을 벗을 수가 없ㄴ..


김여주
..아.


김여주
..아, 미안..!!

나는 수빈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고, 급하게 욕실에서 나왔다.



최수빈
..;;

수빈은 급하게 나가는 여주의 뒷 모습을 보고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김여주
...

어머, 미쳤지 내가..

왜 그자리에 계속 서 있던거야..;;

아..진짜..

나는 모든게 혼란스러웠다.

왜 그에게 이토록 얼떨떨한지, 자꾸만 그의 앞에선 내가 아닌것만 같았다.

그에게 어쩔줄 모르는 내 모습이 낯설었다.



유재희
아가씨


김여주
?


유재희
아가씨도 얼른 씻으러 가야죠


김여주
..아, 그렇지 참


유재희
아휴, 어서 가요


유재희
아가씨가 갑자기 웬 하인놈을 이리 챙기시는지..-


김여주
..응?


유재희
그렇잖아요, 원래 아가씨 같으면 하인들한테 눈길도 주지 않으시면서..


김여주
..내가?


유재희
예, 그럼요


김여주
..


김여주
아버지께서 가까이 가지 못하게 하셔서 그런거겠지..


유재희
예, 근데 왜 저 하인에게만 이리 친절을 배푸시냐구요..--


김여주
..친절?


유재희
저 하인놈들이 귀족 욕조를 언제 써 보겠습니까, 안 그래요?


김여주
..그런가

..그냥 나 때문에 옷이 젖은게 신경쓰인것 뿐인데.

..그냥 그런건데





그렇게 나는 목욕을 마치고 새로운 드레스로 갈아입고 나왔다.



유재희
이제야 깨끗해지셨네요!


김여주
응ㅋㅋ


김여주
근데, 그 얘는?


유재희
그 얘요?


김여주
응, 내가 욕조까지 빌려줬던 그 남자하인


유재희
아, 당연히 벌써 씻고 나갔죠


김여주
..벌써?

나는 왠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유재희
예, 하인인데 일을 해야죠


김여주
..아

그렇구나..



유재희
자, 그리고 이제 아가씨는 저녁드셔야죠!


유재희
오늘 백작님께서 오셔서 함께 저녁식사를 하시기로 하셨잖아요~


김여주
아, 맞다


유재희
어서 가요, 아가씨ㅎㅎ


김여주
응







등장인물
1 | 아니, 그거 알아?

등장인물
1 | 그 차가운 아가씨께서 새로 들어온 남자하인에게 아가씨 욕조를 내어주셨대

등장인물
2 | 헐, 진짜?

등장인물
1 | 응응, 아가씨 하녀 담당 애들이 말해주더라고..(속닥)

등장인물
3 | 왠일이래, 혹시 그 남자 하인이랑 그렇고 그런 관계인거ㅇ

"크흠.!"


유재희
요즘, 부쩍 소란스럽네요


유재희
그쵸, 아가씨?


김여주
응, 그렇네

등장인물
1 | 히익, ㅇ..아가씨..!?

등장인물
2 | ㅈ..죄송합니다..!!


김여주
아니야, 괜찮아


김여주
오해할 수 있지


김여주
그렇지만, 입이 가벼워서야 우리 저택에서 오래 있기는 힘들겠구나.

등장인물
1,2,3 | ...허업,

하녀들은 입을 꾹 다물고 그대로 고개를 숙였다.



김여주
뭐해, 가서 일들 봐

등장인물
1,2,3 | ..네!

그렇게 하녀들은 도망치듯 빠져나갔다.



김여주
..


유재희
...진짜, 틈만나면 남 험이나 보고 아래것들은 다 저리 못됐습니다.


김여주
..

'피식'


김여주
뭐, 아래것들이나 위것들이나 험담하는건 똑같지 뭐ㅋㅋ


유재희
..아가씨이..

재희는 여주를 걱정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김여주
재희야, 난 괜찮다


김여주
그런데, 내가 그렇게 차갑니..?

아니, 진짜 궁굼하네

나는 하녀들과 얘기도 별 나누지도 않았는데 언제부터 차갑다는 인식이 박힌거지..?;



유재희
..

재희는 그런 여주의 눈치를 살폈다.



김여주
..왜, 너가 봐도 차가워?


유재희
아니..뭐..우리 아가씨가 마음 진-짜 따뜻하신건 저야 너무 잘 알죠오..


유재희
근데..솔직히


김여주
..솔직히?


유재희
백작님을 닮으셔서 얼굴이며 말투가 너무 쎈것 같..


김여주
...


유재희
가 아니라..~!


유재희
신경쓰지마세요, 저런것들이 말하는건..!


김여주
..그래


유재희
아아, 진짜 아가씨 백작님을 닮아서 잘생겼거든요?? 근데 진짜 그 특유의 백작님의 카리스마 분위기랄까..? 그래서 조금 다가가기 어렵ㄷ

재희는 주절주절 입을 열었다.



김여주
재희야, 그만해도 돼


유재희
..합, 네엡..


김여주
ㅋㅋㅋㅋㅋㅋ


김여주
너는 참 수다스러운 아이구나


유재희
..어리다고 무시하는거에요?--


유재희
제가 아가씨보다 2살은 어리지만 실력은 출중하다구요..!-3-


김여주
응, 그건 나도 잘 알지


김여주
그저, 수다스러운게 귀여워서 그랬어


유재희
..헉, 아가씨이..~!


유재희
그렇게 설레는 말을..!!


김여주
ㅋㅋㅋㅋㅋㅋㅋㅋ

뚜벅._

구두 소리가 가까워진다.


등장인물
백작 | 여주야, 잘 있었느냐


김여주
!


김여주
예, 아버지


김여주
식사 하시러 가요

그렇게 나는 아버지와 함께 식사를 하였다.


식사를 하는 내내 무뚝뚝하신 아버지를 보며 음식이 입으로 넘어가는지 코로 넘어가는지도 모르게 음식들을 삼겼다.






아버지와의 식사가 끝나고 잠에 들 채비를 했다.



김여주
...

하지만, 잠이 오질 않는다.

역시 무리하게 배에 음식을 집어넣은 탓에 한참을 먹은것을 뱉어냈더니 배 속이 텅 빈 느낌이였다.



유재희
잠이 안 오십니까?


김여주
..아,


김여주
재희, 너는 얼른 자러 가렴


김여주
나 때문에 자러가지도 못하고 있었구나..


유재희
아닙니다, 아가씨..!


유재희
..그저, 걱정이되어서..


김여주
..ㅎㅎ


김여주
됐어, 얼른 들어가서 쉬어


유재희
..


유재희
..네, 그럼 정 힘드시면 다시 불러주세요


김여주
응, 들어가

그렇게 재희을 돌려 보낸 후

나는 계속해서 밤을 뒤척였다.



김여주
..

"꼬르륵._"

...배고프다

먹은 것을 전부 토해냈으니, 그럴만도 하지..

스윽._

나는 조용히 침대에서 일어나 밖으로 향했다.






저택의 밤은 어두웠고, 공허했다.

넓은 복도가 이리 텅 비어있으니 왠지 다른 세상에 온듯한 기분이였다.



김여주
...

나는 저택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돌아다녔다.


그렇게 얼마나 저택을 들쑤시고 다녔는지 이내 지쳐 나는 계단 앞에 쭈구려 앉았다.

털썩._


김여주
..하


김여주
배는 고파서 잠은 오질 않고, 이 시간에 먹을 수도 없고..


김여주
어쩌지..

그렇게 나는 혼자 저택 계단의 갯수를 하나 둘 세고 있다가 어디선가 누군가의 발소리를 들었다.

뚜벅.

뚜벅._



김여주
!

발소리는 점점 가까워져갔고 끝내 그 발소리는 내 앞에서 뚝._ 하고 멈춰섰다.


등장인물
??? | ..이 밤에 무슨일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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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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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