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 주제에 어찌 당신을 사랑하겠습니까 <단편>

# 고작 하인 따위를 사랑할리가 없잖아

..이밤에 무슨일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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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

또 그 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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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잠이 오질 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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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끄덕)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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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그래도 이밤에 혼자 다니시면 위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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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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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뭐 필요하신게 있다면 말씀해주세요ㅎㅎ

그는 머뭇거리는 나에게 다정한 말투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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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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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먹을 것 좀

나는 작게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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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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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방금, 뭐라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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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ㅁ..먹을ㄱ

"꼬르륵..!!"

저택안에 고요히 꼬르륵 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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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

나는 순간 꼬르륵 소리와 함께 벙찐 채 허공을 바라보았다.

쪽팔림에 도저히 그를 바라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스윽.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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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저랑 같이 가실래요?

수빈은 계단에 쭈구려 앉아 있는 나에게 정중히 손을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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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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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 응..

나는 그런 그의 손을 잡았고 그대로 그를 따라 계단에서 내려갔다.

그가 데려다준 곳은 와인창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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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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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잠깐만, 기다려보세요

수빈은 금새 주섬주섬 무언갈 들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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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저녁때, 못 먹어서 남은 빵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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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이거라도 드시겠습니까..?

수빈은 빵 한조각을 내게 건네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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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그리고 나는 건넨 빵을 빤히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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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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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아, 역시 아가씨가 먹기엔 조금 그렇죠..?

수빈은 민망한듯 들고 있던 빵을 내려놓으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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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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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고마워, 잘 먹을게..

나는 수줍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수빈이 건넨 빵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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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아

수빈은 그런 귀족인 내가 평민의 땅을 먹는다하니 신기했는지 놀란 눈으로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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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오물오물,

나는 조금씩 찢어 빵을 입에 넣었다.

평민들이 먹는 빵은 매우 질기고 딱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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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진짜, 이런거만 먹고 사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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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괜찮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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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응, 먹을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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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다행이네요, 저는 걱정했습니다..혹여나 이런 평민들이 먹는 빵은 안 드실줄 알았어요

수빈은 안심한 눈으로 빵을 먹는 나를 다정하게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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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ㅇ..응

그 눈이 어찌나 맑고 부드러운지, 눈망울에서 조차 그의 다정함이 온전히 느껴질 정도였다.

나는 그런 그의 눈에서 시선을 빼앗겨 버렸다.

먹던 빵을 씹지도 않고 그의 눈만 빤히 바라보며 그를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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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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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더 필요한것이라도..?

수빈은 여주가 계속 쳐다보는 것이 신경쓰였는지 이리저리 안절부절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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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니,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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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너는 눈이 되게 이쁘구나..

나는 홀린듯 그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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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ㄴ..네?

수빈은 여주의 말에 당황한듯 뒤로 한 발짝 내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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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더, 가까이서 봐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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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제 눈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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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나는 수빈의 눈동자를 따라 얼굴을 들이밀어 그의 눈과 가까워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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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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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ㅈ..저기, 아가씨 너무 가깝ㅅ

수빈은 우물쭈물 뒤로 물러났지만 이내, 벽에 다다랐기에 물러설 곳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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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아,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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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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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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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나도 모르게 계속 보게 되었구나

나는 수빈의 한 마디에 정신을 차리고 다시 수빈에게서 뒤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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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아, 아닙니다

수빈은 많이 당황했는지 얼굴이 빨갛게 달아 올라 머쩍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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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하, 나 요즘 왜 그러지..;;

요즘따라 이 아이에게 이리 충동적이게 되니..

나는 억제할 수 없는 이 감정에 멈출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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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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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다시 서먹해진 사이에 적막함만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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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먹어

여주는 수빈이 준 빵을 반으로 갈라 수빈에게 건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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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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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아니, 전 괜찮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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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먹어, 너는 저녁 굶었을거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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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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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감사합니다..(싱긋)

빵을 건넨 나를 보고 싱긋 웃음을 짓는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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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뭘 감사할것까이지야..

나는 별것도 아닌것에 미소를 짓는 그를 힐끔힐끔 쳐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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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아가씨, 목마르지 않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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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 응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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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그럼 이거 드실래요?

그는 와인병 하나를 들고 와 내게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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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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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ㄴ..나 술 못먹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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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아, 그런가요..

수빈은 시무륵 한 표정으로 와인병을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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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니,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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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냥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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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먹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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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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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정말요?

수빈은 여주의 말에 다시 환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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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응

괜찮겠지, 조금이라면..

나는 그가 건넨 와인을 조금씩 맛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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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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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뭐야..달잖아?

아버지가 드시는 와인과는 매우 달랐다.

아버지가 드시는 와인은 모두 죄다 하나같이 쓰고 맛없는 맛이였는데, 이 와인은 달달한 향에 맛까지 달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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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괜찮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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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응, 와인이 이렇게 맛있는거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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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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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그거 제가 직접 담근 와인이거든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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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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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직접 만든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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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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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아버지께서 와인 담그는 일을 하셨는데, 저도 아버지를 따라 어릴적부터 아버지와 와인을 담그는 일손을 도와드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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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그래서 그런지, 저는 와인 만드는거라면 자신있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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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오, 그렇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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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럼, 언제부터 와인을 마셔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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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꽤 됐죠, 12살부터 맛에 대해 배웠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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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한 7년 다 되가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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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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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나보다 어린 줄 알았더니 19살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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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아, 참 아가씨는 이제 곧 성년식을 올린다고 하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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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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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그런데, 벌써 술을 마셔도 괜찮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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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허, 지는 12살때 먹어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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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아, 그렇네요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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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어린애, 취급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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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곧 성년이고, 난 다른 백작가의 귀부인이 될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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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그렇네요, 미리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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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왠지, 마음이 무겁다.

성년식이 있고, 결혼식을 올리게 되면 그때는 이 집을 나올텐데

더 이상 이 남자를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씁쓸한 감정이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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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아가씨는 어딜가서도 잘해내실거에요

수빈은 점점 어두워지는 여주의 표정을 보고 따뜻한 한 마디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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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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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처음엔, 되게 차가운분이라고 생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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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차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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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그런데, 보면 볼수록 솔직하고, 정도 많은 따뜻한분인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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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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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네 (싱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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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두근"

또 저리 다정하게 웃는다..

왜 이 미소를 보고 있으면 이리 가슴이 벅차오르는지..

답답하다, 그치만 그 미소는 계속 보고 싶은 욕심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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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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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내일 또 와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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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예, 그럼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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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여긴, 제가 관리하는 곳이라 아무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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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그러니, 편하게 오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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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무도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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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럼, 너와 나 둘뿐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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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아, 그게 그렇게 되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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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좋구나, 내일 밤 또 올게

나는 그렇게 말하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와인창고를 나와 침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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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

슥슥.._

수빈은 여주의 말에 뒷머리를 슬어넘기며 낯뜨거워지는 자신의 머리를 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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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

슥슥.._

...

그렇게 우리는 밤마다 와인창고에서 만나 사소한 얘기들을 주고 받으며 마음을 키워나갔다.

...

흠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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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희

..아가씨, 요즘 부쩍 기분이 좋아보니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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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응? 그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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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희

예, 원래 이리 웃음이 많으신분리 아니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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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ㅎㅎ, 내가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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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희

..혹시, 어느집 남자와 사랑이라도 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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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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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ㅅ..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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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희

예, 요즘들어 아가씨에 대한 소문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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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희

와인창고에서 아가씨와 어느 남자가 사랑을 나눈다는 이런 뜬 소문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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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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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에이, ㄱ..그럴리가

..사랑을 나누다니,,

..내가?

손 한번도 잡아본적도 없는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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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희

아무튼, 혹시나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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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희

게다가, 아가씨와 사랑을 하는 그 남자가 그때 그 하인남자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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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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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희

그러니까, 그 하인남자와는 좀 거리 좀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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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희

곧 성년식을 올리고, 결혼하실 아가씨가 외간남자랑 붙어있다뇨..말도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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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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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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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희

혹여, 진짜 그 하인을 사랑이라도 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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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나는 곧 다른 가문의 귀부인이될 사람인데..

..내가 그이를 사랑한다니

..그럴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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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하,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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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고작 하인 따위를 사랑할리가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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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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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희

..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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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희

아아..다행입니다 진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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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희

제가 그 소문 듣고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아가씨는 모를겁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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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응, 미안

왠지 마음이 좋지 않다.

...왜 이러지

..스슥._

...

_

_

_

곧 < # 고작 하인 따위를 사랑할리가 없잖아 > 가 끝이 날 예정인데요

이 편이 끝나고 나면 차례대로 다른 맴버가 남주가 되어 다른 스토리가 전개될 예정입니다

그럼, 다들 손팅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