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정의하는 방법

EP.18 빛나는 축제의 밤 ( 1 )

선선해진 날씨에 다가온 뜨거운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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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 별거 없네 "

마을 사람들이 학교에 들어와 축제를 즐길 수 있는 날.

각각 반에서 열린 축제가 한창 뜨거웠다

매운 라면 빨리 먹기, 캘리그라피, 외부에서 진행되는 물감 물총 싸움 등

다양했지만 대부분 작년에 했던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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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 ..... "

2학년 1반에 멈춰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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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영

" 정답 정답! "

반에 얼굴을 넣고 둘러보니 순영쌤이 문제를 맞추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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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 다 털어가시게 생겼네 "

그렇게 시선을 돌리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우리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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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영

' 귀신의 집? '

학생들

' 네! / 몇명이 귀신 분장도 하고... '

순영이 좋은 아이디어라며 박수를 처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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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영

' 완전 좋아 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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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영

' 반을 어떻게 활용해서 귀신의 집을 만들지 궁금한데? '

물론 난 도망쳤다.

그렇다고 노양심은 아니다.

반 꾸미는 것도 했고, 나름대로 아이디어도 냈다

내가 도망친 이유는 하나.

귀신 분장을 하고, 사람들을 놀래키는...

휴, 생각만 해도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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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

" 형~! "

저 뒤에서 이석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평소보다 더 텐션 업이 된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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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 ....뭐냐 그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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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

" 귀엽죠? "

무슨 피 묻은 수술복과 좀비 분장을 하고 나에게 환히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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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 귀엽긴.... "

정말 자기 입으로 피가 덕지덕지 묻은 좀비가 귀엽다고 하니 어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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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

" 저희 밴드부끼리 맞췄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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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 밴드부끼리라면, 부승관도... "

생각만해도 이마가 짚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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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

" 네ㅋㅋㅋㅋ 걔가 진짜 피날레예요ㅋㅋㅋㅋ "

할로윈이라 맞췄거든요~, 석민이 뿌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누가봐도 자신이 낸 아이디어라고 말하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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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

" 이따 저희 밴드부 무대 하는데 꼭 보러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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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

" 오후 6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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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

" 사실 부승관 지금 입기 싫다고 엄청 뭐라고 하고 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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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

" 제가 꼭 입힐테니 꼭 보러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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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 그래. "

석민이 그렇게 뒤를 돌아 달려가버렸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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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 다들 신났네 "

밴드부 무대는 오후 6시. 너무 시간이 오래 남는다.

나? 축제 부스 안 즐기고 뭐하냐고 생각한다면

쉴거다.

작년에 나왔던 아이디어가 대부분이다.

하여주랑...

돌아다닌다면 그러고 싶지만

....안 되겠지.

그냥 선선한 날씨, 그리고 따스한 햇빛이 드는

운동장 스탠드에서 간만에 생긴 시간에 자려고 한다.

그렇게 운동장을 바라보며 눈을 감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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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영

나 빼고 즐거운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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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영

난 이렇게 슬픈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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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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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영

첫사랑보다 그 애가 더 좋은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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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이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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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영

역시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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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영

역시! 넌 나를 좋아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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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영

물론... 거짓말이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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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그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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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진심이였어,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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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근데, 이젠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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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내가 좋아했던 너가 이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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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나를 잡는 족쇄가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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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영

아니야, 그렇게 생각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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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나 걔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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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이젠 너가 들어올 자리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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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남아있을 자리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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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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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이제 내 죄책감이 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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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나를 묶지도 말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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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사고... 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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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그전부터 이미 끝난 사이였잖아, 우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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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 ....... "

얼마나 지난거지.

주변을 보니 어느새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몇시간을 여기서 자고만 있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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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 ....담요.. "

누가 나에게 담요를 덮어주고 갔다.

손에는... 작은 메모지 하나.

- 왜 여기서 자고 있냐?

직감적으로 하여주라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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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 .....따뜻해 "

어깨에 걸쳐있던 담요를 몸에 걸치고 강당으로 향했다.

곧 밴드부가 공연을 할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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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에 오라고 한 이유가 이거였나?

이미 강당은 전부터 시작된 공연에 열이 올라있었다

강당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그리고 6시에 밴드부의 순서.

일부러 내가 자신들의 순서 전부터 지칠까봐 매너해준 이석민

역시 날 너무 잘 알고 있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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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 아, 한다. "

밴드부가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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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 푸하하하ㅋㅋㅋ 저게 뭐야ㅋㅋㅋㅋ "

정말... 부승관이 왜 하기 싫어했는지 바로 이해가 갔다.

알라딘의 지니 분장을 한 부승관이 쭈뼛쭈뼛 나오기 시작했다.

몸, 얼굴까지 온통 파란색이었다

보기만 해도 분장하는 데만 몇십 분이 걸렸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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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

" 여러분 할로윈이지 않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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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

" 저희 밴드부가 할로윈에 맞춰서 분장을 해봤는데, 어떠신가요! 귀엽죠? "

수술복을 입고 있던 석민이 환하게 웃어보였다.

옆에 부승관은 부끄럽다는 듯이 어이없게 웃어보이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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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

" 자자 다들 그래도 열심히 노래도 준비했으니, 다들 저희만 보지 말아요~ "

마리오, 가오나시 등 정말 웃긴 조합이었다.

이석민은 어떻게 저런 생각만 골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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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 웃겨... 진짜 "

그렇게 주변이 고요해지고 드럼 소리가 무대의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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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 부승관 진짜 웃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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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 아... 말 걸지 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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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 너무 수치스러우니깐.... "

부승관이 제 얼굴을 가리고 말을 해왔다.

석민이 그런 승관을 다독이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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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

" 괜찮아, 잘했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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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 형은..!! 씨... 형은 잘생긴 거 하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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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

" 어 저기 너무 맛있는 냄새가 나는 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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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 형!! 제 말 무시하지 마요!! "

석민이 복도를 달렸고 그런 석민에 승관이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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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 ....어휴 유치해 "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점점 끝나가는 축제장을 둘러보았다.

딱히... 뭐 하고 싶은 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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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 갔나.... "

사실 좀 아쉬워지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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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주

" 나 아직 안 갔어. "

갑작스레 뒤에서 들리는 하여주의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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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주

" 하이 "

나와 눈을 맞춘 하여주가 손을 흔들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