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정의하는 방법
- 외전, 그 후의 이야기 ( 1 )


한솔 오빠가 떠난지 몇 주나 지났지만

적응하기 힘들었다.


하여주
" 오빠 우리 밥... "

익숙했던 그 사람이


하여주
" .....아, 맞다 "

없었다.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당연하게 느꼈었다.

매일 아침 우리를 위해 정성스레 차리던 그 모습이,

또 매번 우리가 마음대로 행동을 해도 화를 낸적 없는 그 모습이.

오빠가 우리에게 향했던 그 행동들이 모두

너무 익숙해져 있었다.


하여주
"....... "


하여주
' 거짓말, 거짓말.... '


하여주
' 왜 집까지 나간다는 건데, 왜... '


한솔
' 아가씨 '

10년을 넘게 함께 해왔다.


한솔
' 아가씨의 우는 모습을 보며 떠나고 싶지 않아요 '

어리던 나를 잡아준 건 부모님도, 하성운도 아닌

한솔 오빠였다.


하여주
' 이렇게 가면... 어떡하라고.... '


한솔
' 아가씨 저 때문에 왜 눈물을 흘리시고 그러세요 '


하여주
' 소중하니까!! '

한솔 오빠의 말에 결국 소리를 질렀다.

자신은 나에게 아무것도 아니였다는 듯이 말하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화가 났다.


하여주
' 소중한... 가족이니까..... '

어떻게 보면 진짜 가족들보다 더 가까운 사이였다.

너무나도 소중한


한솔
' ....저도요, 아가씨 '

가족.


한솔
' 저에게도 너무나도 소중한 가족이십니다 '


하여주
" ....한심해, 하여주 "


하여주
" 찌질해.... "


하여주
' 집 나가서? 집 나가서 어디 갈건데? '

어린애 같이 굴었다.


하여주
' 가지마... '

오빠가 정한 선택을 내가 또 참견 했었다.


한솔
' ....모델 제의가, 들어왔어요. '


한솔
' 한번 이런 저런 것들 경험 하면서 지내려고요. '

오빠는 끝까지 어른스러운 사람이었다.


하여주
'......'

또, 오빠는 끝까지


한솔
' 저 때문에 너무 힘들어 마세요, 여주 아가씨 '

따뜻한 사람이였다.


_



지은
" 한솔이 정말 많이 변했더라 "

지은이 한솔의 대한 기사를 읽어 내려갔다.


성운
" ....그래? "


지은
" 요즘 완전 인기잖아 "


지은
" 사람들이 극찬한 모델계 보물같은 신인... "

지은이 한솔의 근황 사진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지은
" 게다가 더 잘생겨졌고... "


성운
" 뭐야 한솔이 좋아해? 갑자기 왜 그렇게 관심이 폭발이야? "

성운이 괜히 한솔 이야기만 꺼내는 지은에 투정을 부렸다


지은
" 뭐야 전엔 가족이라더니 갑자기 왜 이래? "


성운
" 아.... 몰라, 됐어 "

성운이 뭐가 괘씸한지 먼저 발걸음을 돌렸다.


지은
" 뭐야? 왜 저래 "


_



지훈
" 이거... 은근 맛있네 "

회사 휴게실에서 믹스 커피를 타서 마신 지훈이 눈을 반짝였다.


하여주
" 나도 마시고 놀랐어 "


하여주
" 카페 커피랑은 다른 달달함? "

옆에서 같이 커피를 호로록 마시던 여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여주
" 그래서 일은 할만 해? "


지훈
" 뭐... 그럭저럭 "

여주의 물음에 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훈
" 아, 맞다. 아버지께서는 나를 호적에서 파버리시겠대 "

풉, 커피를 마시다가 사례에 걸릴 뻔한 여주가 놀란 눈으로 지훈을 바라보았다.


하여주
" ....뭐라고? "


지훈
" 뭘 그렇게 놀라ㅋㅋㅋ "


지훈
" 그냥... "


지훈
" 어떻게 자신의 아버지 라이벌 회사에 들어갈 수 있냐고 뭐라 그러시더라 "

지훈의 말을 듣고난 여주가 아, 라는 멍청한 소리를 냈다.


지훈
" 아무 힘도 없는 그냥 인턴이라고 했지 "

그래도 뭐라고 하셨지만, 지훈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런 지훈에 여주가 픽, 콧웃음을 냈다.


하여주
"...... "

아무말 없이 커피를 들이키던 여주가 입을 열었다.


하여주
" 우리 여행 갈래? "


지훈
" .....여행? "


하여주
" 응. "

그러더니 지훈에게 시선을 돌려버린다.


하여주
" 둘이서 "


_



하여주
" 사실은 떨려 "


지훈
" ...왜? "

비행기 밖을 바라보던 하여주가 고개를 돌려 나에게 시선을 돌렸다.


하여주
" 무서워서 "

하여주 답지 않던 모습이였다.

떨리는 눈동자와


지훈
" 무슨 일인데? "

그 속에 숨어 깊어진 눈빛이


하여주
" 여행가서 돌아가셨거든 "

날 동요하게 만들었다.


하여주
" 부모님이. "


지훈
"...... "


하여주
" 갑작스러운 바다의 변덕에 생긴 사고였어. "


하여주
"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갔던... 가족여행이었지 "


하여주
" 그래서 여행만 하면 부모님이 생각나서 여행을 못 가겠더라고. "

익숙한 기분을 알고 있다.

나도 옥상에 올라설 때면

머리가 아플 지경이였으니 말이다.


지훈
" 그런데 왜 나랑 바다를 가자고 한거야? "

그래서 피하고, 피하려고만 했다.

난 피하는 게 답인 줄 알았다.

그런데


하여주
" 이겨내려고 "

피하는 것보다 더 좋은 해답이 있었다.


지훈
"....... "


하여주
" 이미 지나간 일로 "

하여주는 알고 있을까?


하여주
" 더 이상 아프기 싫어서 "

자신이 생각보다

더 멋진 사람이라는 걸


_



하여주
" 와.... "


하여주
" 바다가 이렇게 예뻤는지 몰랐네 "

하여주가 맑은 미소로 웃어보였다.

괜찮은가 보다


지훈
" 바다.... 처음와봐 "


하여주
" .....그래? "


지훈
" 아주 어릴 때부터 조직에서만 박혀 지냈으니까 "


지훈
" 이대로 있다간 죽을 거 같아서 학교에 보내달라고 했지 "


하여주
" 그럼 아주 어릴 때부터 훈련 받았을 텐데 "


하여주
" 나한테 흔들렸던 거구나 "

하여주 말에 반박 할 수 없었다.


지훈
" 그덕에 내 인생이 바뀌었으니까. "

보자마자 첫눈에 반했던 건, 내가 맞으니까


지훈
" 어떻게 보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 난 "


하여주
" ......뭐, 웃긴 말이네 "

생각해보면 정말 신기한 일이였다.

하여주를 만나고 내 인생이 바뀌었다.

그 전엔 그냥 조직을 위해서 나 정도는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였다.

하여주를 만나고 여러가지 감정들을 느끼게 되었고


하여주
" 아, 슬슬 추워지네 "

처음이 된, 새로운 목표가 생기기도 했었다.

그리고 난 이제


지훈
" 하여주 "

그녀에게 내 인생을 바치기로 하였다.


지훈
" 너무 좋아해 "


하여주
"...... "

하여주가 나에게 다가온다.


하여주
" 오글거리게 뭐라는 거야. "

뜨거운 숨을 내뱉던 하여주의 입술이

내 입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