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악녀의 이름값 하는 법
01 [사과]할게, 아마,?


하, 지금 상황이 말도 안되는 거 아는데,

난 지금 황여주에게 빙의한지 몇분 아니 몇십초 만에 자리에 앉아 밥을 먹고 있다.

잘 하는 짓이다...

그러고 보니...


지금 내 앞에 앉아 있는 남자애는 황민현이라고, 황여주의 오빠이다. 참고로 얘도 나(황여주) 싫어함.

그나저나 나 지금 몇살일려나... 하고 있는 모양새를 보니 많은 거 같진 않은데,

황민현 쟤도 일단 꼬셔본다. 착한 척 좀 하면 되지 뭐,

내가 한번 작정하고 꼬셨을 때 안 넘어온 남자 없었어-

"그나저나 다니엘하고, 여주 학교 생활 잘 하고 있지? 중학교 3학년이 중요한 시기야- 알겠지?"

중학교 3학년이구나, 여주인공 나연을 만나는건 고등학교 1학년, 남주인공의 정체가 밝혀지는 것도 그때... 뭐, 여주 부모님은 알고 데려 온거지만-



황여주
그럼요.

내가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주변 사람들이 흠칫- 놀라며 너를 쳐다본다. 지금까지 황여주는 잊어 주시겠어요. 나 지금부터 착한 척 존* 할거거든요. 특히 남주님하고 오라버니는 잘 보세요.


황여주
신경써 주셔서...



황여주
정말 감사합니다-

입에 있던 밥 한숟갈을 넘기고 이어가던 말을 계속했다.

근데 이거 꿈인가, 생각해보니까 잠든건데 이걸 곧이 곧대로 믿은 내가 한심한데,

아니지, 꿈이더라도 충분히 매력적이야. 꿈 깨지 전까지 남주하고 오라버니 꼬시고 간다.

"우리 여주 철 들었네- 암튼 다니엘 필요한게 있으면 언제든 말하렴?"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이 부모도 만만치 않단 말이지, 자기 딸은 신경도 안 쓰고 돈줄만 신경쓰네, 이러니까 황여주가 멍청해졌지.


황여주
이만 일어나도 될까요? 속이 좀 안 좋아져서...

"그..그래 쉬어라."

일단 생각도 정리할 겸 일찍 자리에 일어나 방으로 향했다.


황여주
일단, 강다니엘이 방에 들어갈 때까지 기다려야 겠네.

일단... 임나연...

임나연, 황여주와 다니엘의 사이를 더 갈라 놓은 장본인, 어쩌면 진짜 악녀는 임나연이었을지도 모른다. 사사건건 황여주의 심기를 건들여 황여주가 폭발할 때 마다 자기는 쏙 빠져서 황여주만 나쁜 *되는 스킬을 사용하는 귀여운 아이.


황여주
난 쉽게 당하지 않는단다.


황여주
큼-

십여분의 시간이 흐른 뒤 다니엘의 방앞에 다가가 문을 두드렸다. 누구세요-?, 들려오는 다니엘에 말에,


황여주
나야.. 여주..

최대한 불쌍하게 대답했다.


황여주
잠깐, 들어가도 돼?


강다니엘
아, 응..


강다니엘
무슨 일이야? 내가 뭐 잘못했어?


황여주
아니.. 그게 아니라..

다니엘이 조심스레 묻자 내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황여주
미안해.. 다니엘...


강다니엘
에.. 에?

내가 울먹거리듯 말하자 다니엘이 당황하며 나를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황여주
미안해... 흐..흑...

굵은 눈물이 한두 방울 떨어진다. 와 나 연기 진쩌 잘한다.


강다니엘
아니.. 왜 그래..?


황여주
그동안 너한테 못되게 군거.. 진짜 미안해... 사실.. 부모님이 너한테만 신경 쓰니까, 그게 샘나서... 너한테 상처만 주고.. 나 진짜 못된 애야...흑..

얼른 나에게 동정심을 가지렴, 작은 연민이라도 표현하렴.


강다니엘
아니 그러니까.. 그동안 너도 참 힘들었겠구나, 음.. 내 말은.. 힘내라고.. 나도 왠지 미안하네..

나이스


황여주
그럼... 나 용서해주는 거야..?



강다니엘
응, 앞으로는 친하게 지내자. 여주야.


황여주
고마워...

너 정말 착하구나, 착한건지 멍청한건지


황여주
앞으로 도와줄 거 있으면 뭐든 말해. 내가 도와줄게.


강다니엘
아, 응! 고마워.

환하게 웃는 너의 모습에 죄책감이 콩알 만큼 들긴 하지만 너도 좋고 나도 좋고, 좋게 생각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