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악녀의 이름값 하는 법
03 나, [너의 이름을] 부르고 있어


왜 그럴까...


뒷자석에서 가만히 창밖만 바라보고 있는 다니엘에 괜스레 의구심만 든다.

아, 설마


황여주
그런 척 한거야?

작게 움직인 입술에 다니엘이 내 쪽을 쳐다 봤다.



강다니엘
무슨 일이야?

아, 그거구나 강다니엘. 나에 대한 적의를 숨기고 일부러 밝은 척한거구나, 이제야 알아채다니. 나도 참,


강다니엘
왜, 그래?

보통 애가 아니네? 강다니엘. 어디 한번 해보자 이거지-



황여주
아무것도 아니야-

강다니엘, 그에게 작게 미소를 지어보이곤 창문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냥 멍청한 애는 아니구나, 예상 외로 똑똑해.

음, 누가 누군지 모르는데.

소설이 시작된 것은 중학교 마지막 봄 방학이었기 때문에 여주의 중학교 친구에 관해서는 딱히 언급된 적이 없다.

그냥 하던대로 하면....

상관없나, 걔네들이 날 미워하든 말든.

중학교 때 애들은 소설의 전개에 딱히 영향을 주진 않을텐데, 다니엘 빼고

한참 생각하고 있을 때 누군가 내게 다가왔다



정은비
뭐해,?

어떤 예쁘장한 여자애가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황여주
정은비...

라고 명찰에 쓰여있네.

재빠르게 눈을 굴려 발견한 자주색 명찰에는 [정은비]라고 쓰여 있었다.


정은비
왜 그래?


황여주
아무것도, 아냐.

얜 누구지. 소설 속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인물이었다. 그냥 엑스트라인가.

한없이 도도해 보이는 그 여자아이의 몸짓에 무심히 고개를 돌리곤 창문을 주시했다.


정은비
무슨일 있기라도 해?

내 행동에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한 아이가 자존심이라도 상한건지 책상에 살포시 걸터 앉고 안부를 물었다.

너한테 줄 관심없단다. 황여주는 지금껏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호감을 주면 마음을 열었나보다. 이런 여자애가 조금만 관심 안 주면 앵앵되는게 시끄럽기 짝이없다.

정작 중요한건 강다니엘인데, 이런 애를 상대해줄 시간이 없다.


정은비
왜 그러는데,


황여주
별거 아니라니까,


정은비
그래...,

힘없이 뒤돌아 자신의 무리로 향하는 아이에 혀를 차곤 하던 생각을 정리했다.


황여주
그냥 솔직하게 행동해서 제안을 할까,

강다니엘도 무언가 필요한것이 있을것이다. 나는 그 약점을 알아내면 된다.


황여주
중요한건 그걸 어떻게 알아내냐는 건데..

소설속에서 약점이 나왔던가, 그 점은 좀 생각을 해봐야 할거 같다.

그나저나 강다니엘 어딨지.

어제 들은 바로는 반이 같았던걸로 아는데.


황여주
좀 찾아볼까.

작게 중얼거리곤 다니엘을 찾아 나섰다.


황여주
찾았다.



강다니엘
....

학교 내에서 괜찮은 장소를 찾아서 자신만의 공간을 만드는것, 다니엘의 취미라면 취미였다. 소설에서도 꽤 중요한 역활을 차지했던것으로 기억한다.

고등학교 때만 한 줄 알았는데, 중학교 때도 했다니, 참으로 감성적인 취미가 따로 없다.

피식- 웃으며 다니엘을 주시하는데 문득 그의 표정이 어딘가 오묘했다.


어딘가를 주시하는 듯한 씁쓸하고 삶에 찌든 미소,

그런 그에 소설 속 한 장면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빠르게 지나갔다.

[나연이 다니엘을 발견해 손을 흔들며 이름을 부르려는 순간, 나연의 눈에 다니엘의 표정이 읽혔다.

씁쓸하고 오묘한, 삶에 찌든 그런 미소였다.

문득 나연의 머릿속에 다니엘이 자신에게만 알려준 다니엘의 본명이 떠올랐다.

그녀가,



황여주
의건아..

하고 부르는 순간.



강다니엘
왜,


그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옮겨지며 눈이 마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