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푸름을 사랑하는 방법

#07. 멈춰진 시간 속에 너를

“화났어..?”

뭐가

아니.., 오늘 하루종일 무표정이길래

…원래 이렇게 생겼어

…거짓말

네 웃는 얼굴이 얼마나 이쁜데..!!

…뭐,래..!

동민은 삐끗 목소리에서 삑사리가 났다.

갑작스러운 칭찬에 당황한 눈치다.

진짠데!!

하아..

동민은 고개를 젓는다.

민망함에 얼굴을 들지 못하고

넌 칭찬하면 꼭 그렇게 부끄러워하더라

…좀 그래

그래도 난 빈말 안해

다 진심이야

진심..

그러면 네 마음은 뭔데

나랑..

뭘 하고 싶은 건데..?

너에게 묻고 싶은 말들이 너무 많았다.

그러나 다 뱉지 못하고 또 혼자 생각만 늘어간다.

”여어-“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우릴 향해 걸어왔다.

같이 가자니깐, 먼저 가냐

이 의리 없는 놈들

상담은 끝났어?

ㅇㅇ

단임이 별말 없던데

뭐라했는데

수조관 차릴거예요.

별말 없으신 이유를 알겠다

ㅋㅋㅋㅋㅋ

진학 상담을 그렇게 하는 얘 첨 봐

뭐 길은 다양하잖아?

꼭 대입이 길은 아닐 수 도 있는데

그치ㅋㅋ

아아, 우리 한동민네 가자

피방은 이제 안 가?

너 게임 못하잖아

허어?

나도 배우면 잘.. 하거든!?

ㅋㅋㅋㅋㅋ

뭐, 그것도 그거고

오랜만에 한동민 침대가 그리워

나 좀 묵으러 갈게

내 집이 너네 숙박시설이 아니라고..

ㅎㅎ

“뭐 간식은 없나”

동현은 동민의 침대에 드러누우며 고개를 까닥인다.

뭔가 입이 심심한데

…진짜 편해 보인다

네 집이냐?

ㅎㅎ

나 컴퓨터 좀 쓸게

동현은 자연스럽게 동민의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우와

여주는 신기한 듯 동현이 게임하는 것을 구경했다.

아, 죽었다..

아깝다..

이럴거면 우리집은 왜 온 거야

그냥 피방 갔지..;

똥민이 집이 편하잖아~

안 그래? (여주에게)

응!

근데 김여주는 여기 처음인가

응?

한동민 집

…아, 처음..은 아닌데

…?

뭐야, 언제 둘이 같이 집에 왔었어??

동현은 눈을 번쩍이며 묻는다.

조금 놀란 눈치다.

..그냥 잠깐;

얘가 다쳐가지고..

맞아 그랬지..!

…와,

둘이 언제 그렇게 그렇고 그런

!?

뭐라는 거야;;

진짜 나 서운하다?

내가 집 가고 싶다해도 맨날 거절하던 애가..;

그랬어?

진짜 이거 차별대우가 심한 거 아닙니까

…너, 나갈래?

…아, 죄송 ㅎ

동현은 싹 입을 다문다.

ㅋㅋㅋㅋㅋ

야, 김여주 (속닥)

?

그거 아냐?

뭐..?

한동민 쟤 음악하는 놈이야

..어?

그건 처음 아는 사실인데

한동민이 음악을 한다고..?

상상이 안 가는데..

처음 알았지?

(끄덕)

여기 파일에 들어가면 한동민의 자작ㄱ..

뭐하냐.

동민은 동현이 잡고 있는 마우스를 붙잡았다.

아..ㅎ

한동민 자작곡 자랑..?

…그걸 또 언제 찾은 건데;;

하하

근데 한똥민 진짜 노래도 만들어?

…그냥 심심해서 만드는 거야;;

그런 것 치고 꽤 좋다?

우와, 나도 듣고 싶어!!

…하아,,

시작한지 얼마 안 됐어..

그냥 멜로디만 있다니깐..

그래도!!

궁금해!!

그래, 멜로디면 뭐

들어도 되잖아?

조금은 민망하지만,

들려 줄 때까지 사람 들들 볶아낼 녀석들이기에

하는 수 없이 멜로디 하나를 들려주었다.

~

!

한동민이 만든 멜로디는 정말로 한동민스러웠다.

전자음이 시작을 알리 듯 단조로운 멜로디에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얕은 울림을 주었다.

새벽 공기를 머금고 탁 트인 공간 앞에 서 있는 기분이다.

전자음이 차가운데 중간중간 둥 하고 울리는 피아노 선반은 부드럽고 조심스러워서 간지럽기도 하다.

정말, 한동민 같다는 게 무언지

표현하고 있는 듯 했다.

…와, 좋은데??

…그래?

응! 완전!

이거 가사는 아직 안 썼어?

아직, 잘 생각이 안 나서..-

야, 어디 케이팝스타라도 나가봐ㅋㅋ

혹시 몰라 유명해질지

…뭐래ㅋㅋ

개나 소나 가수했지, 그럼

아, 일단 한동민 유명해지면 싸인 받아 놔야지

나도! 나도!

비행기 태우네..;

ㅋㅋㅋㅋㅋ

“시간이 벌써 이렇게”

너넨 집에 안 가냐?

아, 가야지

안 그래도 집에서 문자 옴

그럼, 갈까?

그래, 데려다 줄게

밖에 벌써 해 졌음

아, 벌써?

야, 우리 간다?

같이 가, 나도 밖에 들릴 때 있어

?

이 밤에?

일단, 너 김여주 집 모르잖아

아, 그치

..가자.

사실 단 둘이 내보내기 싫었던 게 더 크다.

들릴 곳이 있다는 건 핑계랄까..

“안 그래도 먼데, 괜찮아?”

산책 좋아해, 원래

…그래?

진작에 김동현은 집에 도착하고 멀어진 뒤다.

여주네 집에 좀 멀리 떨어져있어서

결국 한동민이 데려다 주는 중이다.

한동민 나름 노린 것 도 있긴 한데

저 바보는 모르겠지..

안 데려다 줘도 되는데..

..고마워

둘만 남겨지니까 왠지 어색하다.

한동민 주접이란 주접은 다 떨었던 난데

여름 바다 이후로 한동민의 눈을 잘 못 마주치겠다.

또 그 날 새벽이 떠오를 것만 같아서

낯이 부끄럽다.

넌 집도 먼 애가 우리 학교는 어떻게 온 거냐..

응?

옆에 가까운 고등학교도 있던데

아..

여고라서..

..응?

그.. 왜! 있잖아!

여고는 내신따기 엄청 힘들다매!?

사실 상, 여고면 한동민을 볼 기회가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접점만이라도 닿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남녀공학을 선택했다는 걸

말 할 수 있겠냔 말이다..

진짜 그게 이유야?

..그럼~!

근데 네 성적이면 여고도 문제 없었을 것 같은데

너, 공부 잘 하잖아

…ㅇ, 어.. 그렇긴 한데

여주는 가뜩이나 못하는 거짓말을 하려다 보니까 말을 버벅 거린다.

어..

어…

어…..연애!!

불쑥 나 온 단어라곤 정말 도움이 안 되는 말이었다.

?

그! 남녀공학이잖아!?

여..연애도 해..보고 싶

여..연애도 해..보고 싶으니까……

나는 다 기어가는 목소리로 말끝을 흐렸다.

민망하기 그지없다.

남녀공학 하면 연애밖에 생각을 못하냐고..!! 김여주;;

…연애?

김여주의 입에서 나온 연애라는 단어가 황당했다.

네가 연애를 하겠다고?

누구랑?

그래서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생겼어?

..ㅈ, 좋아하는 사람..!?

응, 좋아하는 사람.

..어어,, 그게..

김여주의 눈동자가 빠르게 요동쳤다.

당황한 기색이 여기까지 느껴질 정도이니 원..

네 순수한 눈에 웃음이 터져나왔다.

왜, 대답을 못해?

동민은 조금 짓궂었다.

알면서 여주의 반응이 재미있어서 그게 또 꽤.. 귀엽다고 생각했다.

..어,

..어, 없어!!

결국 또 거짓말이 나왔다.

아무도 안 믿을 것 같은 서툰 거짓말.

…아, 그래?

동민은 좀 예상치 못한 대답에 눈썹을 꿈틀인다.

조금 기대했을 지 모른다.

여주의 마음을

뭐, 이상형이라도 있어?

이상형..?

좋아하는 취향이나, 뭐 성격 그런 거..-

물어보고 보니 호구조사 같다.

…이상형이라,,

여주는 힐끔 동민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한동민에게서 좋아하는 부분을 찾고 있는 것 처럼 힐끔거리는 게 마치 미어캣 같다.

…그냥,

키 큰 사람..

…그리고?

고양이 같은 사람..

..그리고?

동민은 웃음을 참으며 계속 질문을 이어갔다.

김여주가 좋아는 자신의 부분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기회였다.

그리고 꿍얼꿍얼 다 대답해주는 김여주도 제법 웃기다.

…은근 다정한 사람

..(멈칫)

다정이라..,

내가 다정한 사람이었나…, 다정이라곤 거리가 먼데..

김여주가 보는 나는 다정한 사람인가

..

..(째릿)

근데, 이거 언제까지 물어 볼 거야?

여주는 자기만 파해쳐지는 기분에 한동민을 째릿 올려다보았다.

뭐, 더 있으니까 말해주는 거 아니야?

..(찔끔)

ㅋㅋㅋㅋ

근데, 은근 바라는 게 많네

연애 할 수 있겠어?

…뭐!

…뭐! 뭐! 내 마음이다 뭐-

세상이 얼마나 넓은데~!

키 크고 고양이 같은 다정한 남자가 몇인데~!!

그래서 다 만나게?

…아니이,

한 사람만 좋아하고 싶은데..

아, 가끔 저 순수함에 할 말을 잃는다.

넋을 놓고 나의 시간이 빼앗기 듯

그 순간 순간마다 멈춰진 세상 속에 갇히곤 한다.

그럼, 나는

멈취진 시간 속에서 너를 찾아 헤매었다.

..

.

-

-

다음화에 계속>>>>

베이비 잠깐 스땁.

구독은 하셨나

댓글을 다셨나

응원은 하셨나

오케이.

그럼 돼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