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너를 꼬시는 방법
37. 애매한 답



나를 꼭 안고 있는 윤기에 내 심장은 미친듯이 쿵쾅거렸고 나는 공포영화에 집중하지 못하였다. 그래서인지 무섭지도 않았다. 영화 내용이 뭐였는지도 모를 정도였으니까.



영화가 끝나고 영상관에 불이 켜지자 꼭 안고 있는 나를 놓아준 윤기. 영화가 상영될 때는 어두워서 몰랐었는데, 윤기의 귀가 빨개져 있었다.



백여주
"어음.. 윤기야. 나갈까?"



민윤기
끄덕-]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윤기. 우리는 그렇게 영상관에서 나왔다.




영상관에서 나오니, 애매한 상황이 생겼다.

이렇게 그냥 집으로 갈지, 아니면 밥을 먹던지, 결정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민윤기
"같이 밥 먹을래?"


백여주
"그래. 뭐 먹을까?"


민윤기
"네가 먹고 싶은 거 먹자"


띠리리링-]


우리의 대화 사이에 끼어들어 오는 전화벨 소리. 나는 가방에서 전화기를 꺼내 발신자를 확인하였다.


발신자 '작은 이모'



백여주
"윤기야, 잠깐만"



백여주
"여보세요?"

작은 이모
"어, 여주야. 지금 뭐하니?"


백여주
"저 지금 잠깐 나와 있어요"

작은 이모
"아, 그렇구나..."


백여주
"무슨 일 있으세요?"

작은 이모
"내가 급한 일이 생겨서 나가 봐야 할 것 같은데, 시후를 봐줄 사람이 없어서"


백여주
"아... 이모 잠시만요"


나는 전화기를 잠시 손으로 막고 윤기에게 말했다.



백여주
"윤기야, 나 지금 이모네 집으로 사촌동생 봐주러 가봐야 할 것 같은데... 어떡하지?"


민윤기
"아, 그래?"


민윤기
"괜찮으면 나도 같이 가도 될까?"


백여주
"어... 나야 괜찮은데... 진짜 괜찮겠어?"


민윤기
"어, 괜찮아"


나는 다시 전화기를 귀에 되고는 말했다.



백여주
"이모, 제가 지금 갈게요"

작은 이모
"여주야, 고맙다 고마워"


백여주
"친구랑 같이 갈 건데, 괜찮을까요?"

작은 이모
"당연하지. 괜찮아 괜찮아"


그렇게 우리는 얼떨결에 같이 이모네 집으로 가게 되었다.




작은 이모
"여주야, 진짜 와줘서 너무 고맙다"


민윤기
"안녕하세요"

작은 이모
"어우, 반가워요. 훤칠하고 잘생겼네"


민윤기
"아... 감사합니다"

작은 이모
"데이트 하고 있었을 텐데, 불러서 미안해"


데이트가 맞기는 맞는데, 고모가 생각하시는 그런 데이트는 또 아니고...



민윤기
"아네요. 괜찮습니다"

작은 이모
"시후 지금 자고 있으니까, 깨면 야채볶음밥 해놓은 거 좀 먹여줘. 많이 해놓았으니까, 둘이서도 같이 먹고"


이모는 가방에서 신사임당이 그려진 지폐한장을 꺼내서 내 손에 올려주셨다.


작은 이모
"먹고 싶은 거 이걸로 사먹고"


백여주
"이모, 감사합니다"

작은 이모
"아냐, 내가 더 고맙지. 그럼 금방 갔다 올게"


철컥-]




이모가 가고 우리는 조심스럽게 시후가 자고 있는 방을 들여다 보았다.

시후는 천사처럼 곤히 꿈나라에 빠져있었다.



시후



백여주
"잘 자네" ((흐믓


백여주
"윤기야, 넌 애기 좋아해?"


민윤기
"싫어하는 건 아니야"


백여주
"답이 좀 애매한데... 그래서 좋다는 거야, 싫다는 거야"



민윤기
"둘 다. 뭐, 나중에는 좋아하게 되겠지"




숨겨진 정보:


1. 여주의 심장 소리보다 윤기의 심장소리가 더 컸었다.

2. 나중에 좋아하게 되겠지라는 말은... 네, 더 말 안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