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너를 꼬시는 방법

38. 자전거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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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윤기야, 넌 애기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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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싫어하는 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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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답이 좀 애매한데... 그래서 좋다는 거야, 싫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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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둘 다. 뭐, 나중에는 좋아하게 되겠지"

나중에는 좋아하게 되겠지...?

왜 나중에 좋아하게 되겠다는 거지...?

눈치가 바른 윤기와는 달리 눈치가 없어도 너무 없는 여주는 윤기가 말한 나중에 좋아하게 되겠지 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여주가 얼마나 눈치가 없냐면,

중학교때 있었던 일인데,

여주를 좋아하는 남자애가 그렇게 좋아하는 티를 냈었는데, 여주 빼고 다 알고 있었다는 거지.

나중에 그 남자애가 고백했을때,

다른 여자애들이라면 부끄러워하면서 고백을 받아줬겠지만, 여주는 '네가 날 좋아한다고?' 라는 말을 한 뒤로 '미안. 나 좋아하는 사람 있어' 라는 말로 바로 거절해 버렸지.

물론 그 좋아하는 사람은 초등학교 때부터 좋아했었던 윤기였고.

시후가 깰까봐, 조심스럽게 방문을 닫은 여주는 거실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 그런 여주를 따라서 윤기도 옆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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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윤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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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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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생각해보니까, 내가 너한테 초등학교때 추억을 말해주는 것도 괜찮은 거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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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래. 얘기해줘"

윤기 혼자 무리해서 기억나게 하는 것보다 나에게 있는 우리의 추억을 공유해주는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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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음... 그러면, 뭐부터 말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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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아! 자전거 사건부터 말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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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자전거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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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자전거 사건이라고 지은 그 사건은 말이야..."

바야흐로 윤기와 여주 초등학교 5학년 때,

부모님에게 급한 일이 생겨서 윤기는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왔었지.

학교에 자전거를 타고 오는 건 처음이라서 많은 아이들의 관심을 받았었고,

그 시절 윤기를 엄청나게 좋아했던 우리 반 여자아이가 한 말에서 그 사건은 시작되었지.

"윤기야, 나 체육시간에 다리를 삐끗해서 그런데 집에 데려다주면 안 될까?"

하필이면 그 날 여주랑 같이 자전거를 타고 놀이터로 가기로 했었는데, 방해꾼이 생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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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미안. 안 될 것 같은데"

"오늘 우리 부모님 못 오신단 말이야..."

착하고 마음까지 따뜻한 윤기는 그 여자아이를 매몰차게 외면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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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래. 알았어"

그렇게 여주한테 설명해서 같이 못 가겠다고 말했더니, 속상함에 똘망똘망한 두눈에서 방울 같은 눈물이 퐁퐁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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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소리 없이 우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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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ㅇ,여주야... 왜 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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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몰랑... 구냥 똑땅해..." ((울어서 발음 뭉게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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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아, 진짜" ((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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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왜 웃썽..."

쓰윽- 눈물 범벅인 여주의 얼굴의 눈물을 자신의 소매로 닦아준 윤기는 여주의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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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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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가치 못 간다며... 그 아이는 어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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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네가 이렇게 우는데, 내가 어떻게 널 두고 다른 애랑 가"

결국에는 자신에 친구한테 그 여자아이를 집까지 데려다 달라고 부탁한 윤기는 여주를 자전거에 태우고 약속대로 놀이터에 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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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그런 일이 있었지. 생각해 보니까, 내가 어렸긴 했구나. 그게 뭐가 속상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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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럼 내가 다른 여자애 자전거에 태워도 괜찮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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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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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안 속상하다며? 그럼 이제 너 말고 다른 여자애도 내 뒤에 태우지 뭐"

여주가 질투해주길 바라면서 일부러 여주를 놀리는 윤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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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흥, 그러든지 말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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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당황스러움-] ((이런 반응이 나올줄은 몰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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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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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마음대로 하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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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동공지진-] ((질투유발 작전 제대로 망했음

쓰윽- 삐져서 고개를 돌린 여주의 손을 살며시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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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여주야. 내가 너 말고 누굴 내 뒤에 태우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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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만약에 그런 일이 지금 일어난다고 해도, 내 대답은 그때처럼 너일 거야"

숨겨진 정보:

1. 자전거 사건을 떠올린 여주는 말할까 말까, 잠시 고민했었다.

2. 초등학교때, 여주가 눈물을 퐁퐁 쏟아낸 가장 큰 이유는 다른 여자아이가 윤기의 뒤에 탄다는 게 너무 속상해서.

3. 윤기가 질투 유발을 했을때, 속으로는 '진짜 그러기만 해봐, 너 다시는 안 본다' 라고 외쳤지만, 여친도 아닌데, 태우든 말든 윤기의 마음이기 때문에 속으로만 삼켰다.

+늦게 와서 분량 빵빵하게 넣었습니다😄 ((1916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