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너를 꼬시는 방법

43. 엎친 데 덮친 격

수업이 끝나고 데이트를 하러 나온 윤기랑 여주. 갈 곳을 정하고 가려던 참에 윤기에게 전화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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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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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연

"아들... 집에 도둑 들었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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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뭐라고? 지금 바로 갈게...!"

집에 도둑이 들었다는 엄마의 말에 윤기는 어쩔 수 없이 여주와의 데이트를 미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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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윤기야, 무슨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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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우리 집에 도둑이 든 것 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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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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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여주야, 미안해. 데이트는 내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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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지금 데이트가 중요해? 빨리 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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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미안해...!!"

윤기를 급하게 보내고 혼자 남은 여주는 걱정스러운 마음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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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윤기 어머니 괜찮으시려나..."

아무도 없는 텅 빈 집에 들어온 여주는 주방에서 컵라면 하나를 꺼내서 뜨거운 물을 부었다. 어렸을 때, 화재 사건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불에 트라우마가 생긴 여주는 불을 잘 사용하지 못한다.

그래서 되도록 편의점에서 사 먹거나,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서 먹는다.

그렇게 컵라면을 먹은 여주는 집 청소를 말끔히 하고서 침대에 걸터앉아 영어단어를 외웠다. 모든 학생들의 특징. 공부를 하기 시작하면 졸음이 쏟아진다는 것.

그렇게 외우다 보니, 서서히 내려앉는 눈꺼풀을 이기지 못하고 여주는 잠에 들어버린다.

도둑이 들었다는 엄마의 전화에 집으로 달려간 윤기. 그가 마주한 집의 모습은 난장판이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물건들, 온전한 곳 하나 없이 집을 뒤집어 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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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엄마,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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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연

"엄마는 괜찮아,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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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연

"돈이 될만한 건 싹 다 털어갔어... 어떡하니..."

들어보자니, 윤기의 할머니이자 아버지의 어머니가 엄마에게 물려준 반지, 아버지가 신혼 때 사준 목걸이 등등 다 가져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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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경찰에 신고는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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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연

"했어. 우리 집 주변에 CCTV가 많으니까, 곧 잡힐 거야"

윤기는 방으로 들어가서 자신이 모아두었던 비상금을 찾았다. 다행히 서랍 밑 부분에 넣어두었기 때문에 발견 못 한 것 같다.

윤기는 나중에 여주랑 데이트 할 때 쓸 돈을 남겨두고 나머지는 소파에 힘없이 앉아 있는 엄마의 손에 봉투를 쥐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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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연

"이게 뭐야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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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내가 모아서 숨겨놓았던 비상금인데, 이건 못 찾은 것 같네. 당장 필요한 거에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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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연

"아냐, 쓸 돈은 있으니까. 이건 도로 넣어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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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연

"용돈은 나중에 우리 아들이 취직하면 그때 줘. 알았지?"

봉투를 다시 윤기의 손에 쥐여준 엄마는 아주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여주가 잠에 든 지 얼마나 지났을까, 눈을 비비고 기지개를 피며 일어난 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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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하음... 깜빡 잠들어버렸네"

그런데, 방 안에 뿌옇게 찬 연기를 들이마신 여주는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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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콜ㄹ,록...! ㅋ,콜록...!!"

설마... ㅂ,불이야...?

집에 화재가 나던 그 날이 생각나서 숨이 턱턱 막혀왔다. 일어나서 나가야 하는데, 굳어버린 다리는 말을 듣지 않았고, 온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려왔다. 자욱한 연기에 기침은 더욱더 심해져 갔다.

윤기야... 나 좀 도와줘... 무서워...

손을 뻗어 전화기를 가까스로 집은 여주는 정신이 희미해지는 상태에서도 윤기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의 신호음 뒤로, 들려오는 윤기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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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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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여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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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주

"ㅇ,윤..ㅋ,콜록...기야... ㄷ..,도와..ㅈ,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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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여주야...!! 무슨 일이야!! 여주야!!!"

자신을 애타게 부르는 윤기의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여주는 의식을 잃었다.

숨겨진 정보:

1. 윤기의 집은 꽤 잘 사는 편이고, 아버지의 인맥이 넓어서 도둑은 금방 잡을 수 있다.

2. 여주의 옆집에서 불이 나는 바람에 연기가 여주의 집에 가득 찼다.

3.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그 순간에 여주의 머릿속을 가득 채운 건 윤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