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 인스타 좋아요 실수로 눌러버렸어요ㅠㅠ

04. 이온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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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 소리가 드륵드륵 맴도는 어색한 공간이 미치도록 견디기 힘들었다.

웬지 스크롤 내리다가 검지 손가락으로 톡톡 마우스 두드리는 게...

등 돌려 소리밖에 안 들리지만 뭔가 언짢은 부분이 있디고밖에 해석이 되지 않았다.

손가락을 꼼질거리다 생각보다 늘어지는 시간에 억눌려 소심하게 다리를 덜렁거렸다.

이게 지금 좀 지루하다는 제 표현이라고요 교수니임...

내 이름이 불리기를 제발 간절히 바라면서 눈썹을 깔았다. 근데 어짜피 멀쩡한 상태로 보낸 건 아닐 것 같은데 왜 저렇게 오래 걸리지.

아아. 혹시 해석하기 어려울 정도로 주정부렸나? 지금이라도 됐다고 하는 게. 낫지 않을까...

근데 이런 술버릇을 가지고 있었네... 하하하. 존나 쓸데없어 진짜...

그렇게 걱정에서 잡생각으로 물꼬를 텄을 즈음 그렇게 듣고 싶었던 네 글자가 날아왔다.

김교수

여주 학생.

아 제발 드디어.

김여주

예!!

아차. 긴장해서 그 네글자 듣자마자 교수님 쪽으로 몸을 돌리며 벌떡 일어났다. 교수님은 놀라신 듯 등받이를 뒤로 살짝 눕혔다가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꼴깍. 마른침 삼키는 소리가 귀 옆에서 웅웅 들려왔다. 릴렉스, 릴렉스.

김교수

꽤 길어요. 잘 썼네요. 근데 개인적으로 이 메일이 더 잘 읽힌다고 할 정도로 과제 제출물 중간부터 갑자기 가독성이 떨어집니다.

김여주

예.

김교수

여주학생은 B+가 굉장히 아쉬운 점수라고 생각해 정정을 요구했지만 음, 저는 그게 아닌 것 같아요. 앞으로는 과제 제출 전 꼼꼼히 확인해 주시길 바랍니다.

김교수

평소에 학생이 잘 하는 걸 알고 있기에 이런 점수가 나온 것이지 아니었으면 c를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입니다. 하지만 틀에 박힌 사고에서 벗어난 새로운 측면의 관점에서 점수를 샀어요.

아... 당연할지도.

앞에서 주르르 쏟아지는 득이 될 말들에도 정신이 산으로 갔다.

맞는 말이고, 그래. 다 맞는 말인데... 신박한 곳에선 내가 탁월했고 국어 측에선 네가 탁월했으니까.

중간쯤 작성했던 그 때 헤어졌나.

하하 어색하게 웃으며 깜빡할 뻔 했던 걸 물었다.

김여주

근데 그 메일 좀 볼 수 있을까요...?

다소 쿵쿵거리는 소리를 내며 다시 동방 문을 열었지만 글쎄.

네가 앉았던 책상엔 네 흔적 없이 깔끔해져 있었다.

숨을 내쉬며 머리를 탈탈 털었다.

짜증나 진짜.

펼쳐진 노트북을 닫고 가방을 열었을 때는 자판기에서 뽑았던 레쓰비 말고 파란색 캔이 하나 더 있었다.

저게 뭐야, 하는 생각으로 캔을 눈 앞으로 들어올렸을 때 캔에 붙어있는 포스트잇이 눈에 들어왔다.

반 쯤 젖어있는 걸로 봐서는 좀 전에 뽑은 것 같은데.

김여주

술, 먹고... 커피 먹으면.

포스트잇에 적힌 내용 입으로 따라 말하다 미간을 팍 구겼다.

[술 먹고 커피 먹으면 몸에 안 좋아]

그 특유의 동글동글한 글씨체부터, 발신자가 누군지 알 것 같아서 이상한 감정이 몰려왔다.

김석진이잖아, 이거...

눈을 꾹 감고 핸드폰을 들었다.

전화번호를 찾으려 '김석진'을 검색했지만 돌아오는 텍스트는 '일치하는 번호가 없습니다.' 였다.

기분이 너무 상해 기역부터 쭉 늘어진 목록 죽죽 내려도 내가 찾은 너의 열한자리 번호는 보이지 않는 듯했다.

ㅎ까지 내려오고 느릿하게 목록을 끝까지 내렸을 때.

특수문자 칸에 ✖ 이모지가 붙은 번호가 있었다. 그것조차 기분이 이상했다.

그 딱딱한 저장명 화면에 크게 뜨고 연결음 조금 들리고 나서,

김석진 image

김석진

... 여보세요?

익숙한 음성이 들렸다.

너무 이상해.

이상해.

김석진 image

김석진

여보세요...?

심호흡 한 번만 하자, 조금만

흥분해서 다다다 쏘아붙일 것 같아 주먹을 꽉 쥐었는데 입이 그것보다 좀 많이 빨랐다.

김여주

선배에요?

밑도 끝도 없이 그렇게만 쏘아붙이면 누가 뭐라고 말할까... 나 참, 아무튼 성격 어디 안 간다.

김여주

선배가 포카리스웨트 넣어놓고 갔어요?

김석진 image

김석진

아, 어어,

김여주

왜요?

목을 뒤로 확 젖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치 혀는 부끄럼을 모르는지 계속 팔딱팔딱 뛴다.

김여주

나 지금 선배가 뭐 하자는건지 전혀 이해가 안 되거든요?

김여주

헤어지자고 할 때 알았다고 해 놓고는 지금 챙겨주는 건 뭐에요?

김여주

미련이에요? 근데 선배. 저는,

너가 변명할 기회조차 돌리지 않은 채 나만 편하려고 말을 막 한다. 솔직히 모르겠다.

김여주

저, 좋아하는 사람 생겼어요.

왜 이런 말을 해. 내가. 왜 너를 상처주고 있을까. 왜 나는 전에도 지금도, 나만 편한 길로 가지.

진짜 그만 하자. 이런 말 해 뵜자 사이만 나빠져. 그만 진짜 입 좀 닫자고.

김여주

저 원래 사람 그렇, 게 가볍게 만나고 가볍게 잘 끊어요.

눈 앞이 흐릿해지고,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느낌이었다. 단단한 너에게 뾰족하게 던져낸 말은 도리어 내 심징을 도려놓았다.

상처뿐인 대화가 다 무슨 소용일까, 대답도 없는 전화에 팔 힘이 풀려버리기 전 너는 말을 한다.

김석진 image

김석진

너 어제 키스한 걔? 근데 여주야. 너 키스 잘 하는 남자 좋아하잖아.

또 나를 크게 뒤집어놓을 말을.

넌 너무 나를 잘 알았다. 이대로 있으면 울면서 다시 만나면 안 되냐 매달릴 것 같아 황급히 빨갛고 동그란 아이콘을 끊임없이 클릭했다.

고요한 동방에 내 마음까지 꿰뚫어버린 것 같아서 괜히 주변을 감도는 적막이 더욱 무섭게 다가왔던 것 같다.

축축해진 볼을 만져보니 한참 전에 눈물길이 나 있었나 싶은 얼굴을 느릿하게 문질렀다.

그러게. 우린 서로를 너무 잘 알아.

그의 말대로 어제 입을 맞췄던 이름도 모르는 그 남자는 혀 테크닉이 정말 구렸다. 근데. 근데. 그걸 또 엑스 입으로 확인받으니 기분이 한없이 바닥을 쳤다.

상처받기 무서워 발톱을 세웠지만 그마저도 알고 있다는 듯 능글맞게 받아내는 그의 태도에 무너질 것 같았다. 사실 무너졌다.

계속해서 눈 아래부터 뜨거운 게 찼다가 빠져니가고, 또 다시 채워졌다가. 빠져나갔다.

그냥 딱 지금 기분은 김석진, 당신이 보고 싶을 뿐이었다.

이상하지. 니가 너무 얄미워졌는데, 사실 예전부터 많이 느꼈는데 그런 부분까지 좋았어서. 조금 더 솔직하자면 지금도 좋아서.

하, 미친 게 틀림없다.

그러면 안 됐지만, 정말 그런 선택은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이 때는 정말 내가 가는 방향이 진흙길인지, 아스팔트인지, 잔디밭인지.

그것도 아니면 똥통인지도 분간이 안 될 정도였다.

사실 생각해보면 똥밭이 맞았다.

나는 너에게 또 상처를 주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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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아르노🐌 image

🐌느린 아르노🐌

으어어어어어어어어어우어우웅워ㅡ으ㅡㅡ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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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아르노🐌

너무 슬프다 그쵸... 사실 안 슬퍼요 나 너무 못 쓴다 이게 다 경험 탓이에요 제가 이런 이별을 해 본적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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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아르노🐌

보다 보니까 내가 '사실 ~~~' 이런 말을 자주 썼넹 첨알앗다 하 아무튼 제 이상형부터 남한테 관심없는 남자구요 남자 사귈 생각도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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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아르노🐌

경험이 엄써... 처음부터 없었어요 아뇨 그냥 없어요...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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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아르노🐌

네! 저 오늘 시험 잘 봤는데 너무 공부한 것들이 허무할 정도로 쉬웠어요 그래서 좀 쉬엄쉬엄하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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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아르노🐌

예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엑 사진을 안 찍어놨었네... 에피+코멘트 전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