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 집착 남주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02. 내 상처받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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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래, 수고했네.

태형이는 푸르게 빛나는 돌 앞에 섰다. 태형이의 말에 옆에 있던 그의 집사인 정국이가 짧게 고개를 숙였다. 태형이는 그런 정국이에게 눈길 하나 주지 않고 여전히 반쯤 미친사람처럼 돌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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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이는?

한참있다가 태형이는 입을 열었다. 태형이가 입을 열줄 몰랐다는 듯, 아니면 깊은 생각에 잠긴 듯 멍때리고 있었던 그가 흠칫 놀라 태형이에게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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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ㄴ,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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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

그러나 이내 두번 말하는 일을 극도로 싫어하는 제 주인의 성격이 기억이라도 났는지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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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도련님은 현재 모르시고 계십니다. 이제 10살이 되셨는데 아무리 성숙해 보이셔도 아직 어린 아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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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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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되었다.

태형이가 정국이의 말을 끊었다. 정국이는 다행이라는 듯 한숨을 짧게 내쉬었다. 아무리 제 어미의 손에 자라지 않은 아이여도 어미의 죽음은 꽤나 충격적일테니.

가뜩이나 꼬마 도련님이 제 어미의 사랑을 미치도록 갈구하고 있다는 사실은 함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정국이는 입을 조용히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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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물러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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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예.

태형이의 말에 정국이는 짧게 답을 하고 빛이라고는 소원석이라고 불리는 대대로 내려져오는 자신의 주인의 모가 쪽 가보에서 빛나는 푸른 빛 뿐인 지하 밀실을 빠져나왔다.

정국이가 나간 후,

태형이의 두 눈에선 눈물이 뚝, 뚝, 떨어졌다. 가슴이 미치도록 찢어졌다. 비록 약혼녀로써, 아내로써 최악인 그녀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 태형이에겐 사랑하는 이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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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내 곁을 떠났으면 행복이라도 하셔야죠, 부인...

자신의 마음을 너무 늦게 깨달아버린 것이 이제와서 말하지만 크나큰 한이었다.

태형이는 두 눈을 감았다. 그러자 태형이의 눈에서 그렁이던 눈물이 그의 볼을 타고 내렸다. 그리고 태형이는 그 돌을 잡고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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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이 슬픔은 내가 다 지고 갈테니 부디 그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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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그래서, 언제 영지로 돌아갈 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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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안

......

지민이는 멍하니 딴 곳을 바라보는 제 동생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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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지안아?

몇번을 불러도 답이없는 지안이의 모습을 보고 지민이는 심장이 쿵 주저앉았다. 자신의 동생이 임신 사실을 알렸던 3년전 그날과 동일한 반응이었기에 지민이는 다급하게 자리에 일어났다.

지민이가 덜컥 일어난 탓에 마시고 있던 찻잔이 쏟아졌고 그의 옷에 조금 흘러 뜨거웠지만 그게 중요한게 아니였다. 지민이는 지안이의 팔뚝을 잡고 소리치듯 그녀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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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박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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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안

ㅇ, 어?

주위를 둘러보니 익숙한 풍경이 보였다. 분명 내가 황후가 되기전에 살던 그 집이었다. 회귀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게된 내게 제일 처음 느낀 감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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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안

'...돌아왔네'

죽지 못했다는 것에서 온 깊은 실망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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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괜찮아? 너 자꾸 왜이래?

소리치듯 나를 타이르는 내 옛된 오라비의 얼굴에 나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내가 기억하는 마지막 순간의 그의 얼굴과 같았다면 이곳이 사실 천국이었다는 아주 얄팍한 희망을 품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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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안

난 괜찮아, 근데 차를 흘렸네. 안 뜨거워?

지금 내가 쥐고 있는 찻잔이 너무나 뜨거워 내 눈까지 뜨거워지는 기분이었다. 이건 절대 이계에서 느낄 수 없는 감각일 것이다.

나는 오라비에게 손수건을 건냈고 그는 그 손수건을 건내 받으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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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괜찮은거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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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안

응, 난 정말 괜찮아

사실 괜찮을리가 없다.

오빠는 자신의 허벅지에 물든 찻물을 닦으며 조심스럽게 툭 던지듯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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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그... 이혼은 어떻게 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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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재환이도 있고...

김재환, 이 소설 속 주인공이자 나와 제 2황자 사이에서 나온 황손이다. 소설 속 내가 임신거부증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재환이가 나왔고 모든 사람들이 아이의 탄생을 당황스러워했다.

그 아이의 어미인 나 역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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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안

이제...

일부러 말을 길게 늘어트리는 나를 위해 오빠가 대신 답을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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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이제 3살이지

그의 말에 나는 고개를 한번 끄덕이며 차를 한모금 마셨다. 이제 3살이라면 7년전, 이혼하기 전으로 돌아왔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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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안

곧 눈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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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5월에 웬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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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안

그냥... 보고싶어서...

5월이라면 정확히 내가 마지막으로 죽은 시점에서 딱 7년 전으로 회귀한게 분명하다. 아마 예전의 난 이혼을 준비하고 있었고 2년 후면 황태자와 재혼을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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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안

'이혼부터 막아야지.'

이혼은 일방적인 나의 욕심이었으니 분명 그가 이혼하지 말자는 내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리가 없다. 그러니 이번생은

그를 이용해 처절하게 날 무너트린 이들을 망가트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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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안

아이를 만나러 가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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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무, 뭐? 누굴?

지민이는 당황한 표정으로 내게 되물었고 나는 결의에 찬 표정으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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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안

내 아이. 재환이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