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 집착 남주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03. 상처담긴 사과

태형이는 정신없이 일거리를 처리하고 있었다. 옆에선 정국이가 집을 나간 황자비의 일을 대신 처리하고 있어 둘다 바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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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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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걱정마십시오. 호석이 형이 돌보고 있으니까요.

태형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일을 하다가 잠시 멈칫했다. 지안이는 지금 어디있는지, 돌아오지는 않았는지 등등 그녀에 대해 물어보고 싶지만 참았다. 아마 그녀가 돌아올 때는 이혼서류를 가지고 올테니.

그때 문이 쾅하고 열리더니 호석이가 들어왔다. 호석이를 본 태형이는 자리에 벌떡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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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재환이는? 재환이에게 무슨일이라도 생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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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아, 아니요... 그게 아니라...

호석이는 우물쭈물거리다가 눈치를 보며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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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비전하가 돌아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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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지금 전하와 함께...

호석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태형이는 아이가 있는 곳으로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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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어... 어머니!!!

잠시 기분전환을 위해 밖을 나왔는데 아이와 마주쳤다. 아이는 나를 보자마자 달려왔다. 차마 안기지는 못하고 내 드래스 자락을 꽉 쥐던 아이의 울먹이던 얼굴에 난 고개를 휙 돌렸다.

마음이 약해지는 것이 싫어 드래스를 휙 잡아당겼고 그 충격에 아이는 그만 넘어졌다. 손을 내밀었지만 아이는 곧바로 일어났고 곧 울것같은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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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죄, 죄송합니다 영애...

손에 붉은 선혈이 생겼고 곧이어 작디 작은 손에서 피가 나왔지만 아이의 표정은 외부의 상처가 아니라 내부의 상처에서 온 듯했다. 가슴이 미워지는 만남이었다.

사실 꼭 안아주고 미안하다고 용서를 구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여긴 소설이고 내가 개입하면 이 아이의 운명이 바뀌니 나서지 않고 외면하는게 내 의무였다.

한이 되는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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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안

'이번생은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나는 회상을 마치고 크게 숨을 한번 들이마쉬었다. 그리고 똑똑 문을 두드리곤 방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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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안

...엄마야

방에 들어가자 재환이도 같이 있던 재환이의 호위 호석이도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재환이는 빠르게 허둥지둥 자리에 일어나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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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오, 오셨어요?

나는 달려가 재환이를 꼭 안아주었다.

임신거부증으로 작아진 자궁 속에서 태동도 없이 축복이 아닌 무관심을 받은 아이, 엄마가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는 다는 것을 알아 조용히 살아가던 아이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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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안

미안해 아가... 미안해...

그걸 알았더라면 아니, 난 이미 알고 있었다. 알고 있었다면 이리 행동했으면 안됬다. 나라도 이 아이를 사랑했어야 했다. 작고 여린 이 아이를

내 행동에 당황한 호석이가 나를 재환이에게서 때어냈다. 어찌나 무식하게 때어냈는지 그만 그 자리에서 뒤로 넘어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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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어머니!!

재환이는 내게 달려왔고 호석이는 그 자리에서 굳었다. 당황한 듯했지만 그의 표정에 나에게 향하는 증오가 짙게 묻어나있었다. 하긴, 당연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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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안

나는, 나는 괜찮아

너무 작고, 여리고, 의젓했다. 내 기억보다 마지막으로 내 드래스 자락을 잡았을 그때보다 더 작았다. 더 여렸다.

봐봐, 지금 자신을 외면하던 어미가 넘어져도 이리 슬퍼하는 아이의 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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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갠차느십니까?

투박한 손으로 나를 쓰담아주는 손이 어찌나 고운지 왈칵 눈물이 났다. 내가 이 아이의 어미가 아닌데도 눈물이 났다. 진짜 내가 박지안이라도 된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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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안

미안해, 미안해 아가...

그래, 내가 제일 먼저 했어야하는 일들은 이거였다.

아이의 울음소리가 울려퍼졌다. 황자궁에 있던 그 누구도 아이의 탄생에 대해 예상하지 못해 다들 당황한 표정을 하고있었다. 그러나 그 중 가장 믿을 수 없던 사람은 박지안, 그녀 자신이었다. - 원작 소설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