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 집착 남주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04. 갈라져버린 틈

김태형 image

김태형

재환아!

다급하게 아이를 부르는 소리와 함께 그가 문을 박치고 들어왔다. 여전히 짜증날 정도로 완벽한 얼굴이었다.

박지안 image

박지안

황자님을 뵙습니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부인.

그의 두 눈에는 의심이 가득 들어있었다. 아마 당신이 왜 아이와 놀고있는거죠?라고 묻는듯한 눈빛이었다.

그는 입술을 살짝 깨물며 나를 보았고 이내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제게 직접말하세요. 아이는...

박지안 image

박지안

제 아이이기도 해요.

김태형 image

김태형

하?

내 답에 그는 정말 기가막히다는 듯 삐뚠 미소를 지었다. 뭐, 나 역시도 그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건 아니여서 굳이 지적하지 않았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정호석, 재환이 데리고 나가

그의 말에 호석이는 재환이를 들쳐엎고 나갔다. 나는 재환이를 향해 살짝 웃으며 손을 흔들었고 재환이는 두 눈이 커진 상태로 호석이의 옷깃을 더 쎄게 쥐었다.

나는 재환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인사해주었다. 재환이가 보이지 않자 그는 우악스럽게 내 두 어깨를 잡고 자신의 쪽으로 돌렸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무슨 짓입니까 이게?

나는 그의 손을 뿌리쳤고 그는 눈쌀을 찌푸렸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양육권을 받고싶다, 뭐 이겁니까? 이제와서?

나는 그의 뜻을 전혀 이해하지 못해 고개를 살짝 갸웃거렸다. 그러자 그는 이젠 정말 질렸다는 듯 이를 부드득 갈았다. 아니, 분노하는건가?

김태형 image

김태형

이혼, 해드리겠습니다. 부인이 원하는건 모든 들어줄테니 부디 아이만은 제가 키우게 해주십시오

박지안 image

박지안

그런말 한적없는데요?

김태형 image

김태형

...이혼 준비를 하러 본가로 가신거 아닙니까?

박지안 image

박지안

제가 아팠다는 보고는 받았나요?

내 말에 그가 흠칫 놀라더니 고개를 돌렸다. 아, 이거이거 들었나보군

김태형 image

김태형

.......

박지안 image

박지안

이혼은 당신이 원하는거 같은데요?

김태형 image

김태형

하... 그래, 제가 원하는듯하군요.

김태형 image

김태형

아이에겐 엄마가 필요할 듯했지만 이제 그 필요를 못느꼈거든요.

박지안 image

박지안

그게 무슨 뜻이죠?

김태형 image

김태형

그걸 알면서 물어보시나요?

그의 마지막 말에 나는 그를 죽일 듯 노려보았다.

그때 타이밍 좋게 차가 들어왔다. 차를 가지고 온 정국이는 심상치 않은 공기의 흐름을 느꼈는지 빠르게 차를 두고 방을 나갔다.

나는 개의치 않고 말을 이어갔다.

박지안 image

박지안

내 배 아파서 나온 아이라고

내 말을 들은 그는 표정하나 바뀌지 않고 태연하게 차를 따랐다. 손을 보니 아까 내 반지에 손이 배였는듯 손에서 살짝 선혈이 보였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친모에 대한 예의는 다 해드리겠습니다. 무엇을 원하죠? 돈? 별장? 드래스? 장신구?

박지안 image

박지안

왜... 왜 다들 내 걱정은 해주지 않는겁니까?

박지안 image

박지안

나도 너무 당황스러웠다고요... 당신도 내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잖아요

박지안 image

박지안

막말로 이 아이가 너와 내 아이가 아니면 어쩔건데?

나는 너무 흥분해서 말을 이어갔다. 그러니까 마음에도 없는 모진말을 말이다.

박지안 image

박지안

내가 대리모를 썼다면? 넌 그 자리에 없었잖아

박지안 image

박지안

그 아이가 너의 아이가 아니라면? 내가, 내가...

박지안 image

박지안

불륜을 저지른 것일지도 모르잖아

결국 내 안에서 눈물이 터져나왔다. 그 남자는 바보처럼 내가 울고있는 모습만 바라보았다. 그러자 내 안에서 무언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냥 삼키기엔 너무 비린맛이 났다.

그래, 악녀로 몰려 죽기전, 아이가 죽었을 때 느낌과 같았다.

박지안 image

박지안

어?

입에선 피가 새어나왔고 마지막으로 본 모습은 그의 굳은 표정이었다. 살짝 눈이 커진게 마치... 그래, 내 아이가 죽고 감옥에 갇혔을때와 같았다.

그렇게 정신은 점점 아득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