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널 사랑하지 않아 , "
널 사랑하지 않아,


겉으로 보기엔 꽤 평범한 집안,


안여주
"..... "


전정국
"....... "

항상 이 곳에는 침묵만이 맴돌고 있다.


안여주
" 정국아 .... 배고프면 ... 밥 해줄ㄲ "


전정국
" 아니, 됐어. "

니 옆에서 먹으면 입맛 떨어지거든,


안여주
"....... "

여자가 하는 모든 말은 다시 상처로 되돌아 온다,


전정국
" .... 나 오늘 외박하고 올거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

나는 다 알고 있다,

이 말의 뜻을.

보니마나 또 다른 여자랑 하룻밤 자고 온다는 뜻이겠지 ㅎ


안여주
" .... ㅎ ... "

옷을 주섬주섬 꺼내 입는 정국에게 헛웃음을 보이는 여주,


안여주
" ... 넌 지금 이 상황이 좋나봐 ... "

이미 결혼한 아내 두고, 다른 여자랑 외박한다는 게

그 말에 정국이 잠깐 멈칫 한다.


전정국
" .... 그럴꺼면 .. "

날 사랑하지 말았어야지 ㅋ

쿵 _

매일 듣도 또 질리도록 듣는 말이지만 언제나 내 반응은 똑같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다는거,

어느새 옷을 다 갈아입은 정국이 차키를 챙겨 나간다,

드르륵 _

쾅 _

정작 그녀에게는 아무말도 없이,


안여주
" ㅎ ... 그래 ... 익숙해져야돼 ... "

이 모든 상황들이

소파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걸어가는 여주,

터벅 _ 터벅 _

드르륵 _

스윽 _

탁탁탁 _

지금 이 상황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인 여주는 평소대로 주방에 홀로 남아 저녁 준비를 한다,

가끔 니가 미울때도 있지만,

어쩌겠어 ㅎ

이게 우리의 운명인걸.

끼익 _

그리고 넓은 식탁에 앉아 쓸쓸히 저녁을 먹는다,

아무리 넓은 식탁이라지만, 그와 같이 저녁을 먹어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오직 내가 싫다는 이유로,


안여주
" ... ㅎ ...... 흡 .. ㄲ ... 윽 .. "

다 차려진 밥에 손도 대지 못한채 고개를 숙이고 훌쩍이는 여주,

매일 반복되는 루틴이지만 상처를 받는 게 당연하다,


안여주
" ... ㅎ ... 하윽 ..... 읍 ... 끅 .. "

한 번 만이라도,

아니 5분 만 이라도,

너와 이 식탁에 나란히 앉아 밥을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안여주
" 후으 ... 울지 마 .. 안여주 ... 이게 니가 선택한 길이고, "

앞으로 버텨내야 할 일이야,

애써 눈물을 삼킨채 조용히 밥을 먹는 여주,

스윽 _

밥을 다 먹기는 커녕, 반도 못 먹은채 수저를 내려놓는 여주,

매일 입맛이 떨어진다.

아무리 먹으려고 노력해봐도,

몸무게는 평균을 넘지 못하고,

마음의 병만 쌓여갈 뿐.

솔직히 힘들다.

이 모든 상황들이,

오늘도 여주는 홀로 남겨진 방에서 쓸쓸히 잠에 든다.


안여주
" ... 만약 ... 진짜로 만약 ... 내가 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 "

정말로 행복했을까...?

이제 나도 누리고 싶다.

남들 다 누려보는 진정한 행복.

지금 내 일상은 망가질대로 망가졌다. 항상 상처만 받는 쓰레받이가 될 뿐, 나에게 이득이 되는 건 하나도 없었다.


안여주
" .... 도망칠까 ...? "

솔직히 이 지긋지긋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도망쳐봤자다.


전정국
' ㅋ .... 도망가봤자 너만 손해야. '

여주엄마
' 힘들어도 어쩌겠니 ..... 우리 기업이 잘 될려면 니가 이런거 쯤은 묵묵히 참아내야지 '

여주아빠
' 쓸데없는 소리말고, 가서 전서방 밥이나 차려드려 '

생각해보니까 더 서러웠다,

오직 부모님 기업이 잘 되라는 이유로,

내가 왜 이 고생을 해야하는지도 모르겠고,

왜 내가 그에게서 버림받아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안여주
" .... 괜히 쓸데없는 생각말고 잠이나 자자 ... "

그렇게 조용한 방에서 슬며시 눈을 감는 여주,

툭 _

얼마 못가 그녀는 금새 잠들어버린다.

그리고 한 10분 뒤였을까?

삐_ 삐빅 _ 삑 _ 삐로리

경쾌하게 울리는 현관 도어락 소리.

덜컥 _

탁 _

보나마나 이 소리는 정국이 들어온 소리이다.


안여주
" .... 흐으 ..... "

그래도 다행히 잠은 안깼는지 계속해서 곤히 자고있는 여주,

탁 _

부엌불을 키고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벌컥벌컥 마시는 정국,


전정국
" .... 하아 .... "

오늘도 속았다,

날 아끼는 줄 알았던 여자에게 뒤통수를 맞았다,

언제나 내 옆에 달라붙는 여자의 종류는 두 가지다,

대부분은 돈이 많아 달라붙는 것 이고,

안여주처럼 그냥 내가 좋아서 달라붙는 것 이다.

솔직히 날 진심으로 이해해준 사람은 안여주 뿐,

하지만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긴 싫었다.

그 여자들과 그녀의 부모님도 같은 마음이었을테니,

그냥 눈 감고 같이 살아주면 안 되겠냐고?

말도 안되는 소리 ㅋ,

괜히 오냐오냐 해주다가 언젠가 기어오를지도 모른다,


전정국
" .... 정신차려 전정국 ... "

넌 절대 그녀를 사랑하지 않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