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이제 아예 안써요ㅠㅠ
2화.


내가 생각해도 황당한 일을 저지르고 난 다음 일주일 후.

오늘은 빈혈이 잦은 아가씨를 위한 주치의가 오는 날이다.

드륵.


김태형
전정국님 오셨습니다, 도련님.


박지민
후... 들여보내.


김태형
네.


전정국
주치의 왔습니다, 도련님~


박지민
응 앉아.


전정국
네.


박지민
너도 앉아.

도련님은 나에게도 앉으라며 자신의 옆자리를 톡톡 두드렸지만 난 전정국의 면상을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차를 내온다며 방을 나가려 했다.


전정국
도련님은 하인을.. 아니 저 하인을 아끼시나 봅니다?

하지만 난 그 말을 끝으로 방을 나와 아가씨의 답을 듣지 못하였다.

두 사람 몫의 차를 따르고서는 나가려 받침을 들었을 때 청포도 향이 진하게 풍기는 남자가 뒤로 와서는 껴안고는 내 목덜미에 고개를 묻었다.


김태형
전정국님.


전정국
에이~ 우리 둘 밖에 없는데 님은 무슨. 편하게 해~


김태형
야 전정국.


전정국
크크킄. 응 나 왜 불러?


김태형
손가락이 꺽이고 싶지 않으면 당장 놔.


전정국
아하하! 무서워라~ 알았어. 이건 내가 가지고 갈테니 천천히 와.

그렇게 말한 전정국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한껏 개구지게 웃으며 내 손에 들려있던 찻잔받침을 가져가버렸다.

짜증나는 놈. 뭐가 저리 즐거운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내가 방안으로 들어가자 자신도 방금 왔는지 어이없는 표정으로 있는 도련님을 바라보고 서있었다.

잠시 정적이 흐르고..


전정국
음.. 전 진찰이 끝났으니 이만 가보도록 하죠. 또 뵈요, 도련님?


박지민
....

그러고는 전정국은 어느 때처럼 사라져버렸다.


박지민
왜.. 둘이 같이 왔어.


김태형
전정국님께서 무겁다며 들어주셨습니다.

전혀 묻는 말투가 아니었지만 나는 태연하게 연기했다.


박지민
...그..래.


김태형
도련님.


박지민
왜.


김태형
세 달 후면.. 전정국님.. 안오십니다.


박지민
반가운 소식이네.


김태형
네.


박지민
푸흐흐.


김태형
왜.. 그러십니까?


박지민
너가 단칼에 네라고 하니까 웃겨서.


김태형
아...네.


박지민
일로 와.

사락.


김태형
도련.. 님. 뭐 하나 여쭈어도 괜찮으시겠습니까..


박지민
뭔데?

그렇게 말한 도련님은 더욱 내 품 속으로 파고들었다.


김태형
저를.. 신뢰하십니까.

나도 의문이었다.

내가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내가 왜 이런 감정을 느껴야 하는지..

정말.. 어이가 없었다.

그러나 도련님의 대답은 내 생각을 멈추기에 확실했다.


박지민
응. 당연하지. 난 너를 신뢰해, 너를 믿어. 그니까 넌 날 배신하지 마.


김태형
....당연..하죠...

사륵 사륵.

오늘따라 더더욱 기분이 이상하다.

아니.. 당신, 도련님을 볼 때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고장난 기계같았다.

부품이 빠져 삐거덕대는 기계.

하지만 난 멍하니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려 했다.

내 품에는 계속 아가씨가 안겨있었다.

아가씨만의 달콤한 향기가 나를 유혹한다.

당신의 한마디가 나를 매혹한다.

죽고.. 싶다...

그럼에도 당신을.. 원하고 있었다..

언제부턴가.. 서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