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해줄게

다시

나는 그날 태어나서 처음으로 민윤기의 눈물을 보았다.

지금까진 정말 눈물을 흘릴줄은 아는건가 싶을 정도로 완벽한 모습만을 보여줬던 그였다.

그랬던 그가 무너지는 모습이 너무나도 아팠다.

그래도 다행이라 생각했다.

오히려 후련했다.

가슴 속에 고여있던 썩은 물이 모두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

그가 흘린 눈물은 그 날을 가장 슬프면서도 후련하기도 한 순간으로 만들어주었다.

며칠 후, 의사로부터 퇴원해도 좋다는 얘기를 들었다.

윤기

아오.. 답답해 뒤지는줄 알았네.

태형

얼레? 지금 누구 때문에 여기에 며칠씩이나 갇혀있었는데?

윤기

그렇구나? 나 때문이었구나ㅋ 하하하...

태형

응. 완~전 형.때.문.이.지ㅋ

집으로 돌아간후, 민윤기는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나는 평범한 중학생이자 연습생으로 돌아갔다.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았다.

하지만

뭔가 허전했다.

어딘가 비어있는 느낌이었고, 가끔씩 그는 뭘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처럼 정처없이 돌아다녔다.

그리고.. 그는 어느 순간부터 다시 공책에 무언가를 끄적이기 시작했다.

나는 그날의 악몽이 떠올라 설마하며 그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태형

형, 뭐해?

윤기

아, 너 마침 잘왔다. 이거 가사 좀 봐봐.

순간 온몸이 얼어붙었다.

내 귀를 의심했다. 잘못 들은 건 아니겠지, 싶었다.

태형

뭐..? 뭐라는거야...ㅋ..ㅋ

윤기

아니 나 무슨 랩 배틀인가 뭔가 그거 나가볼라고

태형

랩.. 배틀?

윤기

어. 니네 소속사에서 개최한다는데? 빅..히트?? 맞나?

태형

어..어. 맞아.

충격으로 얼굴이 일그러진 나를 보며 민윤기는 이렇게 말했다.

윤기

아무리 애써도... 포기 못하겠더라. 포기할라고 해봤는데. 잘 안됐어..

태형

형.. 그래도...

윤기

야 괜찮아. 내가 누군데, 어?

지금 방탄소년단의 래퍼로서 전세계에 이름을 알린 그는 행복하다.

그리고 그토록 원하던 자신의 음악을 하고 있으며

그 음악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당당히 말하고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아파하고 있을 청춘들을 위로해주고 있다.

동시에 그는 자신에게 지울수 없는 상처를 줬던 그 사람들에게 말하고 있다.

"싹 다 불태워라 Bow Wow Wow

용서해줄게."

그 때.. 나에게 세상이 얼마나 지독한지 알게 해줬던 너네.

전부 다

용서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