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해줄게

응급

태형

하... 잠깐만. 119... 아 나 폰 안가져왔는데

그때 옆에 꺼진채로 던져져있는 민윤기의 핸드폰이 보였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집어들어 119를 눌렀다.

태형

여보세요? 여기.. 여기 XX동에 OO건물인데.. 빨리 좀 와주세요. 사람 죽어가요.. 흑흑... 빨리.... 진짜 죽으면 안되는데...

전화를 끊고 나는 다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의 전화기를 손에 꼭 쥔 채로.

그때 나는 정말 제정신이 아니었다.

민윤기가 스스로 손목을 칼로 그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괴로웠다.

하지만 그보다 더 괴롭고 원망스러웠던 것은

그의 창백한 얼굴이

그 어느때보다 편안해 보였다는 것

그게 나를 미치게 만들었다.

몇분 후

앰뷸런스가 도착하는 소리가 들렸다.

기다리는 몇분은 나에겐 몇시간, 아니 몇년 같았다.

태형

왜 이렇게 늦게 와 시발! 사람 죽고 있다고...

-보호자이십니까? 환자 이렇게 된지 얼마나 됐습니까?

민윤기가 들것에 눕혀져 구급차에 실려가는 그 상황에 한 사람이 나를 붙잡고 질문을 해왔다.

태형

나도 몰라요. 비켜.. 나도 같이 갈거야. 저리 비켜!!

-보호자분! 잠시만요.

태형

나오라고...흐아...흑흑...

막무가내로 그 사람을 밀쳐버리고 구급차에 올라탔다.

태형

빨리 출발해요. 빨리.. 아직 안 죽었어. 살릴수있어.

그렇게 구급차는 정신없이 병원으로 출발했다.

형.. 꼭 살아야돼. 이렇게 갈 수는 없잖아. 버텨야돼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려버린 나는 의자에 주저앉아버렸다.

그리고 지금껏 흘려보지 못했던 엄청난 양의 눈물을 쏟아냈다.

그리고 그 눈물은 나도 모르게 힘을 잔뜩 주고 있던 주먹 위로 한방울씩 떨어졌다.

주저앉아 오열하기 시작한지 얼마나 지났을까.

-민윤기 환자 보호자분?

태형

네.. 전데요.

-환자분 큰 고비는 넘긴 듯 싶습니다. 조금만 늦었으면 큰일날뻔했어요. 지금은 안정 취하고 있으니 조금 있으면 깨어나실겁니다.

태형

하아..... 감..사..합니다... 선생님

순간 온몸의 긴장이 탁하고 풀려버렸고 동시에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눈앞이 아득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