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에서 일진한테 뽀뽀 받았어요
00. 그 뽀뽀



촉, 입술 위로 비슷한 체온이 내려앉는다.

주변이 물 끼얹은 듯 차가워져. 높은 목소리톤으로 따지고 들던 여자, 그 앞에서 조곤조곤 반박하던 이 놈, 그 사이에서 곤란한 듯 웃음섞인 소리로 대충 말리던 다른 남자까지.

모두 일시정지가 된 듯. 멀리 부스 너머로 노랫소리만 간간히 들려와.

으으으... 이 남자 뭐야 그래서.

갑자기 내 쪽으로 걸어오는 남자에 놀라서 슬쩍 몸 돌렸는데 얼굴 가까이 붙일 건 뭐야...

머릿속에서는 도무지 사람다운 생각이 표현되지 않았다. 그저 물음표만 백만, 백만 하나, 백만 둘, 백만 세개... 그려지고 있지.

손에 온 힘을 실어서 나름 깊게 패일 손톱자국을 그의 팔을 잡고 남기지만 아프지도 않은지 뒤로 넘어가는 몸을 고정하려 내 어깨로 팔을 옮기더라.

으윽, 으움...

꽉 옥죄는 힘에 나름 떨어지라고 콧소리 막 내고 발을 막 밟아도 안 떨어져. 제발 떨어져 주라... 성범죄자 새끼야.

허리 꺾일 듯 뒤로 넘기다가 힘이 풀려 일자로 있었는데 입술을 살짝 뗀 그가 나를 똑바로 마주하더니 내 입술을 핥았어.

호다다 놀라서 아랫배라도 걷어차려 힘 들어가지 않는 무릎 간신히 배쪽으로 들어올렸지.

그 때 절대 못 빠져나갈 듯 막고 있었던 팔 스륵 풀리고 무릎에 뭔가 닿기 직전 몸 뒤로 살짝 빼더라. 더... 더 또라이 음식물쓰레기 폐기물 같은 건 그때 보인 그 얼굴이야.

아니... 씨익 웃어, 걔가. 그러고 입술 슥 닦는데 진짜... 쓸데없이 밍숭맹숭해져서 가슴 팍 밀치고 뒤돌았지. 열림 버튼 다다다다 누르는데 문은 왜 이렇게 느리게 열리는지...

하...


돌아간 가르마에 계속 헉헉대는 나를 보고 미친년 보듯이 한심한 눈 달고 있는 여섯 눈동자에 숨을 고른다.

헉... 헉...

엘레베이터는 좀 그래서 계단으로 내려왔는데 생각보다 숨이 너무 차. 짜증나, 내가 왜 이런 고생을...


김혜성
야. 너 가방은?

거기에 김채원도 거든다.


김채원
그래, 너 가방 놓고와서 다시 올라간다며?


홍여주
하윽, 나... 나.

그래... 원래는 가방 가지러 올라갔는데... 그런데, 하씨. 뭐라고 둘러대. 어떤 또라이가 뽀뽀했어? 이건 내가 더 또라이같잖아.


홍여주
위에... 이상한 커플 있었어. 막, 막 카운터 앞에서 존나 싸우던데. 누, 눈치보여서 못 들어갔지 난.


김유성
그럼 네 가방 어떡하게?

우선 여기 벗어나야 해 친구들아... 학원 가는 길로 먼저 걸어가면서 말한다.


홍여주
문제집은 학원에 있고, 핸드폰도 지금 있고. 음 샤프는...

김채원 옆에 서서 장난스레 어깨를 툭 친다.


홍여주
몰라. 김챙이 빌려주겠지~


김채원
아. 너 대신 샤프심은 안 빌려줌.

대충 히히덕거리며 방금 있었던 기이한 남자를 생각했다. 신고... 어떻게 해. 이름도 몰라. 처음 봤어

따지고 올 걸 그랬어...

그리 생각하면서도 힘줄 툭툭 튀어나온 팔뚝 생각하니 무슨 일 났을까 싶기도 하고... 암튼 더러워. 너무 더러워.

손목으로 입 문지르다 핸드폰 보고 대충 틴트 다시 바른다.

다시 만나면 가만 안 둬. 법으로 해결할거야.

그런 다짐 마음속으로 해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