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한테 걸려버렸다

15. 같이 가면 되니까

그럴 리가 없잖아.

(나의 팔을 잡으며) 가자.

어디를?

입 맞추는 소리가 계속된다.

...내가 사랑하는 건 너야, 한태산.

...정말이지?

그 말, 변함 없는 거지?

약속해.

약속할게.

나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거절해. 미국 가는 거.

...그냥 프로젝트를 성공시켜줘.

...

알겠어. 노력은 해볼게.

대신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미국은 꼭 거절해. 알겠지?

응, 알겠어.

사랑해.

입 맞추는 소리가 이어진다.

똑똑.

네.

대표님, @@회사 박 대표님이 오셨습니다.

들어오세요.

아이고, 안녕하세요?

그 프로젝트 때문에 오신 거죠?

네. 받고 정말 어이가 없어서.

저는 제 프로젝트 때문이면 제가 직접 회사에 방문했었는데.

여기는 제 발로 찾아오게 만드시네요?

이것 참... 배려가.

죄송합니다. 정신이 없어서요.

허, 저는 시간이 남아도는 줄 아세요?

다시 여주 사원님을 데려가시려는 이유는요?

제가 돈 많이 드렸잖아요.

네. 그래서 그 돈 2배로 돌려드리겠다는 겁니다.

또 여주 사원님 괴롭히시려고요?

근데 어쩌나. 여주 사원님이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계셔서.

제가 받아들일 수가 없네요.

이 프로젝트는 없던 거로 하시죠.

그 돈의 2배면 정말 큰 돈인데.

오직 여주 사원님 때문에 안 받겠다는 건가요? 왜요?

그 돈이면 회사 발전에 도움이 많이 될 텐데.

여주 사원님은 저희 회사에 없으면 안 되거든요.

그건 저 또한 마찬가지네요.

이러실 거면 제 프로젝트는 왜 받아주셨죠?

방금 그 말이 진심이긴 해요?

...(한숨) 아무튼, 가보겠습니다.

그런 프로젝트 더는 안 보게 해주셨으면 합니다.

(문 닫히는 소리) 덜컥.

...

어? 대표님!

여주 사원님이 왜 로비에 계시죠?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서요...

네, 뭔데요?

전에 말씀해 주신 거요.

너무 죄송해요. 못 갈 것 같아요.

음... 어쩌죠.

이미 명단을 올렸는데.

네?

명단을... 올리셨다고요?

네. 전에 알겠다고 하셔서,

가신다는 줄 알고 바로 올렸죠.

왜요? 급한 일 생겼어요?

아...

어떡하지.

내가 실수했네...

아니에요. 갈게요.

그럼 퇴근까지 힘내세요.

...

나는 그 뒤로, 태산 대표에게서 온 연락을 모두 무시했다.

어쩔 수가 없었다... 뭐라고 설명을 해야 될지 모르겠어.

어, 여보세요?

잘 지내?

응! 너 진짜 오랜만이다.

너 아직도 그 회사에 있어?

야근하면서?

미안... 소식을 너무 못 들려줬다.

지금은 다른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 @@회사라고.

헐! 진짜로? 그럼 그 대표랑 이제 안 보겠네?

비서님이랑도...

...이거 비밀인데,

나 대표랑 연애해.

뭐?! 그 성격 마음에 안 드는 대표, 아니면 너 회사 대표?

(웃음) 성격 마음에 안 드는 대표.

근데 이런저런 일이 생겼거든? 들어볼래?

(여주의 이야기를 다 들은 후) 미쳤네...

근데 이건 나도 모르겠다.

내가 너였어도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은데.

근데 그 연애 중인 대표한테는 연락을 하는 게 좋을 거야.

제주로 올 때 너 찾으러 왔던 거, 기억나지?

난 그것부터가 절대 쉬운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

...아.

똑똑.

...잠깐만.

미안. 내가 나중에 다시 전화할게.

나는 전화를 끊고 현관으로 다가갔다.

누구세요?

문 열어.

...

(문 열리고 닫히는 소리) 덜컥.

왜 연락 안 해.

...퇴근하고 바로 온 거야? 그게,

어떻게 됐어?

...이미 명단을 올려버렸대.

미안해. 진짜 내 잘못이야.

...

기다려. 좋은 생각이 있으니까.

태산 대표는 그렇게 나가더니,

며칠 동안 연락이 없었다.

그가 결국 생각을 해낸 방법은...

공개연애 기사 올리기였다.

대표님, 회사 앞에 기자들이 가득합니다.

@@회사랑 약혼자님 회사도 주목을 받고 있어요.

대체 무슨 생각으로 기사를 내신 거예요?

내가 꼭 미국을 보내야 한다면,

같이 가면 되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