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한테 걸려버렸다
15. 같이 가면 되니까


김여주
그럴 리가 없잖아.


한태산
(나의 팔을 잡으며) 가자.

김여주
어디를?

입 맞추는 소리가 계속된다.

김여주
...내가 사랑하는 건 너야, 한태산.


한태산
...정말이지?


한태산
그 말, 변함 없는 거지?


한태산
약속해.

김여주
약속할게.


한태산
나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한태산
거절해. 미국 가는 거.

김여주
...그냥 프로젝트를 성공시켜줘.


한태산
...


한태산
알겠어. 노력은 해볼게.


한태산
대신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한태산
미국은 꼭 거절해. 알겠지?

김여주
응, 알겠어.


한태산
사랑해.

입 맞추는 소리가 이어진다.

똑똑.


한태산
네.


비서
대표님, @@회사 박 대표님이 오셨습니다.


한태산
들어오세요.


박성호
아이고, 안녕하세요?


한태산
그 프로젝트 때문에 오신 거죠?


박성호
네. 받고 정말 어이가 없어서.


박성호
저는 제 프로젝트 때문이면 제가 직접 회사에 방문했었는데.


박성호
여기는 제 발로 찾아오게 만드시네요?


박성호
이것 참... 배려가.


한태산
죄송합니다. 정신이 없어서요.


박성호
허, 저는 시간이 남아도는 줄 아세요?


박성호
다시 여주 사원님을 데려가시려는 이유는요?


박성호
제가 돈 많이 드렸잖아요.


한태산
네. 그래서 그 돈 2배로 돌려드리겠다는 겁니다.


박성호
또 여주 사원님 괴롭히시려고요?


박성호
근데 어쩌나. 여주 사원님이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계셔서.


박성호
제가 받아들일 수가 없네요.


박성호
이 프로젝트는 없던 거로 하시죠.


한태산
그 돈의 2배면 정말 큰 돈인데.


한태산
오직 여주 사원님 때문에 안 받겠다는 건가요? 왜요?


한태산
그 돈이면 회사 발전에 도움이 많이 될 텐데.


박성호
여주 사원님은 저희 회사에 없으면 안 되거든요.


한태산
그건 저 또한 마찬가지네요.


박성호
이러실 거면 제 프로젝트는 왜 받아주셨죠?


박성호
방금 그 말이 진심이긴 해요?


박성호
...(한숨) 아무튼, 가보겠습니다.


박성호
그런 프로젝트 더는 안 보게 해주셨으면 합니다.

(문 닫히는 소리) 덜컥.


한태산
...

김여주
어? 대표님!


박성호
여주 사원님이 왜 로비에 계시죠?

김여주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서요...


박성호
네, 뭔데요?

김여주
전에 말씀해 주신 거요.

김여주
너무 죄송해요. 못 갈 것 같아요.


박성호
음... 어쩌죠.


박성호
이미 명단을 올렸는데.

김여주
네?

김여주
명단을... 올리셨다고요?


박성호
네. 전에 알겠다고 하셔서,


박성호
가신다는 줄 알고 바로 올렸죠.


박성호
왜요? 급한 일 생겼어요?

김여주
아...

어떡하지.

내가 실수했네...

김여주
아니에요. 갈게요.


박성호
그럼 퇴근까지 힘내세요.

...

나는 그 뒤로, 태산 대표에게서 온 연락을 모두 무시했다.

어쩔 수가 없었다... 뭐라고 설명을 해야 될지 모르겠어.

김여주
어, 여보세요?

김여주
잘 지내?

친구
응! 너 진짜 오랜만이다.

친구
너 아직도 그 회사에 있어?

친구
야근하면서?

김여주
미안... 소식을 너무 못 들려줬다.

김여주
지금은 다른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 @@회사라고.

친구
헐! 진짜로? 그럼 그 대표랑 이제 안 보겠네?

친구
비서님이랑도...

김여주
...이거 비밀인데,

김여주
나 대표랑 연애해.

친구
뭐?! 그 성격 마음에 안 드는 대표, 아니면 너 회사 대표?

김여주
(웃음) 성격 마음에 안 드는 대표.

김여주
근데 이런저런 일이 생겼거든? 들어볼래?

친구
(여주의 이야기를 다 들은 후) 미쳤네...

친구
근데 이건 나도 모르겠다.

친구
내가 너였어도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은데.

친구
근데 그 연애 중인 대표한테는 연락을 하는 게 좋을 거야.

친구
제주로 올 때 너 찾으러 왔던 거, 기억나지?

친구
난 그것부터가 절대 쉬운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

김여주
...아.

똑똑.

...잠깐만.

김여주
미안. 내가 나중에 다시 전화할게.

나는 전화를 끊고 현관으로 다가갔다.

김여주
누구세요?


한태산
문 열어.

...

(문 열리고 닫히는 소리) 덜컥.


한태산
왜 연락 안 해.

김여주
...퇴근하고 바로 온 거야? 그게,


한태산
어떻게 됐어?

김여주
...이미 명단을 올려버렸대.

김여주
미안해. 진짜 내 잘못이야.


한태산
...


한태산
기다려. 좋은 생각이 있으니까.

태산 대표는 그렇게 나가더니,

며칠 동안 연락이 없었다.

그가 결국 생각을 해낸 방법은...

공개연애 기사 올리기였다.


비서
대표님, 회사 앞에 기자들이 가득합니다.


비서
@@회사랑 약혼자님 회사도 주목을 받고 있어요.


비서
대체 무슨 생각으로 기사를 내신 거예요?


한태산
내가 꼭 미국을 보내야 한다면,


한태산
같이 가면 되니까요.


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