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한테 걸려버렸다
19. 로망 (End)


* 당일, 오후 6시.

직원
6시네요.

직원
...다들 퇴근 안 하세요?

김여주
저는 야근이라서...

직원
엥? 진짜요?

직원
(작은 목소리로) ...연인이어도 저러신다니 힘내세요... 저는 먼저 가보겠습니다.

김여주
(웃음) 괜찮아요. 조심히 들어가세요.

순식간에 사무실에는 둘만 남았다.

김여주
(한숨) ...다들 가고 할 일도 없는데.

김여주
우리도 그냥 칼퇴하고 차라리 데이트를 하면 안 돼?


한태산
안 돼.


한태산
오늘 하는 야근에 대해 더 말 꺼내는 거 금지야.

김여주
...

김여주
알겠습니다, 팀장님...

그렇게 어두워진 시간.

김여주
저녁은 안 먹어?

김여주
맛있는 거 먹고 싶은데.


한태산
뭐 먹고 싶은데?

김여주
음...

김여주
매운 거 먹을까?


한태산
안 돼.

김여주
왜?


한태산
매운 거 못 먹는 사람이 왜 매운 걸 찾아.


한태산
나 때문에?

김여주
...딱히 생각이 나는 게 없어서.

김여주
그럼 너는 뭐 먹고 싶은데?


한태산
입술.

김여주
...응?

김여주
내가 뭔가를 잘못 들은 것 같은데...


한태산
...어두워지니 회사에서 보는 야경이 예쁘지?

김여주
...갑자기?

김여주
악질 대표 때문에 야근할 때는 제대로 못 봤는데.

김여주
지금 이렇게 보니까 예쁘긴 하다.


한태산
근데 나는 야경보다,


한태산
(내가 앉은 의자를 잡아 자기 쪽으로 이끌며) 네가 더 예쁜데.


한태산
키스할까?

김여주
...

김여주
너 멘트 진짜...


한태산
왜? 싫어?

김여주
(태산의 넥타이를 잡아끌며) 아니, 좋아.

...그렇게 서로의 입술이 붙었다 떼어지기를 반복했다.

김여주
이제 저녁 먹자.


한태산
좋아. 저녁 먹으러 가자.


한태산
근데 너의 로망은 뭐야?

김여주
내 로망?

김여주
그런 거 없는데.

김여주
음... 부자 남자친구 두기?


한태산
그렇다면 이뤘네.

김여주
(웃음) 그러게.

김여주
첫만남에는 내 인생 진짜로 망했구나 생각했는데,

김여주
이렇게 될 줄이야.


한태산
나도 내 한정판 정장 때문에 슬펐었는데,


한태산
결국 이렇게 되네.

김여주
슬펐다고? 화난 게 아니라?


한태산
...내가 눈물이 없는 사람 같아?

김여주
엥?... 울었어?


한태산
안 울었어.

김여주
...아, 뭐야.

김여주
뭔가 우는 모습 보고 싶다. 궁금해.


한태산
네가 내 옆에 없으면 울 수도 있겠지.

김여주
...헐.


한태산
그런다고 헤어지자는 말 금지야.


한태산
안 헤어질 거야. 못 헤어져.

김여주
나도 너랑 헤어질 생각 없어. 아직까지는.


한태산
아직까지는?


한태산
무슨 소리야. 평생 없어야지.

김여주
(헛기침) 그래서, 정장 그렇게 된 건 아직도 화가 나?

김여주
근데 아예 없어진 거 아니고 손상 조금 된 거잖아...


한태산
지금은 화 안 나.


한태산
정장보다 귀한 걸 얻었는데.

김여주
응?


한태산
너.

김여주
...연애 많이 해 본 티가 너무 난다.

김여주
선수야, 선수...


한태산
아닌데.


한태산
네가 처음이야.


한태산
영화, 드라마를 많이 봤을 뿐이지.

김여주
...


한태산
그러면 너는?


한태산
내가 처음이야?

김여주
...

김여주
처음 아닌데...


한태산
(인상을 쓰며) 뭐?

김여주
장난이야. 사실 처음 맞아.


한태산
(웃음) 그래?

김여주
내가 처음인 게 그렇게 좋아?


한태산
응.


한태산
처음의 의미가 아무래도 크니까.


한태산
서로에게 처음이니까 좋다.

김여주
그럼 이제 야근은 안 시킬 거지?


한태산
...


한태산
왜, 감성적이고 좋은데.

김여주
...

김여주
알겠어. 근데 너무 자주는 말고...


한태산
당연하지.

김여주
...그럼 얼른 다시 일하러 가시죠, 팀장님.


한태산
(웃음) 뭐야?


한태산
좋아, 가자.

사무실에 돌아오고 나서도,

우리는 달달한 시간을 보냈다. 일도 안 하고.

김여주
그만하고 일을 합시다, 팀장님.


한태산
(한숨) 그래야겠지.


한태산
아쉽네. 설레고 좋았는데.

김여주
근데 있잖아.

김여주
아까 식당에서 헤어지자는 말 금지라고 했잖아.


한태산
응. 그게 왜?

김여주
그럼 결혼도 할 거야?


한태산
당연하지.


한태산
결혼 안 하려고 했어?

김여주
...?

김여주
결혼은 그렇게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닌데.


한태산
나 돈 많고 잘생겼잖아. 뭐가 걱정이야?

김여주
아니... 그게 아니라...

김여주
나는 너무 부자가 아닌 사람이랑...


한태산
(정색하며) 응?

김여주
(작아지는 목소리로) 나랑 비슷한 사람이랑...

김여주
아, 아니야.


한태산
너는 나 아니면 안 돼.


한태산
나도 너 아니면 안 되니까 받아들여.

김여주
알겠어.

그리고 조금 일을 하면서 10시를 기다리다가,

순간 잠이 들었다.

눈을 떴을 때는 11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었다.

김여주
...!


한태산
깼어?

김여주
왜 안 깨웠어. 지금 11시 다 되는데.

김여주
얼른 퇴근하자.


한태산
잠든 거 예쁘다 생각하면서 보고 있었는데 아쉽네.

김여주
...


한태산
나는 너 자는 모습 보는 거 좋거든.


한태산
집 가자, 데려다줄게.

김여주
좋아...

김여주
...데려다줘서 고마워.

김여주
시간도 너무 늦었는데, 어서 가.


한태산
이대로 가라고?

김여주
왜?

김여주
안 갈 거야?


한태산
가기 전에 라면이나 하나...

김여주
뭐?!

김여주
미쳤구나, 완전!


한태산
(눈이 크게 떠지며) 아니... 진짜 라면...


한태산
너 무슨 생각을 한 거야?

김여주
...아니, 이 시간에 왜 라면이야. 내일 부어서 출근할 거야?


한태산
난 잘 안 붓는데.


한태산
아무튼 라면 하나만 먹고 갈게.

그렇게 진짜 라면을 얻어먹은 태산.

김여주
어서 가. 나 피곤해.

김여주
너도 피곤하겠다.


한태산
맞아. 피곤해.


한태산
그래서, 피곤한 사람 졸음운전하게 만들 거야?

김여주
어?

김여주
라면만 먹고 간다며...


한태산
(내 팔을 잡아서 끌며) 하루만 신세 좀 지겠습니다.


한태산
여주 사원님.


한태산
이것도 내 로망이야. 방금 생긴 로망.

서서히 방문이 닫힌다.

안녕하세요! 작가 외현입니다.

두 번째 작품도 이렇게 완결이 되었습니다.

뒷 부분은 여러분들의 상상에 맡길게요 :)

항상 끝을 어떻게 내야 좋을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흠...

아, 그리고 많이 부족했는데도 관심과 사랑을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메인에 띄워주신 팬플러스님들이랑 여러분들 덕분에 1위도 해보고...

좋은 경험을 했네요!

저는 또 나중에 신작을 들고 돌아오겠습니다.

남주 추천, 소재 추천은 댓글로 남겨주세요! 댓글 다 보고 있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

남주가 꼭 보넥도님들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다양하게 도전하겠습니다.

그럼 나중에 신작으로 또 만나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