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버텨야 너희가 웃으니까
오빠들의 위로

단비링
2025.05.13조회수 13

조명이 꺼진 연습실. 여주가 혼자 피아노 앞에 앉아 천천히 코드를 짚는다.

손끝은 미세하게 떨리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혀 있다.

문틈으로 누군가 조심스레 여주의 모습을 지켜본다. 지민이었다.


지민
‘아직 힘들어 보이는데....왜 또 혼자 연습하고있어....’

피아노 위에 놓인 약 봉투. 지민은 그것을 본 순간, 천천히 문을 닫고 돌아선다.

여주는 평소처럼 웃으며 밥을 먹는다. 식탁에선 진이 요리한 불고기가 인기다.


석진
오늘 양념 내가 좀 줄였어. 너 아직 속 안 좋잖아.


여주
괜찮아. 맛있어.


정국
근데… 너 피아노 연습은 좀 천천히 해도 되잖아.


여주
…아니야. 가만히 있으면 더 이상해.


태형
몸이 이상하면 쉬는 게 맞는 거야.


여주
쉬기만 하면 더 멀어질까봐 무서워.

정적이 흐른다. 그런 여주를 아무도 쉽게 나무라지 못한다.

여주는 노트북 앞에 앉아있다. 녹음 파일을 재생하고, 가사 노트를 정리한다.

그 순간, 뒤에서 들리는 낯익은 목소리.


남준
너, 오늘 우리 다 속인 거 알지?


여주
…들켰어?


남준
우린 네가 얼마나 아픈지도, 얼마나 애쓰는지도 다 알고 있어.


여주
근데 내가 버텨야, 오빠들이 안 무너지잖아.


남준
우리는 너 혼자 버티게 안 둘 거야. 그건 약한 게 아니라, 같이 걷는 거니까.

그 말에 여주의 눈빛이 흔들린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 채, 그녀는 노트북을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