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버텨야 너희가 웃으니까
오빠들의 과보호


숙소 문이 열리고, 여주가 슬리퍼를 끌며 들어왔다. 멤버들은 마치 작전 회의 끝낸 듯 일제히 일어섰다.


남준
괜찮대? 검사 결과 뭐래?


여주
“염증 반응 조금 올라왔다고. 며칠 푹 쉬면 된대.


윤기
그래서 진단서는 받아왔지? 매니저 형한테 줄 거.


여주
아니~ 그 정도까진 아니라고 했다니까?


정국
근데 왜 링거 맞고 왔냐?


지민
야, 이제부터 너 아무것도 하지 마. 말만 해. 밥이든 뭐든 다 우리가 해줄게.


태형
너 컵도 들지 마. 뜨거운 거 위험함.

밥상 앞에 앉은 여주. 젓가락을 들려 하자마자 정국이 손을 탁 친다.


정국
놔. 내가 떠줄게.


여주
…내가 아기야 뭐야.


석진
아~ 해봐. 죽 온도 적당하다.


여주
하지 마, 진짜 하지 마…


태형
입가에 묻었어. 움직이지 마.


남준
잠깐만, 네 회복에 좋은 음식 리스트 보고 있어. 야, 브로콜리 다 삶자.

여주는 점점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어젯밤부터 이상하게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땐 몸이 축 늘어져 걷기도 버거웠다. 결국 숙소에서 119를 부르다시피 해서 병원에 도착했다.

링거실 한쪽 침대. 여주는 링거 바늘이 꽂힌 팔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 옆, 의자에는 정국이 초조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정국
어제까지 괜찮다고 해놓고… 왜 또 이렇게 아픈 거야.

여주는 미안하다는 듯 눈을 감은 채 작게 중얼였다.


여주
…그냥 좀 피곤했던 것뿐이야…


정국
그 피곤함이 링거 맞을 정도면 그건 피곤한 게 아니야. 아픈 거지.

곧이어 지민과 RM이 들어왔다. 지민은 손에 따뜻한 물병을 들고 있었다.


지민
담요 덮어. 여주야, 손 완전 차가워.


호석
염증 수치랑 열 때문에 링거 맞는 건데, 좀 더 지켜보자고 하셨어. 수액 끝나면 일단 집에 데려가고…


여주
괜찮아. 진짜 좀 쉬면 나아질 거야.

지민이 그녀의 이마에 손을 얹는다. 뜨겁다. 여전히 열이 가시지 않았다.

이럴 때까지 혼자 참고, ‘괜찮아’만 반복하는 너 진짜 너무 얄미워.

여주는 조용히 눈을 떴다. 그 눈앞엔, 걱정으로 가득한 오빠들의 얼굴이 있었다.


여주
…그냥, 나 아프면 오빠들 눈빛 무서워져서 싫어…


남준
그 눈빛은 무서운 게 아니라, 네가 소중해서 나오는 거야.


정국
그걸 왜 이제서야 말해…

링거 액이 천천히 흘러들어가고, 여주의 손이 조금씩 따뜻해졌다. 조용한 병실 안, 오빠들의 존재만큼은 여전히 따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