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한테 첫키스 뺏겼어요!

#1. 누나, 우리 얘 키우자

여주

"...정호석 이 새끼가 죽고싶어서 환장을 했나."

비에 젖은 호석을 본 여주의 입에서 가장 먼저 튀어나온 것은 욕이었다. 그것도 쌍욕. 아직 부모님과 같이 살고있는 동생 호석이 갑자기 자취방으로 오겠다는 게 어째 이상하더니, 이런 꼴을 하고 올 줄은 몰랐다.

여주

"장마철에 우산 안 가지고 다니는 미친놈이 세상에 있을까 했는데 여기 있었네."

후텁지근한 여름, 장마에 쫄딱 젖은 호석이 여주의 자취방에 들어서자마자 풀어놓은 것은 강아지 한 마리였다. 아직 어린, 무슨 종인지 잘 모르겠는 새끼 강아지.

한눈에 봐도 꼬질꼬질한 강아지는 방을 더럽히는 줄도 모르고 방 끝부터 저 끝까지 우다다, 혼자서 그림자와 함께 달리기를 하고 있었다.

여주

"...쿡."

그러다가 멈춰서서 자기 꼬리를 잡으려고 뱅글뱅글 돌며 안간힘을 쓰는 강아지의 모습이 귀여운 나머지, 호석에게 화내던 것도 잊고 여주는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호석 image

호석

"...누나아, 우리 얘 키우자."

천하의 정호석이 그 틈을 놓치지 않을 리가. 말꼬리까지 늘이며 간절하게 부탁하는 호석의 눈빛에, 자기 꼬리를 잡겠다고 낑낑대는 강아지의 모습까지 더해지니 굴복할 수 밖에 없는 여주였다.

호석 image

호석

"내가 용돈으로 강아지 사료는 살게. 웅? 누나는 키워만 주면 되는거라니까? 누나아, 웅?"

여주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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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석

"아, 누나. 얘 이름은 태태."

여주

"...진짜 정호석 작명센스 개구려."

...그랬던 정호석을 믿었던 내가 잘못이지. 여주는 스스로의 오른쪽 뺨을 쳤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정호석은 태태를 버리고 군대로 휘잉, 떠나버렸다. 덕분에 태태는 온전히 여주에게 떠맡겨졌다.

3년 전에 비해서 훌쩍 커버린 태태는 이제 덩치가 커져서 왕성한 활기를 자랑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