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오려고요
Episode. 대환장파티 (2)


거실 테이블에 안주와 술, 그리고 수저까지 세팅한 여주는 입가에 웃음이 가득. 한 눈에 봐도 정말 신난 걸 알 수 있다.


최여주
다들 이리 오세요~!

발걸음 소리가 들리지 않자 다시 한 번 크게 부르는 여주. 오세요 다들!

이미 왔어요~


최여주
... 어. 다들.. 언제 왔어요?


차수현
하-안참 전부터.


최여주
아.. 그래..-?

머쓱함과 민망함이 섞인 웃음을 지으며 얼른 앉으라는 손짓을 한다. 첫 잔은 뭐다? 맥주다~


이준수
다 잔 들었죠?


최여주
네-


김태형
오늘, 그냥

끝가지 가보자고요-

짜-안!

잔을 부딪히고 모두 기분이 좋은지 얼굴에 미소가 가득. 진지한 얘기도 주고 받고 웃긴 얘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대환장 파티는 박지민, 그의 일로부터 시작된다.


최여주
아, 지민이 너는.. 태형이 형, 준수 형한테 연락 안 했던 이유가 정말 군대 때문이야?

잔에 술을 또르르, 따르며 지민에게 묻는 여주.


박지민
솔직히 말하자면 군대 때문만은 아니고, 여러 가지 이유로 좀 힘들었어요.

시끌시끌했던 분위기는 차분해지고 진심으로 공감해줄 준비가 되어있다라는 듯 조용해졌다.


박지민
여주 누나랑 수현 누나가 아시다시피, 여자친구 일도 그렇고 그때는.. 제 기분을 좋게 만드는 일이 하나도 없었어요. 이게 맞나 싶었고.. 이 일도 하면서 저 일도 같이.., 병행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심적으로도 되게,

누가 내 심장을 못으로 박는 것 같은 느낌이 계속 들어서 모든 걸 신경을 못 쓰겠고 이러다가는 정말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은 거예요. 학교는 계속 다녔으니까 누나들은 계속 만났고 털어놨지만 형들한테는 죄송하지만..,


박지민
선뜻 말하지 못 했던 것 같아요. 취업 때문에, 회사 일 때문에 형 둘 다 바쁘고 신경 쓸 게 한 두 가지가 아닌데 내 일까지 들어주고 신경 써주다보면 분명히 한 쪽 일은 신경을 못 쓸테고 소홀해질텐데 저는 그게 싫었어요. 소홀해지는 게 무엇이 됐든.


박지민
그래서 어차피 군대는 가야 하는 거니까 그냥 지금 다녀오자, 해서 다녀온 거였어요. 다행히 군대 가서 친구 몇 명 사귀고 하면서 컨디션도 회복하고. 남들은 군대가 최악의 기억이라고 하는데 저는 아니였어요. 오히려 좋은 기억이지, 나쁜 기억은 아니였어.


박지민
그렇지만 미필이라고 놀린 건 사실이에요.

진지한 이야기들로 차분한 분위기가 고조되어 생각에 잠긴 모두가 지민의 마지막 말로 하나같이 동시에 빵- 터지고 말았다. ㅋㅋㅋㅋㅋ 아, 뭐야. 지금은 괜찮은 거지, 지민아? 지금은 너무 행복해죠.


김태형
그럼 됐지, 뭐.

근데, 지민아.


김태형
너 혼자서 무작정 해결해보려고 하지 마. 물론, 너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더 많이 너를 찾아오겠지만, 너가 너무 힘들면, 다른 사람들한테 도움을 요청해도 돼. 그게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그냥 무작정 해결해보려 하지 말고.


김태형
지민이 너도 어린 아이도 아니고 이제 어엿한 성인이니까 자신이 벌인 일은 너가 책임져야 하는 게 맞는데, 너 혼자서 해결할 일이 있고 그렇지 않은 일이 있는 거잖아. 그러니까 힘들면 말해, 언제든.


김태형
남들은 모르겠지만 나랑 준수한테는 그래도 돼.


최여주
나랑 수현이한테도 그래도 되고. 그러니까, 지민아. 마음 고생 혼자하지 말고 우리들한테 다 털어놔. 알았지?



의문문으로 지민에게 물어보기는 했지만 어쩌면 여주는, 오해 아닌 오해를 풀어주고 싶었던 것일지 모른다. 서로에 대한 나쁜 감정을 품고 있지는 않겠지만 충분히 오해할 상황일테니.

사실 여주는 지민이 그랬던 이유가 군대가 아니라고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지민이 여주에게 따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알 수 있다. 지민이 그런 단순한 이유로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형들과 연락을 끊을 리가 없기에.

태형과 준수가 지민이 정말 좋아하는 형들이라는 것도 알 수 있었던 이유.

함께 술잔을 기울일 때면, 항상 지민의 입에서 나왔던 사람들이란 걸 모를리가 있을까.




박지민
저 요즘 보고 싶은 사람이 너무 많아요... 근데 또, 그 중에서 딱.., 두 명이 너무 보고 싶어요.


차수현
응? 누가 보고 싶은데?

술잔을 기울이던 여주, 수현, 지민. 주말이기도 하고 오랜만에 셋이 모이자, 해서 모였던 그 날.

웃기도 하고 분풀이도 하며 한창 마실 때였다. 한동안 말이 없던 지민이 고개를 푹 내리며 입을 뗐다.


박지민
제가 진짜 좋아하는 형들이 있는데.., 형들한테 아무 말 없이 연락도 끊고, 군대까지 다녀오고.. 무작정 제 생각대로만 행동했어요. 아무 말 안 하고 제가 그 형들 곁을 떠났어요.


박지민
저 힘들었을 때, 너무 바빴거든요. 회사 일이랑 취업 준비로.. 그래서 제 일까지 겹치면 더 피곤해질 게 뻔하니까 그냥.. 제가 그 형들 곁을 떠났어요.


박지민
그 이후로 전역하고 곧바로 형들을 찾아가려했는데.. 못 가겠더라고요. 면목이 없어서.. 볼 용기가 안 났어요. 아무 말 없이 자기를 떠난 사람을 누가 반가워하겠어요. 결국 못 가고 자책만 계속 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정말... 왜 이럴까요, 저는.


박지민
그 형들, 그 두 명이.... 너무 보고 싶어요..




안녕하세요, 꼬질입니다.

시원한 여름 보내고 계신가요? 많이 덥죠, 그 덕분에 에어컨 없이는 못 사는 몸이 되어버렸습니다 😂

오랜만이죠- 인스타그램에서는 가끔 근황을 알려드리곤 했었는데 정작 공식적인 자리인 팬플러스에서는 제대로 알려드리지도 않고 활동을 멈춘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현생이라고 하는 게 독자님들과 만나는 것에 주저하게 만든 것 같아요.

휴재 기간 동안에 저는 이리저리 치이기도 하고, 그렇게 치이다가 난 상처를 아물게 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덕분에 저는 지금 행복이라는 감정이 70% 이상 채워져있고요. 독자님들을 오랜만에 만나는 자리라 더 그런 것 같아요 😊

앞으로도 이렇게 긴 텀은 생길 수 있어요. 그렇지만 제가 긴 시간 동안 오지 않는다고 해도 완결은 아닙니다. 완결을 하더라도 꼭 완결하겠다고 말씀드리고 떠날 겁니다. 현생을 챙기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제 임무이니까요 :)

7월 중순쯤 다 써놓은 글에 포인트와 디테일을 살리고 추가하고, 수정하느라 8월이 되어버렸네요..😅


저는 곧 단편모음집으로 다시 찾아뵐게요! 시원한 여름, 좋은 일로 가득한 8월 되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