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한 걸 후회해
10. 못 찾을 줄 알았어?


나는 당분간 찜질방에서 머물기로 했다.

여기 있으면 못 찾겠지...

정인 오빠가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고 하니,

너무 안심이 되었다.

: 여주야.

: 거기 언제까지 있을 예정이야?

: 글쎄.

: 많이는 안 있을 것 같아.

: 그래? 늘 조심하고...

: 민호 오늘 퇴근하고 너 집 방향으로 가더라고.

: 내가 내일 출근하기 전에 너 집 상태 괜찮은지 가볼게.

: 아 그래...? 너무 고마워.

: 오빠가 있어서 다행이야.

: 그 친구분?께도 꼭 말씀드려. 위험한 사람이라고.

: 응. 이미 말했어.

: 근데 우리가 본 시간이 있어서,

: 믿지는 않는 것 같더라.

: 애초에 나도 민호 그렇게 돌아있는 모습 처음 보고...

: 뭔가 너한테만 그러는 것 같아.

: ...

: 그렇구나. 오빠도 몸 조심해! 혹시 모르니까.

: 응, 고마워. 내일 또 연락할게.

그렇게 오늘은 조금이나마 편안한 밤을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 날이 되었을 때,

다행히 집이 멀쩡하다는 문자를 받았고...

그런데 민호 오빠가 출근을 하지 않았다는 문자에 찜찜해졌다.

그래도 괜찮겠지...? 여기를 어떻게 찾아.

* 5시간 후.

누워서 계속 휴대폰을 하고 있던 중이었는데,

누군가가 손을 내 시야에 보이게 내밀었다.

...!!

그게 민호 오빠인 것을 알았을 때,

소름이 끼쳤다.

여기 있었네?

내가 못 찾을 줄 알았어?

...

어떻게 알고 왔어...?

일어나.

여기 있을 때가 아니야.

나는 빨리 신고를 하려고 했지만,

민호 오빠에 의해 휴대폰을 빼앗겼다.

어쭈?

...또 휴대폰 부술 거 아니지?

내가 돈을 얼마나 썼는지 알아?

사귀면 휴대폰에 쓴 돈 돌려줄게.

(한숨) 또 이러네...

결국 민호 오빠의 집에 끌려오게 된 나.

...집이 왜 이렇게 어두워?

어두운 게 좋아서.

아니, 여기 이러고 있으면 안 되는 거 아니야?

왜 정인 오빠 안 돕고...

너를 찾는 게 더 중요해서.

내가 너 어떻게 찾았는지 궁금하지?

...

(끄덕) 응.

정인이가 알려주던데?

...

그 말을 믿기가 어려웠다.

정인 오빠가 왜?

거짓말일 거야.

지금 속으로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알아서 생각해.

말을 끝낸 민호 오빠는 나를 안았다.

보고 싶었어.

...

그냥 눈 딱 감고,

한 번만 만나면 안 돼?

너 나 좋아했잖아.

다시 좋아하는 거 금방 가능할 거야.

있지...

나는 마음 접으면 그거로 끝이야.

지금 나한테 오빠는 공포의 대상이고,

공포의 대상과는 절대 만날 수 없어.

...

(한숨)

어떻게 하면 될까, 내가?

나 많이 참으면서 말하고 있어.

한계가 오면 나 진짜 어떻게 할지 몰라서,

그냥 내 말대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나는...

그럼, 이거 먼저 하고 생각해.

...부드러운 입맞춤을 시도하면서,

자연스럽게 침실로 이끄는 민호 오빠였다.

나는 힘에 의해 저절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방 안에는 계속 입 맞추는 소리만 가득했다.

침대 위로 넘어지기까지 해서 코가 닿을 듯한 거리에서 내려다보는 민호 오빠를 올려다보는데,

마음이 흔들렸다.

이렇게 잘생긴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는 거잖아?

무슨 생각해.

...오빠 잘생겼다는 생각.

(살짝 웃으며) 어때, 마음 좀 돌아온 것 같아?

민호 오빠는 내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며 물었다.

...

글쎄.

마음이 있으니까 저번처럼 입술 안 깨물고,

받아준 거 아니야?

...

내가 대답을 하지 않으니,

내 볼에 3번 뽀뽀를 하고 살짝 웃으며 말하는 민호 오빠.

대답해 줘.

...

대체 왜 잘생겨서...

...결국 후회할 짓을 저질렀다.

내 대답을 입맞춤으로 대신해버렸다.

그때부터 민호 오빠도 겨우 붙잡고 있었던 이성의 끈을 놓은 듯했다.

*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 눈을 떠보니,

방에 나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거실로 나가기 위해 문을 열어보는데,

...

망했다.

문을 잠가서 꼼짝없이 갇혀버린 나였다.

문은 왜 잠그고 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