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한 걸 후회해
8. 뒤늦게 깨달았어


김여주
...

김여주
오빠...

내 앞에 보이는 건,

민호 오빠였다.

민호 오빠는 계속 말없이 바라만 보다가,

나를 밀고 집 안으로 들어와 현관문을 잠궜다.

김여주
무슨 짓이야?

민호 오빠는 대답도 하지 않고,

내 턱을 잡아 입맞춤을 했다.

갑자기 훅 들어온 입맞춤에 놀라 민호 오빠를 살짝 밀었다.

김여주
뭐 하는 거야?!

민호 오빠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이민호
좋아해.

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는 나는 너무 당황스러웠다.

나는 마음을 다 접었는데 갑자기 이게 무슨 소리지?

김여주
뭐?


이민호
좋아해.


이민호
내가 너무 늦게 알았어. 내 감정을.

김여주
분명 나 좋아할 일 없을 거라고 그랬잖아.

김여주
고백 못 받아. 미안해.

김여주
나 만나야 될 사람 있으니까 어서 나가.


이민호
누구 만나는데?


이민호
양정인이지?


이민호
둘이 자주 연락하는 것 같더니 결국 사귀기로 했어?

나는 민호 오빠를 무시하고 현관문을 열고 나가려다,

민호 오빠에 의해 몸이 공중에 떴다.

김여주
이거 놔!!

그대로 침대에 눕혀지고,

아예 일어나지도 못하게 민호 오빠가 덮쳤다.


이민호
대답해.


이민호
둘이 무슨 사이야.

김여주
대답하면 놓는 거지?


이민호
아니?


이민호
대답해도 안 놓을 거야.

김여주
(한숨) 대체 어쩌라고.

힘을 주고 벗어나려고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결국 체념한 나.

김여주
사귀는 거 아니야.

김여주
정인 오빠한테 마음 없어.


이민호
확실해?

김여주
응.


이민호
그럼 나 다시 좋아해 주면 안 돼?


이민호
연애하자.

김여주
이미 늦었어.

김여주
진작 내 고백 받아 주지 그랬어.


이민호
...

그때, 밖에서 걸어오는 발소리가 들리자...

김여주
정인...!

민호 오빠는 내가 소리를 내지 못하게 입맞춤을 했다.

나는 민호 오빠의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이민호
아...!

김여주
비켜.

그 타이밍을 노려 민호 오빠를 밀고 나는 빠르게 밖으로 도망쳤다.

아, 휴대폰 안 챙겼어...!

휴대폰을 안 챙겼지만 냅다 가게 앞으로 달렸다.

다행히 정인 오빠가 있었다.


양정인
어? 여ㅈ...


양정인
너 신발도 안 신고...!!

김여주
(울먹이는 목소리로) 오빠... 도와줘, 제발.


양정인
왜? 무슨 일이야?

나는 빠르게 정인 오빠의 뒤로 몸을 숨겼다.

숨자마자 바로 앞에서 뛰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양정인
뭐야?


양정인
너 집에 안 가고 뭐 해?


이민호
(정인의 말을 무시하며) 김여주.


이민호
나와.


양정인
야, 너 왜 이러는데.


양정인
힘 쓰지 마. 말로 해라?


양정인
나 유단자인 거 알지?

정인 오빠는 계속 나를 보호해 줬다.


이민호
둘이서 할 이야기가 있어서 그래.


양정인
무슨 이야기.


양정인
너 그동안 여주가 너 좋아할 때 아무 관심도 안 주고 상처만 주다가,


양정인
갑자기 강하게 이러는 이유가 뭐야?


이민호
내가 좋아해, 여주를.


양정인
...


양정인
내가 잘못 들은 거지?


양정인
너 그런 적 없었잖아.


이민호
나도 이제 깨달은 거야.


이민호
내가 다 미안해. 그러니까 숨지 말고 나와.

김여주
오빠, 나는 안 받아줄 거라니까...

김여주
나는 할 이야기가 없어. 그만 가, 제발.

그래도 민호 오빠는 나를 억지로 잡아서 빼내려고 했다.


양정인
야, 할 이야기 없다고 하잖아.


양정인
이거 놓지?


이민호
그래도 내 이야기라도 들어.


이민호
말하고 싶은 게 있어.

...

민호 오빠의 아랫입술에서 나는 피를 보며,

잠시 마음이 약해졌다.

김여주
...알겠어, 들을게.


양정인
뭐? 여주야...

김여주
이래야 이 상황이 끝나겠지...

김여주
괜찮을 거야. 덮밥 맛있게 잘 먹을게, 고마워.

김여주
아, 아까 집 앞에 잠깐 왔던 거 정인 오빠 맞지?


양정인
...?


양정인
나는 계속 여기 있었는데...?

그러면 이웃 타이밍이 좋았던 거구나...

거기 계속 그러고 있었으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아, 생각하기 싫다.

김여주
(민호 오빠를 보며) 가자.


이민호
...


양정인
여주야! 무슨 일 생기면 꼭 연락해.


양정인
자기 전에 연락해 주고.

김여주
알겠어.


이민호
여주야, 업혀.


이민호
너 신발도 안 신었잖아.

김여주
싫어. 내 몸에 손대지 마.

김여주
괜찮으니까 그냥 이러고 가.

그러고 집까지 걸어갔다.

왜 집으로 가냐면... 휴대폰이 없으니까.

가자마자 휴대폰부터 찾을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