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한 걸 후회해

9. 꼭 옆에 둬야겠다

집에 들어와 휴대폰을 찾는데,

분명 있어야 될 휴대폰이 보이지 않았다.

뭐 찾아?

몰라도 돼.

(손에 내 휴대폰을 들어 보이며) 혹시 이거 찾아?

...!

이리 줘.

싫다면?

내 휴대폰이잖아.

내가 이거 주면,

너 내 여자친구 하는 거로 해.

뭐?

싫어?

그럼 이 휴대폰은 내가 없애고.

뭐? 잠깐만...!

대답해. 어떻게 할래?

그래도 오빠랑 사귈 수는...

민호 오빠는 바로 내 휴대폰을 던지고 마구 밟았다.

...!

그대로 맛이 간 휴대폰.

망가진 휴대폰을 보니 너무 화가 났다.

(한숨) 당장 나가.

내 입술 이렇게 만들었잖아.

지금도 피 흐르는데, 네가 책임져야지.

(떨리는 목소리로) 내 휴대폰 고장낸 게 누군데.

이거랑 퉁 치는 거로 해. 내가 훨씬 손해지만.

아 맞다, 할 말이 뭐야? 빨리 하고 나가.

...예전에 클럽 갔을 때,

잔 거 아니야.

...할 말 끝났어?

응.

오해하고 있었던 것 같아서.

그럼 그때 바로 말하지. 이제 와서 말하면 무슨 소용이야.

나가.

오빠는 내 말을 듣고는 조용히 나갔다.

• 민호의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내가 언제부터 여주가 좋아졌는지는 모르겠다.

아마 여주가 내 볼에 뽀뽀하고 사랑한다고 했을 때였던 것 같은데.

그 이후부터 확실히 내가 좀 이상해진 것 같아서.

정인아, 여주 연락 돼? 언제 또 온대?

그걸 나한테 왜 물어? 네가 물어보면 되잖아.

미치겠네...

왜?

그런 게 있어.

이건 금방 사라질 마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마음은 사라지지 않고,

커져만 갔다.

그래서 참을 수 없어서 일 끝나고 여주의 집에 갔는데,

초인종을 누를까 말까 고민하던 중에 딱 열린 문.

오랜만에 여주의 얼굴을 보자마자 이성이 끊어졌고,

그 뒤로는 숨기고 있었던 진짜 성격과 욕망이 드러나게 됐다.

여주야,

나는 너를 꼭 옆에 둬야겠다.

내 성격에 가져야 되는 걸 가질 수 없다면,

더 나쁜 사람이 될 수가 있거든.

• 다시 여주의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내 휴대폰 어떡하지...

당장 휴대폰이 있어야 뭘 할 수가 있을 텐데.

오늘은 일단 자고 내일 휴대폰 새로 해야겠다...

* 다음 날

(다급한 목소리로) 정인 오빠!

여주야!

어제 휴대폰은 왜 꺼뒀어? 걱정했잖아.

민호 오빠가 던져서 망가졌어.

번호 바꾸고 새로 휴대폰 했는데 오빠 번호 다시 알려 주라.

그래? 민호가 보기 전에 후딱 저장하자.

그렇게 번호 교환을 마치고,

정말 괜찮겠어?

당분간 다른 곳에 있는 게 안전하지 않을까?

그러려고.

네가 진짜 고생이 많다...

(웃음) 나 괜찮아. 고마워.

어?

(웃음) 여주야!

갑자기 등장한 민호 오빠 때문에,

내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어어... 안녕.

무슨 일 있어?

표정이 안 좋네.

여주야, 이제 가 봐.

둘이 무슨 이야기 했어?

별 이야기 안 했는데?

그런데 그때,

예전에 봤던 친구분?이 가게 안으로 들어오셨다.

(눈물을 흘리며) 이민호!!!

그 친구분은 민호 오빠를 꽉 껴안고 펑펑 우셨다.

예전의 나였으면 질투하고 난리도 아니었을 테지만,

지금의 나는 친구분께 죄송하지만 그 모습을 보는 게 너무 좋았다.

뭐 하는 짓이야?

너 때문에 내가 똥차들만 만나게 되잖아!

오, 근데 향 좋다. 향수 뭐 써?

너는 남자를 꼭 만나야겠어?

나 외롭다니까...

근데 어쩌지.

나한테는 이미 여자친구가 있는데.

...?

말을 마치고 내 앞으로 다가오는 민호 오빠를,

정인 오빠가 막았다.

말 똑바로 해야지. 누가 네 여자친구라는 거야?

비켜.

...?

이게 무슨 상황이야?

야, 민호 만나면 안 돼.

더 힘들게 할 거야.

나는 쟤 만날 생각 없거든.

무슨 상황이냐니까?

자세한 건 나중에 다 설명할게.

여주야, 너 얼른 나가.

어?... 고마워.

나는 빠른 걸음으로 가게를 나왔고,

나를 따라오려고 하는 민호 오빠를 다행히 정인 오빠가 막아준 것 같았다.

정인 오빠 너무 좋은 사람이다...